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끓는 왕초의 불기둥 - 1부

왕초는 월말만 되면 월말수금을 하기 위해 한달에 한번씩 지방출장을 다녀야 했다.

오늘도 지방출장을 가기 위하여 급하게 오전 업무를 다 봐 놓고 부랴부랴^^;;

부산행 새마을 열차를 타기 위하여 영등포역으로 달려갔다.

새마을 열차표를 사려고 하니 먼저 나와서 표를 사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은 빨래줄처럼 길게 늘어져

만원을 이루고 서서 기다리고 맨뒤에 서 있다가는 이번 열차를 놓치고 한시간 간격으로 있는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었다.

왕초는 수년간 지방출장을 자주 다니다보니 차타는 요령에 도가 튼 사람답게 맨 뒤 끝에 섯 기다려야

탈 사람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앞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가면서 자기의 부탁을 한번에 들어 줄만한

사람이 없나 탐색을 하면서 쭉~~~~~~길게 늘어서 지루한 얼굴을 하고 서 있는 여객 손님들을

하나한 훌터보면서 앞쪽으로 걸어 나갔다.

그런데 20대 후반에 예쁘게 생긴 아가씨가 왕초의 눈에 들어오자 주춤하더니 차림새가 아가씨의

얼굴과 걸맞지 않게 청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짝짝 끌고 다니는 단정치가 못하게 보이니 왕초는 그런

차림의 여자는 질색이었다. 남자는 시각적, 지향적이기 때문에 터프한 여자에게는 색시함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그 앞에 앞에 여행용 가방을 들고 세련된 차림을 한 30세 전후로 보이는 여인 앞에서 걸을을

멈추었다. 마치 왕초는 자기 마누라를 만난 양 넋살 좋고 비위좋게 내가 표를 살테니 자리를 바꿔 서자면서 팔목을 끌어내니 어리둥절해 하면서 잠시 멈칫하더니 그 여인도 눈치가 비오듯 알아채고 자기가 섰던 자리에 왕초가

대신 서게 피해준다.

왕초는 그 여인에게 어디까지 가는지 행선지도 묻지 않는다.

그러자 그녀는 당황하여 왕초에게 동대구예요. 하면서 요금을 주려고 하자 왕초는 눈을 찔끔찔끔 하면서

말을 가로막으며 돈도 받지 않고 007출장 가방을 도리어 받으라며 내밀어 건네 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왕초는 부산행 새마을 열차 티켓 두장을 사서 주머니 속에 넣으면서

여인이 서 있는 쪽으로 씨~~~익 웃으면서 다가 온다.

왕초는 여인이 들고 있던 가방 두개를 빼았듯이 받아서는 양쪽 손에 들고 객찰구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간다. 그 여인은 어안이 벙벙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라 가는 도리밖에는 더 이상 없었다.

뒤 따라 가던 여인은 자기 가방을 자기가 들겠다고 해도 왕초는 들은 척도 안하고 계단만 터벅터벅

내려가면서 7호차 팻말 앞에서 그 여인과 함께 멈추어 서서 열차가 들어 오기만을 기다리고 서 있었다.

그러니 누가 봐도 한 쌍의 부부가 나들이 여행을 하는 것으로 그림이 좋아 보였다.

그 여인은 알맞은 키에 적당한 살집으로 검정색 봄 투피스에 하얀 블라우스 카라를 바깥으로 내어

포인트를 주니 잘 어울리고 단정하게 입은 옷 맵시를 보였다.

왕초는 투버튼 곤색 봄 양복에 유행하는 칼라의 줄무늬 배용준 와이셔츠를 입어 후리후리하고 훤칠한 키가 더

돋보였다. 준수한 외모로 여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호남자이다.

얼굴이 백옥같이 하얗고 쌍꺼풀을 한 눈망울은 크며 조각으로 깍은듯이 오똑선 콧날이 정숙하고

단아해 보였다. 이러한 여인이 왕초의 미남형같은 인상에 첫눈에 반했는지 뿌리치지 않고 왕초가 하자는

대로 고분고분 잘도 따라 오고 있다.

드디어 열차가 들어 온다는 안내방송이 스피커에서 찢어지는 듯이 터져 나오더니 두 사람을 태울 열차는

정시에 도착하였다. 왕초와 그 여인은 7호차에 올라타 31호, 32호 좌석 앞에 멈추어 서서 선반위에 가방

두개를 올리고 나더니 언제부터 그렇게도 다정했는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단둘만이 같은 좌석에

사이좋게 않는다.

그 여인은 핸드백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내더니 왕초의 시선을 의식한 듯이 뽀얀 두 무릎이 무등 마냥 나온

그 위에 살포시 덮는다.

하나하나가 정숙해 보이고 현숙해 보이는 여인이었다. 왕초가 같은 목적지 부산으로 표를 두장 사게되니

좌석 배열도 자동적으로 동석으로 같이 앉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 여인은 자리에 않자마자 동대구역까지 운임을 계산하여 왕초에게 내밀면서 차표를 교환하려고 한다.

왕초는 주머니에서 차표 두장을 꺼내더니 그 여인에게 한장을 불쑥 건네주고 한장을 다시 주머니에 넣으면서

요금은 받지 않으며 식당차에 가서 도시락이나 하나 사세요.^^웃으면서 말을 하더니 돈을 들고 있는

그 여인의 손을 살그머니 떠민다.

그러니 그 여인은 머슥해 하면서 그러면 알겠어요. 식사는 제가 살께요. 하면서 티켓을 드려다 보니 동대구가

아니고 부산행 티켓이 아닌가! 그러자 그 여인은 혹시 차표가 바뀐 줄 알고 왕초에게 차표가 바뀌었네요. 하며

티켓을 왕초 앞에 내민다.

왕초는 시치미를 뚝 떼고 그래요...능청을 떨면서 알았어요...그냥 가지고 계세요. 하니 그 여인은 도무지 뭐가

뭔지 마치 도깨비에게 홀린양 어리둥절 해 한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키크고 싱겁지 않은 사람 없다고 하더니 이 남자가 장난을 하고 있구나 하면서

내릴때는 바꿔 달라고 하겠지 하고 도로 차표를 접어 핸드백 안에 도로 넣을 수 밖에 없었다.

열차는 목적지인 부산을 향하여 변함없이 바람을 가르며 열심히 남으로남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차창밖에는 산과 들에서 봄 내음이 물씬 거리고 진달래 꽃은 마치 산을 불태우듯이 빨갛게 물들어져

불타 오르고 있었다. 개나리 꽃은 길가에 노란 물결을 이루며 수 놓아져 있으며 들녘에는 농부들의

손이 모자라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는 봄 풍경이었다.

왕초는 조용히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여인에게 대구가 자택이신가 봐요? 하고 물으니 아니예요.

고향이 대구이고 친정에 다니러 가는 중이에요.

여인의 대답에 왕초는 무엇을 확인해 보려는 듯이 그 여인의 얼굴을 다시 올려다 보더니 뵙기에는

20대 중반으로 처녀같이 보이는데 결혼을 일찍 하셨나봐요? 하니

그 여인은 어머 그렇게 젊게 보이세요?ㅋㅋㅋ 감사합니다. 웃으면서 유치원 다니는 아이가 있는데요.

하는 것이었다.

아......그래요. 그러면 30이시겠네요? 하니 둘이에요. 하며 둘을 덧붙인다.

정말 아름답고 고우시네요. 대구에는 미스코리아 출신도 많던데 사과를 많이 먹어서 미인의 고장이

되었나 봐요. 몸매 관리도 잘 하신 것 같고요.

왕초의 칭찬이 입이 마르게 계속되었다.

여자가 잘 생긴 남자로부터 극찬의 칭찬을 연거퍼 받는데 기분이 째지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눈이나 곱게 내려깔고 다소곳이 있을 일이지 처음보는 사내 앞에서 맞장구를 쳐가면서 꼬박꼬박

말을 다 받아 넘기는 것을 보니 꼬리를 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쯤되면 노련한 왕초의 주파수에 휠링이 어느 정도인지 잣대를 가늠할 수가 있다.

왕초는 올치!!! 낚시 바늘에 입질을 하는 구나!하고는 늑대근성의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 내 놓기 시작한다.

슬쩍 옆구리를 한번 쿡 찔러 보았더니 텔레파시가 즉시 반응이 오는 것을 감지한 왕초는 고향과 행선지를

알았고 나이와 가정주부임을 쉽게 알아내게 되니 여자의 정체를 스스럼없이 다 드러내 놓는 꼴이 되었다.

왕초는 한수 더떠서 자신은 부산에 출장을 가는 중이라면서 왕초입니다. 하니 아......네 그러신 것 같았어요.

하면서도 우스운지 이름이 참 재미있네요. 하면서 히쭉히쭉 웃더니 왕초가 별명이신가 보죠?

하며 되묻는다. 그러니 왕초는 별명도 되고 본명도 된다고 하며 웃으면서 원래가 본명인데 친구가

핫-나경이라는 책속에서 대단함 놈이 있는데 그 놈의 이름이 왕초였다나요. 그래서 친구들은 본명보다도

그 대단한 놈을 빗대서 왕초! 어이 왕초!하고 놀려대고 있어요. 그러자 그 여인은 예...그래요. 하더니 그

대단한 분이 누군지 궁금하네요 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사업차 출장 가시는 분 같더라고요.

그러자 왕초는 그 여인에게 여사께서는 누구 엄마라고 불러 드려야 될까요? 하니 글쎄요...하더니 뜸만

들이고 있다. 그러면 아기 이름 말고 실명을 알려주세요.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렇게

하루를 같이 보내는 여행을 하니 보통 인연이 아니네요. 진심으로 영광이네요.

어젯밤 꿈자리가 좋더니 하는 일마다 잘 될것 같네요. 하면서 정말 아름다운 미인과 같이 있으니

지루한 줄도 모르고 배가 부르네요. 유창한 말솜씨로 녹여 내고 있다.

그러니 그 여인은 입에서 침이 흐르듯 헤~~~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박속같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애교스럽게 웃으며 다소곳한 목소리로 오명희라고 해요. 이름까지도 밝혀준다.

왕초는 더욱 추켜 세울것이 없으니 이름까지도 추켜세우며 얼굴만 예쁜줄 알았더니 이름까지도

예쁘시네요. 하여튼 도가 튼 왕초는 한자욱 한자욱 명희라는 여인과 가까워지게 다가가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그러자 오명희라는 여인도 왕초에게 호감을 보이기 시작하였는지 하시는 일이 어떤 분야세요? 하면서

말을 걸어 온다. 아.......예, 저는 조그마한 제조업을 경영하고 있어요.

그러면 중소기업 사장님이시네요? 연세도 얼마 안 되시는 것 같은데...연세라고 할께 있나요 명희씨보다

다섯살 위인 오빠벌인데요. 예, 그러세요. 총각같이 훨씬 젊어 보이세요. 그런데 생산하는 제품이

어떤 건데요? 네 의료용 기구제품입니다.

네...그러세요.

두 여인인이 주고 받고 이야기하고 오는 사이에 천안역을 지나고 있었다.

동대구까지는 약 세시간 이상을 더 가야 한다.

명희가 먼저 점심식사 하러 가자면서 무릎에 덮고 있던 하얀 손수건을 네 귀퉁이 모서리를 맞추어

네모 빤듯이 접어 핸드백에 도로 넣고는 핸드백만을 들고 일어서니 왕초는 손목시계를

의식적으로 들여다 보면서 두시가 넘었네 하면서 뒤 따라 일어선다.

두 사람은 식당차를 찾아서 명희가 앞에 서 가고 왕초는 뒤 따라 가고 있었다. 열차가 커브길을 돌어가느라

열차 몸체가 기우뚱 거리듯이 비스듬히 옆으로 쏠리자 앞에 가던 명희가 기우뚱 거리며 옆으로 쓰러지는

것을 뒤따라 오던 키큰 왕초가 엉겁결에 순발력있게 명희의 갸날픈 허리를 잡는다는 것이 키가 작은

명희의 풍만한 젖 무덤을 뒤에서 뭉클하게 껴 안게 되었다.

경황이 없는 그 상황중에도 전기가 감전되듯이 짜릿한 전율을 느끼며 명희를 바로 세워주니

명희는 넘어질 뻔 하였던 것이 멋적은지 킥킥거리면서 비틀 거리는 명희의 어깨를 잡아주며 식당차까지

겨우 갔다. 두 여인은 식탁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않으면서 스테이크 양식으로 점심을 같이 하니

마치 십년지기의 부부와 같이 스스럼없는 사이처럼 되어 보였다.

여자는 시집가서 애를 하나, 둘 낳다보면 얼굴이 두껍고 뻔뻔해진다고 하더니 조신하고 단아하게

생긴 모습과는 달리 어딘지 모르게 명희도 욕구불만에 갈망하는 여자같이 보였다.

결혼생활이 5년이 지나면 성에 대한 여자의 욕망도 눈을 떠서 이때부터는 그 참맛을 터득하게 되어

남편으로부터 만족을 취하지 못한것과 권태기가 겹쳐서 마음이 흔들리는 위기가 닥치게 된다더니

여자가 집에서 창살없는 감옥같이 갇혀만 있다가 가정을 벗어나게 되면 파랑새가 새장을 빠져나와

창공을 훨훨~~~날듯이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설레이고 달아 오르는 법인가 보다.

명희도 마치 여고시절에 수학여행을 가듯이 마냥 설레이며 즐거워서 마음이 부풀대로 부풀어 오른

풍선마냥 들떠 있는 상태였다.

달리는 열차속에서 차창밖을 하염없이 내다보면서 마치 신혼여행시에 허니문을 연상시키는 듯한 눈치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마냥 가슴이 부풀어 설레어 있을때 민감한 냄새만은 특이하게 잘 맞는 숫개처럼

왕초는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는 호색가이었다.

후식으로 커피까지 마신후 명희는 핸드백을 살며시 들고 세면장에 가더니 가글까지 한 후 왕초에게 다시

돌아오는 도중에 왕초가 식대 계산하는 것을 보고는 명희는 미안해 하면서 그러시면 싫어요. 하면서 곱게

눈을 흘긴다. 이렇게 두 여인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더욱 가까워 지는 것을 피부로 느껴왔다.

왕초는 불과 몇시간만에 처음 만난 아름다운 한 여인의 마음을 홀딱 다 뺏은 능력있는 남자였다.

남자의 용기있는 리드와 신사적인 매너에 여자의 마음은 봄눈 녹듯이 녹어내리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는 분위기에 약하다고 하더니 왕초의 남성다운 매너와 분위기 있는 열차 여행의 낭만에 젖어

여자의 마음이 쉽게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이쯤되자 왕초는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시는 격으로 오늘밤에 벌어질 만찬을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이며 가슴이 벅차게 뛰고 호흡이 거칠어진다.

열차는 식사하는 동안 대전을 지나 김천역에 다달았다. 이제 동대구까지는 구미, 왜관만 지나면 명희와

떨어져야 하느냐 마느냐 하는 절박한 시간이 바짝바짝 다가온다.

혹시나 먹이감의 큰 고기를 자칫하면 놓치지는 않을까 왕초의 가슴이 콩탁콩탁 뛴다. 동대구에

같이 내릴까도 생각해본다. 그렇지 않으면 부산까지 같이 갈까도 생각해 본다. 갈등이 심하다보니

식은땀이 절로 난다. 엿장사 맘대로 생각해본다.

어떤 방법이 가장 먹혀들까를...고심하면서 속셈을 하듯이 머리속으로 계산을 번개불에 콩구워 먹듯이

빨리빨리 전자계산기를 두드리듯이 두드려본다.

시간은 점점 동대구역에 가까워 오니 명희는 내릴 마음에 준비를 하는지 왕초를 흘깃 옆으로 쳐다 보더니

왕초씨 무엇을 그리도 골돌히 생각하세요? 하며 물어온다.

깜짝 놀란 왕초는 아니예요. 하더니 명희씨 친정에 가신다고 했지요. 네...

친정에는 무슨 일로 가시나요. 내일 저녁에 아버지 기일이라서 내려가는 중이에요.

왕초는 마음을 크게 먹고 마지막 용기를 내어 명희에게 과감하게 대시를 해 본다.

그러시면 내일 낮에 가시면 안돼요?

명희는 어리둥절 하더니 그게 무슨 말인지 이미 알아들었다는듯이 잠자코 침묵만 흐르며 망설이고 있었다.

왕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몰아부치듯이 우리 부산에 같이 가서 시원한 바다바람이나 쏘이면서

싱싱한 회 한사라하고 대구로 다시 올라와요. 나도 대구에서 볼일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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