쾌락의 나날들 - 1부1장

사람들이 왕래하는 일반 통행로와는 거리가 떨어져 있는 작은 숲속.


하얀 중형차 안에서 나지막한 음성들이 들려온다.



"아, 기분 좋아~ 조금 더! 좀 더!"

"아 선생님 저도 좋아요!!"

"응~ 나 지금 너무 좋아!"

"나이 어린 학생한테 박히니까 기분이 어때요? 선마고등학교 2학년 영어담당 전미영 선생님 대답해봐요."

"아~~ 그런말 하지말고 좀 더 강하게!"


학생이라는 단어와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미루어봐 사제지간으로 보이지만
그들이 하는 대화를 들으면 주종관계가 역전된듯 하다.


"아 선생님 보지안 너무 좋아요! 1주일동안 참느라 죽는줄 알았어요!

"나도 그래!! 너희 경기하는 대전까지 내려가려고 했다니까!!"

탄탄한 몸을 가진 학생이라고 불리우는 남자의 배 아래 깔려 있는
선생이라고 불리우는 여자는 어린 남자의 솔직한 고백에 더 흥분이 된듯
더욱더 요염하게 허리를 돌려대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이 들으면 반드시 야한짓을 한다고 눈치 챌 만큼의
교성과 괴성이 오고 가는 현장이지만 그 둘에게는 다행히도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남자는 본인의 배 밑에 깔려 헐떡대고 있는 전미영 선생을 바라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아직도 이 순간이 꿈만 같다.




때는 바야흐로 3개월 전...


90년대 초반에는 나름 이름있는 야구부로 불리운 선마 고등학교 야구부.
특별히 특출난 실력도, 부족한 실력도 아닌 평범한 2학년 학생인 정선일은
고된 훈련을 거듭하며 3학년 레귤러 시즌, 주전 2루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야구부원이다.


불과 4년전까지만 하더라도 프로야구 선수였던 이제는 젊은 지도자인 박훈성 감독 지휘 아래에
선마 고등학교 야구부는 지역 예선 통과라는 큰 수확을 거뒀다.


주변 사람들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한 박훈성 감독의 지도력을 꼽았으나,
정작 야구부원들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매니저이자 선마 고등학교의 2학년 영어 담당을 맡고 있는 전미영 선생이다.

혈기왕성한 나이의 남학생들, 더군다나 하루종일 운동을 하는 야구부원들은
영어교사 전미영 선생이 야구부의 매니저이자 상담사를 자처하고 나선 후 부터 눈에 띄게 얼굴이 좋아졌다.


글래머스한 체형의 그녀는, 돋보이는 가슴만큼이나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
야구부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속 시원히 해결해주었다.

가끔 짖궂은 농담조차도 쿨하게 받아 넘기는 그녀를 향한 야구부원들의 마음은 섹시한 여자로서도 좋지만,
멋진 여성이라는 동경의 대상에 가까웠다.


반면 선마 고등학교 야구부를 오랜만에 국무총리배 춘계리그 본선에 진출시킨 박훈성 감독에 대해서는
질투심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는 야구부원들이였다.


왜냐면 전미영 선생과 사이가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썸타는 사이라고 야구부원들에겐 소문이 자자 했다.


박훈성 감독이 팀에 부임하고 얼마 안 있어 전미영 선생이 매니저로 들어왔고,
둘이 부실에서 자주 사담을 나누고, 훈련이 끝난 후 저녁식사를 같이 하는 것들을
봐왔기 때문이다.


전미영 선생은 박훈성 감독이 프로야구 팀에 있을때부터 좋아 했었던 선수다.

야구를 좋아하던 전미영 선생은 비록 벤치멤버지만 출전한 경기에서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였던
박훈성 감독의 이미지를 익히 봐와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선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라는 스포츠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선마고등학교 야구부 매니저 일도
도맡아 하게 된 것.


3개월 후 몸과 몸을 맞대는 사이가 된 전미영 선생과 정선일이 가깝게 된건,
선마 고등학교 야구부의 춘계리그 본선 진출 자축 회식 자리부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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