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하늘이 - 단편3장

[3] 하늘이의 고민 몇가지













나는 카톡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그 이유는 대화가 몇번 오고 가면 20분 30 분 이라는 시간이

금방 가버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 친구 강승호랑은 카톡을 자주 한다.

승호랑 하는 카톡은 짧게 끝난다.









그런데 요새 와서는 하늘이랑도 카톡을 한다.

처음에는 하늘이가 공부 때문에 많이 불안해 하는 바람에 몇번 했었다.

그런데 요새는 하늘이가 대화를 걸어오지 않으면 은근히 기다려진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카톡을 하느라고 공부를 미뤄두지는 않는다.







내가 공부하는데 최대의 적은 휴대전화기, 컴퓨터 그리고 TV 이다.



나는 <내 휴대전화기는 공부방 밖에 둔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리고 나는 항상 그 원칙을 지킨다.

내가 공부하는 동안에 내 핸드폰은 항상 거실에 둔다.

그리고 전화기는 한 시간에 한 번 정도를 잠시 동안만 한다.





내가 이러는 줄을 모르고 하늘이가 화를 내기도 했다.







하늘이 : 너랑 톡 하기가 왜 이렇게 힘드는거야?



나 : 외계인이랑 쉽겠냐? ... 하하하~











한번은 자기 전에 하늘이가 톡으로 나를 불렀다.

그 때 나는알람을 맞추는 중이어서 바로 대답해 줄 수 있었다.







[하늘톡] : 외계인~!!



[내톡] : Here~!!



[하늘톡] : 너 아직 안자?



[내톡] : 이제 눕는 중~!!



[하늘톡] : 잠시만 ...... 너는 예습을 어떻게 하는지 말해줘 볼래?



[내톡] : 예습을 ?? .... 갑자기 왜?



[하늘톡] : 내가 예습하는 것이 여엉~ 그러네~



[내톡] : 음 ........

예습을 하다보면 모르는 것이 많지?



[하늘톡] : 응~ ... .그러니까 하기도 싫고~



[내톡] : 그럼 모르는 것을 그때 그때 잘 정리해둬야죠.

그러면 다음 수업시간에 그 부분을 집중해서 듣게 될텐데...?



[하늘톡] : 그런가?



[내톡] : 혹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선생님께서 다르게 설명하시면 그것을 따로 필기해 두고...



[하늘톡] : 예습한 것이 수업할 때 안떠오르면?



[내톡] : 너무 급하게 빨리 했구만~



[하늘톡] : 걍 책을 한 번만 읽으면 안되냐?



[내톡] : 글쎄 .....



[하늘톡] : 알았어~ ... 일단 고마워~!!



[내톡] : 잘 자~!!



[하늘톡] : 너도~!! ...... 내 꿈꿔~!! ..... 흐흐흐~











지난 3월에 쳤었던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 (모의고사) 을

6월에 또 친다는 말은 있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 이었다.





이번 시험에서는 다행히도 옛날 중학교때 배웠던 내용들은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도 꽤 많이 있었다.





보통 시험을 치는 날에는 학교에서 일찍 마친다.

그런데 모의고사를 치는 날은 별로 일찍 마치는 것도 없다.

이 모의고사는 수능시험처럼 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1은 보통 날보다는 한시간 정도 일찍 끝난다.







그날 밤에 혜원이가 또 톡으로 나를 불렀다.

나는 혜원이 톡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다.









[하늘톡] : 오늘 잘 쳤어?



[내톡] : 그럭저럭 ... . 너는?



[하늘톡] : 나야 ... 항상 망망망하지.



[내톡] : 헐~ .....



[하늘톡] : 니가 말한 예습이 확실히 좋기는 좋더라.



[내톡] : 시간은 오래걸리지?



[하늘톡] : TV 안보면 되겠던데?

그럼 너는 복습은 어떻게 해?



[내톡] : 복습? ......... 음 .......

미루지 말고 그날 바로~!!!



[하늘톡] : 시간 모자라면?



[내톡] : 다음 날 ... 늦어도 주말까지~!!

안그러면 나는 금방 잊어먹거든~



[하늘톡] : 음 ...... 그럼

한 개를 예습하고, 수업 듣고 또 복습하면 총 3번을 공부하냐?



[내톡] : 최소한. ..... 거기다가 숙제까지하면 4 번이지?



[하늘톡] : 음 ..... 또 있냐?



[내톡] : 글쎄 ...?

내용을 요약하는 것은 참고서에 나와잇는 요약을 베끼지 말고

직접 읽고 생각해서 요약하고 깨끗이 정리할 것



[하늘톡] : 왜? ..... 참고서에 나온 것이 훨씬 잘 돼 있는데?



[내톡] : 그런데 .... 금방 잊어먹어요.

요약을 직접하면 오래 기억할 수 있다.



[하늘톡] : 시간 존나 걸리겠네?



[내톡] : 여러 번 공부하는 것을 한꺼번에 한다고 생각해



[하늘톡] : 알았어~!! .... 고마워~!!



[내톡] : 도움이 돼야 할껀데~



[하늘톡] : 해보지 뭐~ ... 예습은 확실하게 효과가 있어~!!

잘자~!! .... 내 꿈 꾸라면 꿔라~!! ... 좋은 말로 할 때 ....



[내톡] : 알았어~!!













그런데 이틀 후에 이 시험에서 아이들 성적이 워낙 안좋으니까

담임 선생님께서는 속된 말로 <빡친 것> 같다.



오늘 담임 숙제가 3일 안에 <오답노트 만들기>이다.







그런데 이 숙제가 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말이 안되는 숙제라고 본다.

그냥 애들을 괴롭히는 것이라고나 할까?



나 같은 경우에는 틀린 문제가 모두 다 해서 20문제 정도이다.

내가 내 오답노트를 하려면, 공부해가면서 차근차근 해도 2시간정도면 끝난다.

이런 경우에는 그런 숙제가 도움이 된다.



그런데 성적이 낮고 그래서 등급이 낮은 애들일수록 틀린 문제가 많다.

걔네들은 해설지를 보고 공부하는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그런 애들이 이 숙제를 하기 위해서는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한다.

그러니까 밤을 새워서 답지에서 해설내용을 베끼는 것이다.



이것은 백해무익이고 전혀 쓸데없는 짓이 아닐까?

그것이 그 애에게 공부가 될까?

전혀 아니다.

그 애는 그 다음 날 학교 수업까지도 다 망친다.





나는 이런 숙제를 내주시는 담임 선생님께 완전 실망이었다.













내가 왜 이 얘기를 하느냐 하면

이 숙제가 우리 반에만 있는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날 저녁을 먹고나서 바로 내 오답노트 숙제를 시작했다.

시간은 다행히도 한시간 조금 더 걸렸다.



몰라서 틀린 문제도 있었는데, 내 실수로 틀린 것들이 꽤 있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거실에 나와서 휴대폰을 열어보니까

하늘이로부터 톡이 와있었다.





[하늘톡] : 울 쌤들 완전 개빡이다.



[내톡] : 왜?



[하늘톡] : 오답노트 만들으랜다



[내톡] : 무슨 과목?



[하늘톡] : 전부 다 ... .ㅁㅊ (= 미친)



[내톡] : 바쁘겠네 ..... 내가 쫌 도와줄까?



[하늘톡] : 약먹었니?



[내톡] : 왜??



[하늘톡] : 갑자기 누나한테 너무 착해졌쟈나?...호호~~











하늘이 말을 들으면 이 오답노트 숙제는 하나여고에도 있다.



그러니까 이 <오답노트 만들기>라는 숙제는

어떤 선생님께서 자기 혼자서 생각해서 내주는 숙제가 아닌 것같다.





혹시 저 위 교육청 어딘가 높으신 자리에 계시는 분께서

각 학교의 선생님들께 그렇게 하라고 시키는 것이 아닐까?







나는 하늘이가 딱하게 생각되었다.

다행히도 하늘이네는 과목마다 날짜가 다르게 잡혀있단다.



나는 우선 내일 아침에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나서 하늘이네 집으로 갔다.









하늘이는 내가 봐도 정말 많은 문제를 틀렸었다.

저런 정도면 5 등급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나는 새벽 한시까지 하늘이의 수학과 과학오답노트를 해주었다.







집에 돌아와서 자려고 하는데

내가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날 일이 걱정됐다.

그래서 엄마에게 아침에 깨워달라는 부탁을 해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토요일에 도서관에서 하늘이가 나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하늘 : 오늘 누나가 점심이랑 저녁 다 쏜다.



나 : 너야말로 약 먹었냐?



하늘 : 생리통 때문에 타이레놀 먹었다. 왜??



나 : 어이구우~ 됐다.







하늘이는 생리통이 너무 고통스럽다면서 짜증스런 얼굴을 했다.



그날도 하늘이는 툭하면 나를 휴게실로 불러냈다.

나는 싫어하는 기색을 나타내지 않고

하늘이가 몰른다고 하는 것들을 가르쳐주기는 했다.

그러나 나는 속으로는 싫었다.





정말로 하늘이는 나에게 점심과 저녁을 샀다.

그것도 꽤 비싼 것으로.







하늘 : 외계인이 그날 도와주는 바람에

내가 숙제를 거뜬히 해결했쟈나??

이 웬수만큼은 확실히 갚아야지~!!...호호호~!!





하늘이는 또 웃었다.

저 예쁜 두번째의 얼굴 ......



하늘이는 복습도 미루지 않고 하니까 확실히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날 밤에는





[하늘톡] : 수학 공부는 어떻게 해?



[내톡] : 음 ....... 먼저 개념을 확실히 정리~!!



[하늘톡] : 아예 싹 다 외우라고?



[내톡] : 외우는 것은 ....... 하다 보면 외워질껄.

개념을 그림같은 것을 직접 그려가면서 확실하게~!!



[하늘톡] : 또 시간 싸움이군 ... .그 다음??



[내톡] : 문제는 우선 쉬운 문제를 푼다.

이 때에 이미 정리해 둔 개념들을 확실하게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하늘톡] : 당근 그래야겠지. .....

그런데 왜 나는 아무 생각을 안하고 걍 무조건 풀기만 했까? ㅋㅋㅋ



[내톡] : 그리고 나서는 어려운 문제들을 패쓰하지 말고 반드시 푼다.



[하늘톡] : 어려워서 안풀리는 거를 어떻게 풀어?



[내톡] : 해설집을 펴고 그 해설집을 공부해 봐.

왜 그 문제를 이렇게 풀어야 하는지 ......



[하늘톡] : 엥? ..... 답지를 보라고 ??



[내톡] : 모르면 보고 공부해야죠.

어려운 문제들을 풀 때가 바로 내가 공부할 때 아닌가?



[하늘톡] : 하긴 .....



[내톡] : 그런데 어려운 문제 하나에는

여러 단원의 내용들이 복합적으로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하늘톡] : 그렇지. .... 중학교 때 얘기도 들어가고 ....



[내톡] : 내가 그 문제를 풀지 못하는 이유는

그런 생각들을 나 혼자서는 할 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이럴 때에는 해설집을 펴놓고 공부하면서

왜 이런 조건에서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해야하는가를 생각해야지



[하늘톡] : 왠지 그럴듯~ ㅋㅋㅋㅋ .... 또?



[내톡] : 문제집에 있는 문제를 풀 때에는 반드시 공책에 푼다.



[하늘톡] : 문제집에 빈 칸 있는데?



[내톡] : 그렇게 하면 공부도 확실하게 하고

또 그 문제집을 여러 번 볼 수 있어.



[하늘톡] : 왜 여러 번? ... 그럴 시간이 되냐?



[내톡] : 문제 풀면서 다음에 한 번 더 풀어야 할 문제에는

반드시 표시를 할 것~!!

그러면 두번재 풀 때에 시간이 절약되니까.



[하늘톡] : 아항~ .... 그럴 듯~.ㅋㅋㅋ



[내톡] : 초딩때에는 나도 책에 직접 풀었었는데

문제집 한권 사서 한번 풀고 버리는 것은 너무 낭비아냐?

한번 푼다고 다 아는 것도 아니고 .....



[하늘톡] : 끄덕끄덕



[내톡] : 문제집 여러 권을 한 번씩만 푸는 것은 시간낭비 같지 않냐?.

나는 자꾸 까먹던데 ....

차라리 한 권을 확실하게 두 세번 반복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시간이 나면 다른 책에 손을 대보등가.



[하늘톡] : 그럴 듯 하네 ...... 과학도 요렇게 하면 되겠네?



[내톡] : 그렇겠지?



[하늘톡] : 역시 외계인은 지구인이랑 엄청 다르게 하는군~ ...ㅋㅋㅋ

흠 ...... 그런데, 너 누나 말 왜 안들어?



[내톡] : 무슨 ...????



[하늘톡] : 내 꿈 꾸랬쟈나?? .... 왜 안꾸는데 ??



[내톡] : 헐 ...... 네가 외계인 같다~!!ㅋㅋㅋㅋ 잘자~!!



[하늘톡] : 잘자 .... 고마워~







그런데 3 주 후에는 이번 학기 기말시험이 있다.

나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늘이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였다.





그런데 우리 학교는 그렇지 않은데

하늘이네 학교는 기말시험에

모이고사 문제들이 변형되어서 나온다고 했다.







[하늘톡] : 우리는 이번 시험에 3월과 6월 모의고사 문제들이

변형되어서 몇문제씩 기말시험에 나온다던데?

그래서 지난 번에 그 시험지들이 필요해.





[내톡] : 엥? ...... 우리는 그런 말 없던데?



[하늘톡] : 근데 난 골때림~



[내톡] : 왜?



[하늘톡] : 시험 끝나고 보니가 너무 많이 틀렸쟈나 ??

기분이 드러버져서 그 시험지를 모두 폐지함에 버렸어.



[내톡] : 헐~ .... 그럼 EBS 에 가면 있는데?



[하늘톡] : 우리집 프린터 안돼~!!



[내톡] : 저런~!!!!







하늘이로부터 이 말을 들은 나는 내 시험지와 해설지를 복사해서

하늘이에게 주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주말에 하늘이는 나에게 이 시험지에있는 문제들을 묻기 시작했다.

그래서 하늘이 때문에 내가 내 공부를 못했을 정도였다.

나는 엄마에게 다른 동네로 이사가자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학교 선생님들께서는 정말 완전 개치사했다.

우리학교 시험에도 하늘이네 학교처럼 모의고사 문제들을 약간 바꿔서

문제를 만든 <모의고사 변형출제>가 있었다.

그것도 어렵고 배점이 높은 문제들만 골라서 .....



하늘이네학교 선생님들은 시험 전에 미리 이것을 말씀을 하셨다.

그러나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뭐가 그리 비밀이었는지 우리에게 전혀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그렇지만 하늘이 덕분에 나는 이번 시험에서도 점수가 여전히 좋았다.

하늘이가 나를 구했다.



나는 하늘이에게 미안했다.

또 엄마에게 이사가자고 한 말도 취소하고 싶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 하늘이가 걱정스럽게 나에게 말했다.







하늘 : 이번에 시험 점수는 사상 최악이네.......



나 : 이번 방학 때에는 다음학기에 할 것을 미리 공부해 놓으면

조금 좋아지지 않을까?



하늘 : 너는 우리 엄마랑 똑같은 소리를 하냐?

그니까 방학 내내 아침 일곱시까지 도서관에 가면 그게 방학이냐고~!!?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하늘이를 보면 내 마음이 안타까웠다.

그 두번째의 예쁜 얼굴 보기가 꽤 힘들어진다.

그러나 하늘이는 중얼거렸다.







혜원 : 이번 방학때 ....... 함 해 보지 뭐~ ...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었다.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모두 지치는 것 같았다.

나는 추위는 참고 견딜 수 있는데 더위는 별로이다.

방학이 다가오고 또 시험이 끝나고 나서 그런지 수업도 자습이 많았다.







나는 이번 학기에 전교 9 등을 했다.

휴~~~ ..... 겨우 10등 안쪽에 들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나온 점수였다.







내 성적표가 우편으로 집에 도착해있었다.

나는 엄마에게 그 성적표를 보여드렸다.



엄마는 대견스러워 하시면서 마트에 가서 고기와 야채를 사오셨다.

그 날 저녁에 우리식구는 고기를 구워서 먹었다.







엄마 : 열심히 먹고나서 힘내서 또 열심히 하자.







하늘이의 성적이 사상최악이라는 말이 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나는 하늘이에게 내 성적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늘이도 곧 알아버렸다.

아마도 두 엄마들 사이에 말이 오고 간 것 같았다.







하늘: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나 : 글쎄..... 우리 학교에는 잘하는 애들이 없나?...하하



하늘 : 그럼 우리학교에는 잘하는 애들 밖에 없다는 말이야?







요새 날씨는 매우 덥다.

낮에는 무더위 밤에는 열대야다.

이런날 밖에 돌아다니는 것은 죽음에 임박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싫다.





집에서 학교에 그리고 학교가 끝나면 도서관으로 가서 밤늦게 집에 오면

나는 오케이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다가 내가 폐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해보았다.

또 친구들이 같이 놀아주지 않는다면서 왕따를 시킬 수도 있겠고 ......





어쨋든 이 더위는 빨리 지나가야만 한다.

그러려면 아마도 9월 중순은 돼야 하지 않을까?

그럼 아직 한달 반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래야 나도 숨도 쉬면서 인간처럼 살 수가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방학은 시작되었다.

방학 첫번째 주에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

하늘이도 똑같다.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서 매일 아침 7 시에 만났다.







나 : 매일 보니까 쫌 이상하다~



하늘이 : 왜? ... 뭐가?



나 : 가끔 볼때는 예쁜 것 같았는데 ... 히히~



하늘이 : 씨이잉~ ... 지금 누나 놀리냐?



나 : 전혀 아니고.... 약올리는데?? ... 헤헤~



하늘이 : 그거나그거나~

하여간에 ... 넌 쫌 못된 것 같아~!!



나 : 울엄마 말로는 날더러 예쁘고, 착하고, 사랑스럽다던데?



하늘이 : 진짜 외계인이네 ....

세상 사람들이 다 너네 엄마냐? .... .호호호~









엄마는 요즈음에 일이 갑자기 많아져서 힘들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 집은 이번 여름휴가를 포기한다고 엄마는 못박으셨다.



이것은 나에게는 좋은 일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나에게는 불만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아빠에게는 불만이 많은 것 같았다.





더운 여름에 휴가라고 산이나 바다로 놀러 가는 것은 나한테는 별로다.

그런데 하늘이에게는 그렇지않은 것 같았다.

왜냐하면 하늘이 엄마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휴가포기를 선언했다고 한다.







하늘 : 그래도 뭔가 기분전환을 확실하게 해야 ....ㅋㅋㅋㅋ



나 : 나는 시원하기만 하면 가분 전환이 필요없거든~ ㅋㅋㅋㅋ



하늘 : 아무래도 너 때문에 너네 엄마께서 먼저 하시니까

우리엄마가 따라쟁이를 하시는 것 같아.



나야 ... 성적이 저 모양이니 할 말도 없고~ .....







엄마가 휴가를 포기하신 이유가

내가 싫어해서라는 말은 하늘이에게서 처음 들었다.



그러고 보면 엄마가 확실하게 내 편 이신 것 같아서

나는 기분이 좋았다.





어쩐지 ......

아빠도 약간 투덜거리셨지만

그 후로는 별 말씀이 없으셨던 것 같다.





그런데 하늘이가 자기 집에 결국은 무슨 일을 벌인 것 같았다.





우리 집과 하늘이네 집이 이번 여름에 여름 휴가는 가지 않지만

아무래도 그냥 여름을 보내기에는 너무 섭섭하다.

그러므로 주말에 동해 바다에 가서 놀고온다.



이것이 엄마와 아빠의 말씀이었다.









이 말을 들은 나는 완전 실망 그 자체였었다.



<더운 날씨에는 밖에 나가기가 싫다>



내가 하는 이 말을 그렇게 이해를 못해 주다니 ......







나 : 나는 가기 싫으니가 두분이서 다녀오세요.



아빠 : 그것은 너무 너의 이기적인 생각이다.

엄마랑 아빠랑 일하러 다니는 생각은 안해주냐?

일년에 휴가가 그래도 제일 큰 기다림이고 낙인데 ....





결국 나는 기권했다.

나는 <가족과 함께> 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기로 했다.

가정의 평화야 말로 인류 평화의 지름길이 아닌가?



금요일 저녁 양쪽 집 어른들은 출발 준비를 했다.

시원할 때 출발하자면서 출발 시간은 새벽 5시~!!





와~~~~

아무리 그래도 저거는 쫌 심했다.

새벽 5시에 출발한다는 것은 너무도 살인적인 일이다.

나는 그래도 견딜만 한데 하늘이에게는 어떨까??



다음날 새벽 5시가 조금 넘어서 하늘이 아빠가 승합차를 갖고

우리 집으로 오셨다.



두 집이 차 한대로 간다는 것이었다.

그 차 안에는 이미 하늘이네 식구들이 타고 있었다.

우리 식구들도 모두 그 차에 탔다.



아빠 두 분은 앞자리에 타고 교대로 운전을 하시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뒤에 두 엄마들이 앉으셨다.





나와 하늘이는 맨 뒷자리 ......

어차피 나는 잘꺼고 ......

나중에 말 들어보니까 하늘이도 잤다고 한다.





우리는 아침 식사를 차안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그리고 강릉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강릉 경포대 쪽에는 두 집이 잘만한 숙소가 없었다.

또 너무 사람들도 많고......





아빠들의 아이디어는 해안선을 따라서 내려가자는 것이었다.

해수욕장이 클 필요는 없으니까 숙소가 있는 곳으로 가자고.



결국 우리는 다시 경포대로 돌아와야만 했다.



아빠는 여러 군데의 모텔에다가

방이 비게 되면 연락을 해달라고 말했다는데

그 중의 한 모텔에서 아빠에게로 연락이 왔다고 했다.







나 : 이러려고 놀러 온 거야?



엄마 : 오고 가는 것이 재미지~ .... 호호호~



하늘 : 야~!! ..... 외계인~!! ... 초치지 말고 잠이나 자~!!!!







나는 또 자려고 했으나 잠은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우리는 숙소에서 짐을 풀고 바닷가로 나갔다.

우리는 모두 안에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나는 수영복만 입고 물 속에 뛰어들었다.



하늘이는 자기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겉옷을 벗어던지고

수영복 차림으로 물 속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수영복을 입은 하늘이의 몸매가 제법 날씬해보였다.

교복을 입은 것과는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나는 하늘이의 몸을 바라보았다.

하늘이가 나에게 손으로 물을 끼여얹었다.

나는 그래도 쳐다보았다.

하늘이는 머리만 내놓고 물 속으로 몸을 쏙 담가버렸다.









하늘이 : 느끼하게 굴을 꺼야?



나 : 예쁘니까 ..... 해헤~



하늘이 : 어라??? ...... 정말이야???

외계인이 누나한테 예쁘다고 한 것은 처음이네~!! .... 호호호









하늘이가 또 웃었다.

두 번째 얼굴이 나타났다.





모래밭에서 우리가 물장구 치면서 수영하는 것을 보고만 있던

두 명의 엄마들도 겉옷을 벗어 놓고 물로 들어왔다.





역시 우리 엄마는 수영복을 입어도 모매는 끝내준다.

하늘이엄마는 비교된다면서 부끄럽다고 하셨다.







물에 들어온 두 엄마들이 소근거렸다.











하늘엄마 ; 요즘들어 하늘이가 정호를 엄청 챙겨요.



우리엄마 : 둘이서 밤 늦게 카톡도 하나봐요.



하늘엄마 : 저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지 않을까요?



우리엄마 : 글쎄요~







나는 이 말을 못들은 척 했다.

그러나 나는 뭔가를 들킨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하늘이 아빠는 자리를 지키겠다고 안들어오고

그 대신에 우리 아빠만 물 속으로 들어오셨다.



나는 시원한 이 바닷물 밖으로 나가기가 싫었다.

하늘이는 들어오고 나가고를 몇번 하는 것 같았다.



두 엄마들도 마찬가지이고 .....











저녁 때가 되어 우리는 모텔로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는 그날 밤 늦게까지 해변에서 놀았다.

바닷가는 방에 들어가기가 싫을 정도로 시원하고 참 좋았다.

물새들도 날아다니고

또 다른 사람들도 여기 저기에서 즐겁게 놀고 있었다.







하늘 : 와볼만 하지?



나 : 밤이 되니까 살겠네~



하늘 : 너는 여름 휴가를 아예 못 가게 만들었지만

나는 주말을 이렇게 놀러 나오게 했다.

이 누나한테 고맙다고 해~!!



나 : 눈물나게 고맙다~ ....



하늘 : 눈물도 안나는데?



나 : 그럼 침이라도 바를까?



하늘 : 웩~!!!!!











그 다음 날 일요일에 우리는 모두 오전에 늦게까지 자고,

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다시 바닷가에 나갈까 했으나, 교통이 막히면 문제라면서

서둘러서 차에 올라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한 나는 잠이 오지 않았다.

오는 동안에 차 안에서 너무 많이 잤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와 아빠는 하늘이네 집으로 가셨는지 집에 안계셨고

나 혼자서 거실 소파에 누워서 TV 를 보다가 잠들었다.





이것이 이번 여름에 놀러 갔었던 일이다.

나는 다시는 이런 일에 절대로 끼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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