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빈년 헤푼년 그리고 도도한년 - 2부

골빈년 헤푼년 그리고 도도한년



우리의 히로인 사랑이.

숙희 지연 주희 그리고 사랑이까지 만난건 꿈많은 여고시절이다.



친구들 간 의리와 지조를 중시했고 리더쉽까지...

그야말로 좃달고 태어났으면 한자리 해먹을만한 년이다.



몸매좋아 성격좋아 먹성까지... 성깔도 대박!!!

말 한마디에 남학생들도 꼬리를 내리는 카리스마 짱.



첫눈에도 예사롭지 않은 도도함이 가득했으며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바이크를 타고 우리앞에 나타났다.





읍단위 시골학교에 나타난 바이크도 관심의 대상 이었지만

그 주인공이 전학생 이라는 사실은 전교생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소문에는 사랑이 입학한 시내 여고에서 2학년 언니를 죽을만큼 패줘서

짤렸다고도 했고 폭력써클을 만들어서 문제가 됐다고도 했다.





사랑이 전학온후 그의 존재가 학교에 알려질수록 알수없는 미묘한 긴장감이 높아졌고

일진 선배들의 텃세와 횡포가 사랑에게 미칠것은 당연했다.

모두의 예상대로 사건은 오래지 않아 터졌다.



반에서 껌좀 씹었던 여자 아이들을 가볍게 평정하고 나니

학교 일진 언니들이 소문을 듣고 시비를 걸어왔고



사랑은 선배들과의 맞짱으로 학교를 발칵 뒤집어 놓았으니

몇일동안 좀 논다는 언니들의 결투신청은 계속되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되는 집단폭행에 피떡이 되고도

다음날 방긋 웃는 얼굴로 우리를 질리게 만든년... 그년이 사랑이다.





사랑이의 상처을 보고 이유를 묻는 쌤에게 침묵으로 의리(?)를 지키더니

점심시간 다시 나타난 일진 언니들에게 웃으며 당당하게 반말로 응수하는 뱃포란...





곱던 얼굴에 멍자욱과 흉터는 1년 넘게 계속 되었다.

2학년이 되고난후 언제부턴가 사랑에게 질렸음인지 선배들의 무한도전이 멈췄다.



누군가는 사랑이 학교 짱 선배를 때려 눕히는걸 봤다고 너스레를 떠는 아이도 있었으나

나는 어쩌면 그 소문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우리 여고시절은 더욱 찬란하게 펼쳐졌으니...

그날 이후 사랑은 우리들의 우상이 되었으며



일진 언니들의 부당한 폭행으로부터 우리들을 보호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니

어찌 이년을 존경하지 않을수 있으랴. 사랑인 우리의 캡티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천상 여자인 사랑에겐 보이시한 매력이 있었다.

긴 생머리 맑은 피부에 빛이 났으며 늘씬한 몸매까지 갖춘 그년에게서

알수없는 중성의 묘한 향기가 풍겼으니 그 누가 반하지 않을까.



사랑이 책상엔 편지며 선물들이 끊이질 않았으며

주변 골통 남학생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중엔 일진 선배도 있었다.

그 언니가 사랑이를 점 찍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고



사랑은 그런 소문들을 이제 지겹다는듯 즐기는것 같다.

후배들 중에도 정신줄 놓고 몸이 달아 울며불며 매달리는 아이도 있었다.

나도 한동안 그런 감정을 느꼈으니 어찌 이해하지 못할까.





그 후배가 어느날 부턴가 매일 구애의 편지를 보내왔고

사랑은 처음 두통의 편지를 읽은 다음부터 편지들을 그대로 다시 돌려 보냈는데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다. 외면 받았다고 생각한 후배가 학교 옥상 난간에 선 것이었다.



구급차에 경찰차까지 출동, 전교생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고

사랑이 년은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정말 독한년이 아닐수 없었다.





친구들과 선생님 경찰의 설득도 소용이 없었고

이제는 금방이라도 뛰어 내릴것만 같았다.

이때 옥상에 홀연히 나타난 사랑이 그아이를 무사히 데리고 내려왔다.



뭐라고 설득했냐고 묻는 우리에게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야 내려가자" 딱 한마디 했단다.

한편으로 참 재수없을 만큼 멋있는 년이다.





사랑을 맘에 들어한 일진 언니 정희는 더욱 적극적이었다.

주변에 사랑을 못마땅해 하는 선배들로 부터 사랑을 적극 보호해 주면서

사랑을 바라보는 눈길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았다.



사랑이 선배 언니를 바이크에 태우고 지나가는걸 본적도 있었고

선배들의 집합에도 사랑이와 우리들에게 별다른 시비를 걸지도 않았다.



선배 보기를 좃으로 알던 사랑이도 정희언니에게 만큼은

깍듯히 존칭을 쓰며 따랐으니 우리는 그 소문이 사실일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둘이 사귄대"













학교가 마친 어느날 정희선배가 사랑을 불렀다.

노래방 테이블엔 빈 술병이 가득했고

그녀를 따르는 동기 후배들 10여명이 자리했다.



그들 중에는 사랑이를 죽도록 미워하는

숙자도 있었는데 동기들 사이에 잔인함으로 소문이 나 있었으며

친구들의 신망이 두터운 사랑과는 미묘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있었다.



숙자가 사랑이를 싫어 한다는 소문은 공공연한 사실이었고

정희의 사랑에 대한 집착과 숙자의 사랑에 대한 증오는

언젠가는 폭발할 것이라는건 누구라도 알수있었다.





10여명이 앉고도 남을 넓은 공간의 노래방 테이블 양쪽에

왼쪽에 숙자와 그 또래들이 자리 했고

오른쪽엔 정희선배 또래의 선배들이 자리한 모습은

영화에서 보던 폭력배의 그것을 연상 시킬만큼 위압적 이었다.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룸에 들어선 사랑이 주변을 둘러보며 정희를 찾아 보지만

중앙에도 어디에도 정희는 보이지 않는다.







"정희언니는?"





숙자년이 사랑을 쏘아보며 대답했다.





"넌 선배님들 한테 인사도 않하니?





"응. 얘들아 안녕"







숙자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건너편 선배 언니들이 사랑을 쏘아보며 욕설이 쏟아졌다.







"썅년이 보이는게 없나보네"



"저년 죽고싶어 환장 했네"







분위기가 급격하게 함악해 졌지만

사랑이 비웃듯 대꾸한다.





"너희들 아직도 그러고 사니? 얼마나 더 맞아야 정신 차릴래?"









사랑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뒤쪽에서 술병이 날아왔고

둔탁한 소리를 내며 사랑이 머리를 정확히 때렸고

다시 벽으로 튕겨져 산산히 부서졌다.







"악"







짧은 비명을 내뱉고 사랑이 쓰러졌고

그위로 숙자년이 뛰어 들었다.





" 이 썅년이 보자보자 하니까 뵈는게 없구나"







사랑의 머리채를 휘감은 숙자가 미친듯이 사랑의 뺨을 때린다.

변변한 반항도 못한채 숙자에게 일방적으로 얻어 맞은 사랑이

정신을 잃은듯 보였다.



흥분한 선배들과 아이들의 욕설이 이어진다.







"꼴좋다 썅년. 기고만장 설치더니"



"그년 아주 죽여버려. 다시는 못 덤비게"







사랑이 두배 몸집의 숙자가 사랑을 깔아 뭉개고 앉아

머리채를 잡아쥔채 주먹질이 계속됐다.

사랑이 여전히 의식이 없어 보였다.









"그만해"









숙자가 알아듣지 못한채 사랑의 머리를 바닥에 내리찍었고

금방이라도 사랑의 머리통이 깨질것만 같았다.



언제 왔는지 정희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고

다시 한번 숙자에게 다가와 소리를 질렀다.







"그만해 썅년아"







그제서야 흥분한 숙자가 사랑의 머리채를 놔줬고

숙자의 손에는 피가 묻어있었다.



사랑은 긴 생머리가 어지럽게 엉킨채 바닥에 쓰러져

얼굴은 뻘겋게 부어 올라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다들 나가있어"







정신을 잃은 사랑이 쇼파에 옮겨졌고 모두 방을 나가자

정희가 사랑에게 다가왔다.



하얀 브라우스가 반쯤 벗겨진채 핏물로 물들어 있었고

어깨에서 흘러내린 브레지어 끈이 정희 눈에 들어온다.





물기를 적신 물수건으로 사랑의 얼굴을 닦아주던 정희선배가

사랑의 브라우스를 벗겨냈다.



하얀 피부는 곳곳에 빨간 피멍으로 얼룩졌으며

아담한 가슴을 감싸주던 브레지어를 바라보는 정희가 침을 삼킨다.



손을 뻗어 사랑의 볼을 어루만진다.

봉긋 솟아있는 젖가슴에 눈길이 머물자

정희가 몸을 숙여 사랑에게 다가갈때 문이 열린다.





훤칠한 키 탄탄한 몸. 한눈에 봐도 근육질의 건장한 남자.

뚜렷한 이목구비 깊은 쌍커플이 매력인 정철이 들어왔다.







정철은 정희와 연인으로 알려져 있었고

주변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는데......



그와의 잠자리를 자랑스럽게 떠들던 여자애가

밤길에 얼굴을 면도칼로 그어졌다는 소문이 돌았고

그 일을 정희가 그랬을 거라고 믿는건 무리가 아니었다.



쇼파에 피벅범을 한채 널부러진 사랑이의 젖가슴을 움켜쥔

정희가 정철을 보고 깜짝 놀란다.







"니가 어떻게 여길"







사랑의 젖가슴을 감싸쥔 정희가 정철의 눈에 들어왔다.











"무슨 짓이야"

"여긴 어쩐일이야. 어떻게 알고"





"어쩐일은. 너가 사고 칠때가 여기말고 또 어디있니?"

"나가. 나 지금 좀 바빠"





"그만둬"

"상관마. 어서 나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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