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돼지이지만 여자일진 정도는 어떻게 해볼 수 있습니다. - 12부

책상에 고개를 처박은 채 잠만 자던 나는 누군가가 내 어깨를 건드리자 잠에서 깨어나 고개를 돌렸다.



"야,밥먹으러 가자."



나를 깨운 이는 유일한 친구인 형식이었고,방금 잠에서 깨어났기에 비몽사몽한 상태로 일어난 나는 찌뿌드드한 몸을 풀려고 팔을 휘저으며 녀석의 말에 대답하였다.



"응...근데 지금 몇시냐?"



"어,12시 30분."



형식과 함께 급식실로 가서 줄을 선 후 급식을 먹은 나는 내내 미진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있었고,먼저 교실로 간다는 형식에게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터덜터덜 도서실로 향하였다.



"하아..."



힘없이 도서실에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의자 중 한 곳에 앉은 나는 밍기적 밍기적 스마트폰의 화면만 문지르던 중 내 옆에 누군가가 앉으며 옅은 향수 냄새가 코 끝을 찌르자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게 되었다.



"선배,다이어트 할만 해여?"



딱봐도 나,노는 아이요!라고 주장하듯이 스타일을 꾸민 여학생인 나래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떨구며 그 말에 대답하였다.



"아니,안하려고..."



"...에?"



"다이어트를 할 이유가 사라졌어."



"흐응...?그 이유가 뭔데여."



정말로 궁금하다는 제스쳐를 취하며 내게 밀착해오는 나래의 행동에 얼굴을 붉힌 나는 가볍게 손사래치며 말하였다.



"별거 아니야...그건 그렇고,다이어트하는 법은 이미 알려줬을텐데 왜 나 따위에게 접근한거야?"



"에?그 표현 방식은 뭔가여?그리고 아는 사람이 고민에 빠진 것 같으면 도와줘야 하는게 사람의 의무 아닌가양?"



"...카페에 가기 전에 본 여학생 있지?"



"알죠.미진 선배...그게 왜여?"



"사실 내가...미진이를 좋아하는데,저번주 금요일에 3학년에게 고백받아서 사귀게 獰?"



나의 말에 나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가 이내 펴지더니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하였다.



"포기하세여.솔직히 미진 선배랑 선배는 무지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고여?살 빼라고 한 것도 미진 선배가...?"



"...응."



"왜 빼라고 한거에여?"



"...그건 비밀."



"흠...선배,세가지 선택이 있어여."



"뭔데?"



"첫번째,미진 선배를 포기하지 않고 무언가를 시도한다.저는 방법따윈 몰라요.선배가 알아서 해야죠.두번째,이대로 다이어트를 열심히 해서 미진 선배나 다른 여자들이 선배에게 반하게 만드는거죠."



"...세번째는?"



나의 물음에 배시시 미소지어 보인 나래는 옷깃을 살짝 여밀어 가슴골을 보여주며 내게 윙크를 하고 말하였다.



"살따위는 빼지 말고 저랑 사귀실래양?"



"...에?"



나래의 말에 사고회로가 정지한 나는 멍청하게 답하며 멍하니 그녀의 밝게 빛나는 눈동자를 바라보았고,그런 나의 팔에 손을 올린 나래는 손가락으로 천천히 내 검지 손가락을 매만지며 말하였다.



"고백할게 있는데양...저 사실 선배처럼 뚱뚱한 사람을 좋아해요."



"......"



"저처럼 귀여운 여자친구를 얻는 조건은 단 하나!몸무게를 두자릿 수로 만들되,여전히 뚱뚱하시면 됩니다...!는 말은 ?사실 제가 좋아하던 소꿉친구가 뚱뚱한데 같이 먹을거 나눠먹고 야식먹고 등 살을 찌웠어여.제가...중학교 졸업 전에 녀석에게 고백을 했는데,자기는 뚱뚱하니 마른 여자가 좋다나...뭐라나...?그래서 살을 빼기로 결심하고 겨울방학동안 각혈을 토해낼만큼 다이어트에 전념했지여.그 결과는 이런 체형이 되었지만,저를 거들떠도 보지 않더군요...그 충격에 고교 데뷔를 할겸 이렇게 한껏 꾸몄는데 적당히 반반하게 생긴 애들한테 눈길도 가지 않는데 효성 언니에게 소개를 받아 선배를 본 순간...제가 뚱뚱한 사람을 선호한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당!"



주절주절 자신의 옛 이야기를 꺼내는 나래의 말에 나는 어쩔 줄 몰라 하였고,그런 내 반응을 살핀 나래는 내 손을 꽉 잡고 배시시 웃어 보이며 말하였다.



"선배가 들어달라는건 무엇이든지 할테니 제발 절 버리지 말아주세여..."







- ! -







주로 일진들만 갈 수 있는 옥상에 누군가가 올라가고 있었다.



그는 다름아닌 미진이었고,약간 들뜬 마음을 드러낸 채 옥상으로 올라간 미진은 옥상 문을 여는 순간 최덕호의 우람한 덩치가 보이자 그에게 말을 걸었다.



"선배,왜 부르셨...웁."



뒤에서 미진의 목소리가 들리자 뒤로 돌아선 덕호는 성큼 성큼 미진에게 다가가 거침없이 기습 키스를 하였고,살짝 발버둥치는 미진의 어깨와 뒷머리를 잡고 혀를 움직여 미진의 구내를 범하듯이 키스한 덕호는 입술을 떼자 시야에 들어오는 미진이 뺨을 붉게 붉히고 있자 그 볼 위에 손을 올려두며 나지막히 말하였다.



"역시 귀엽네..."



"엣..."



선배는 돼지랑 달리 오래 안하...내가 뭔 생각하는거야!?돼지 따위랑 비교를 하다니...!



크게 고개를 도리질치며 미간을 찌푸리는 미진의 반응에 덕호는 고개를 약간 갸웃거렸지만 이내 그런 미진에게 더욱 밀착하였다.



"서,선배...!"



미진의 교복 위로 부풀어오른 가슴을 주무르며 목덜미를 핥은 덕호는 분홍빛이 감도는 숨을 내뱉는 미진의 반응에 천천히 한쪽 손을 아래로 향하였고,자신의 팬티 위에 올라온 덕호의 손을 느낀 미진은 화들짝 놀라며 그를 밀치고 당혹감어린 목소리로 말하였다.



"거,거기는 아직 안되요...그리고 여긴 학교 잖아요."



"...알았어.미진이 말인데 들어 줘야지."



귀여운 미진의 반응을 즐기며 가볍게 미소지어 보인 덕호는 그 자리에서 다리를 접혀 쭈그려 앉은 뒤 품에서 담배갑을 꺼내어 그 안에 든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모금 깊게 빨아 들였다가 코로 연기를 내뱉으며 미진에게 말하였다.



"흐응...한개비 줄까?"



"아,전 獰楮?전 말보로 레드만 피우거든요."



"그래?"



연신 담배를 피우는 덕호를 보고 있자니 담배가 빨고 싶어진 미진은 치마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식후땡으로 돛대를 피운걸 떠올리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였다.



"피우지도 못하니까 담배 냄새가 맡기 싫어지네요...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옥상에서 벗어나려던 미진은 제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덕호가 팔을 잡아채자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고,자신의 손에 만원을 쥐어준 덕호가 헤실헤실 웃어 보이며 하는 말에 고개를 꾸벅였다.



"가서 친구들이랑 담배라던가 맛난 거라도 사먹어."



"...네."



미진이 옥상에서 벗어나자 그녀의 가슴을 마음껏 주물렀던 자신의 손을 가만히 바라본 덕호는 이내 천천히 철제 펜스 쪽으로 걸어가 그 위에 팔을 올리며 담배를 빨고 하늘을 향해 연기를 내뿜었다.



"푸하아...나따위가 그런 분에 겨운 여친을 사귀게 되다니...이번년도 운은 다 써버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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