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바깥으로 향할 때 - 23부



문을 열고 바깥으로 향할 때 - 23







노란 머리 청년은 잠시 뒤통수를 한대 맞은 사람처럼 멍하니 모니터를 응시했다. 그의 눈은 놀라움으로 커져 있었고 입은 반쯤 벌어졌다. 그리고 뒤에서 구경하던 패거리들도 제각기 비슷한 표정을 지은 채 약 10초간 멍청하게 그의 모니터로 시선을 모으고 있었다. 물론 PC방의 LCD모니터 구조가 특이해서 집중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그 화면에서 펼쳐진 시각적 정보에 경악한 것이었다.



‘카잔 전쟁’ 게임에서 선영의 부대는 그야말로 완벽하게 노란 머리 청년의 부대를 궤멸시켜버렸다. 아무리 가상현실이라곤 하지만 그녀의 부대가 기습하고 찔러대며 공세를 펼쳐오는 모습은 도무지 한 여성의 플레이라곤 볼 수 없을 정도로 날카로웠다. 같은 남자들과의 경기에서도 잘 져본적이 없는 노란 머리 청년의 입장에서는 경기 직후 예사롭지 않게 놀리는 그녀의 유닛 컨트롤이나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기습작전을 펼쳐오는 전략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설마 했던 패배까지 종착해버린 것이다.



물론 선영을 오늘 처음 본 그들의 입장에서는 전생(?)이었던 본래의 선영이 해커의 경력을 갖고 있다는 걸 알 리가 만무했다. 연애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험들은 그대로 현재의 선영에게도 적용되는 것이었고, 그래서 이미 그녀는 컴퓨터에 익숙한 사고회로를 갖고 있었다. 유닛들을 컨트롤하는 그녀의 손동작 또한 신속히 소스 입력을 해야 하는 해커의 경력에 크게 기인하였다. 더불어 기본적으로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그녀의 입장에선 유닛의 사정거리와 속도 등등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했기에 사실상 그녀는 남들이 수개월간 매달리고 연습해야 하는 걸 단기간에 따라잡아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신체를 컨트롤하는 것과 긴장감 등은 아직 그녀에겐 이른 것이었고, 그래서 한 게임이 끝나자마자 선영은 엄청난 피로감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온몸에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것 같았고 심장은 계속해서 쿵쾅거렸다. 그러나 그녀는 최대한 그것을 내색하지 않으려 하며 여유있게 땀에 젖은 머리칼을 옆으로 쓸어넘기는 동작을 해보였다. 그리곤 옆자리에 앉아있는 그 건장한 청년을 향해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어때요? 제가 이겼죠?”



“그… 렇군. 완벽한 패배야.”



그렇게 대답하는 청년이었지만 사실 그도 자신이 뭐라고 중얼거리는지는 모르는 모양이었다. 자존심에 상당한 타격을 받은 듯했고, 선영은 그래서 삼세판이라든가 다른 패거리의 재도전 등이 이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휩싸였다. 물론 자신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현재로선 체력과 정신력의 문제가 뒤따랐기에.



다행히 그들은 완벽하게 제압한 그녀의 실력에서 재도전 등의 제안은 꺼낼 엄두고 못내고 있는 듯했다. 다들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패거리였는지라 ‘카잔 전쟁’으로는 선영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측정 또한 꽤나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선영에게 있어서 행운이자 또다른 불운으로 치달아가도록 했다. 정신적 공황에서 빠져나온 그들은 잠시 후 노란 머리 청년을 제외하고 저희들끼리 쑥덕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중에는 킬킬 웃는 녀석도 있었고, 선영 옆에 앉아있는 노란 머리 청년은 게임 따윈 아무래도 좋다는 듯 거칠게 키보드와 마우스를 한쪽으로 치워버렸다. 그리고는 다시 컴퓨터 책상 위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괴어 선영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그 징그러운 미소가 더욱 짙어진 것 같다는 생각은 한 선영은 net의 대전자를 고르는 척 모니터를 바라보며 지나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왜… 그러고 있어요? 이제 제가 말한 대로 신경쓰지 말아 주세요.”



킬킬거리는 패거리들의 웃음소리가 고조되었다. 그리고 노란 머리 청년은 그녀의 말이 꽤나 재미있는지 히죽히죽 웃으면서 넌지시 말했다.



“귀엽게도 말하는군. 이쁜이. 계속 플레이해봐.”



“제가 플레이하든 말든 그쪽이 신경쓸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너야말로 우릴 계속 의식하는 것 같은데 그럼 게임은 됐고, 같이 놀아보자구.”



그리고는 큼직한 손을 들어 선영의 마우스 쥔 손을 덥석 덮었다. 선영은 깜짝 놀랐지만 가까스로 내색하지 않은 채 고개를 홱 돌려 그를 쏘아보았다. 하지만 자신을 흘겨보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즐기기라도 하듯 청년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고, 그래서 선영은 경각심을 담아 한마디한마디 또박또박 내뱉었다.



“내기의 룰을 지키지 않을 셈이야? 명색이 남자면 남자답게 패배를 인정하고 깨끗이 뒤돌아서는 게 맞다고 보는데, 당신?”



또다시 비꼬는 웃음소리가 몇 걸음 옆에서 왁자지껄 들려왔다. 노란 머리 청년도 그녀의 이 도도하다싶은 말에 잠시 고개를 숙이곤 킬킬거리며 웃더니 이윽고 조금 삐딱하게 얼굴을 들고는 입을 열었다. 그의 목구멍에서 가르치는 듯한 굵직한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어이, 아가씨.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군. 그러한 내기 따윈 이미 시작하기 전부터 승리자가 정해져있었다구. 힘이 있는 우리쪽으로 말이야. 이 따위 게임은 그저 하나의 여흥거리 전초전에 지나지 않았단 말이지. 하지만 너는 그 전초전을 망쳤고, 그래서 남은 거라도 좀 제대로 챙겨먹어야겠어.”



그리고는 이번엔 그녀의 팔을 꽉 잡고는 옆의 패거리들한테 슬쩍 눈짓을 했다. 웃음을 가득 머금은 그의 패거리들이 하나 둘 의자에서 일어서기 시작한다. 선영은 입을 꽉 다물곤 잡히지 않은 다른 쪽 팔을 들어 힘껏 그의 뺨을 가격했다. 짜악-!



고개를 조금 옆으로 돌린 채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청년. 하지만 그도 이 정도는 이미 예상 범주 안에 들었다는 듯 다시금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로 고개를 바로 했고, 아직 채 낫지 않은 팔을 무리하게 휘두른 선영은 저릿한 팔을 쥐지도 못한 채 부들부들 떨 뿐이었다. 이어서 곧바로 청년은 그녀의 다른 쪽 팔도 붙잡고는 강제로 의자에서 일으켜세웠다. 쓰러질 듯 그에게 끌려 일어나는 선영.



“이 새끼야, 뭘 꼬나보고 있어? 너희들 할 거나 해!”



“너네 신고하면 경찰 오기 전에 반죽음먼저 당할줄 알아.”



“어이어이, 시시하게 반죽음이 뭐야. 우린 그냥 막나가는 놈들이라고. 피를 보게 될지도 몰라.”



시시껄렁한 패거리가 아님을 굳이 인지시켜줘야 분위기를 좀 자각하지 않겠냐는 듯 번득이는 잭나이프를 꺼내 드는 녀석도 있었다. 노란 머리 청년의 패거리는 그까지 합해서 총 넷이었고, 모두 하나같이 살기등등한지라 PC방 아르바이트생은 물론이고 주변 손님들까지 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그의 패거리들이 PC방 내부를 휘어잡는 동안 노란 머리 청년은 선영을 끌고간 후 벽 한쪽에다 강제로 주저앉게 했다. 격하게 끌려가느라 삐끗한 다리를 주물러볼 틈도 없이, 청년은 선영의 머리카락을 휘어잡고는 고개를 들게 했다.



“흡……!”



다리 통증과 놀라움으로 신음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선영. 그렇게 강제로 들려진 그녀의 얼굴 앞으로 거대한 무언가가 불쑥 튀어나왔다. 선영은 그 뭉툭하고 기다란 것이 무엇인지 짐작하고 있었다. 본래의 선영을 이끌어내기 위해 성진과 관계를 가졌을 때 보고 느꼈던 그것. 하지만 이번에 그것을 본 순간 선영의 눈빛은 공포감으로 물들었다. 건장한 체격의 노란 머리 청년은 그의 몸집에 자지 크기도 비례한다는 걸 증명시켜주기라도 하듯 거대했고, 그녀를 내려다보는 청년의 얼굴에 비릿한 웃음이 떠올랐다.



“그래, 바로 그거야. 공포에 물든 이쁜이. 이제 그 얼굴로 내 자지를 흥분시켜 주셔야겠어.”



선영의 겁에 질린 얼굴을 볼수록 더 흥분하는 타입인지, 청년은 그녀의 얼굴 앞에다 자지를 이리저리 흔들어보였다. 선영은 그만 눈을 꽉 감고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위로 머리칼을 휘어잡고 있는 청년의 손힘은 못박힌 듯 거세었다.



그 때 다른 남자의 손힘이 그녀의 얼굴에 가해졌다. 그의 패거리 중 하나가 선영의 안면을 잡고 다른 쪽 손으로 턱을 붙잡은 후 억지로 입을 열게 만들었다. 그녀의 시야는 그 남자의 손아귀에 막혀 암흑으로 가려졌고, 그녀의 의지는 노란 머리 청년과 다른 패거리 남자의 손에 의해 강제적으로 가동하는 기계와 다를 바 없게 되었다.



“아…… 하…… 하윽… 끗…….”



쑤우우욱!



그런 그녀의 입 안으로 인정사정없이 쑤셔넣어진 노란 머리 청년의 자지. 거대하게 부푼 자지가 그녀의 입을 지나 혀를 돌파하고 목구멍속까지 밀어넣어졌다. 벽에 밀어붙여진 선영의 양 팔이 움찔하고 떨렸고, 그녀의 두 다리 또한 벌려서 있는 노란 머리 청년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와 꿈틀거렸다. 그대로 자지 밑둥까지 쑤셔넣은 청년은 히죽 웃으면서 그 상태로 허리를 둥글게 돌렸다. 자지가 그녀의 목구멍 속을 이리저리 헤집으며 기묘한 쾌감을 그에게 전달한다.



“흐음… 아……. 좋아, 큭큭큭…….”



“아흡……. 으……. 끄읍……. 끕…….”



자지를 삼키느라 한껏 벌려진 그녀의 입 가장자리로 침이 질질 흘렀고, 무리한 벌림으로 인해 턱이 덜덜 떨려왔지만 청년은 상관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동안 처박고 있던 자지를 서서리 빼어든 청년은, 그녀가 쉴 틈도 안주고 그대로 다시 사정없이 처박았다. 쭈우우욱!



“아흑……!”



그의 자지 끝 귀두가 목구멍속에 처박히면서 침과 타액이 엉켜 기침이 나올법도 했지만, 선영에겐 그런 걸 할 여유마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기는커녕 목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었다. 이어서 몇 번 더 좆을 선영의 입 속에 처박는 청년. 그녀의 입술이 자지를 마찰할 때마다 더욱 큰 쾌감을 느껴가는 듯 그의 허리는 점차적으로 빠르고 거세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영은 정신이 혼미해지는 걸 느꼈다. 옆에서 안면을 붙잡고 있는 남자의 손길 또한 전혀 흐트러지지 않은 채 바위처럼 짓누르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영의 목에 핏줄이 돋고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그들이 선영에게 가하는 힘은 조금도 완화되지 않았다.



“계… 계산 해주세요.”



“아, 네.”



유린의 광경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삭빠른 어느 커플은 그 자리로부터 얼른 도망치듯 뒤로 돌아가 카운터에 돈을 건네었다. 아르바이트생은 이런 때야말로 그의 업무 본연의 자세를 취하는 동작으로 재빠르게 계산을 끝마쳤고, 다른 손님들도 하나 둘 불똥을 피하는 것처럼 조용히 자리를 떴다. 남은 손님들은 기껏해야 서넛에 지나지 않았고, 그들은 보다 위험한 현장 신고보다 그 강간의 실체를 흥미롭게 구경하는 관람객 역할 쪽을 선택했다. 물론 여전히 그의 패거리들의 잭나이프 등을 경계하는 눈빛이었지만 그보다도 예쁜 여자가 무참히 강간당하는 모습에 초점이 맞추어진 듯하다. 다시 보기 힘든 진귀한 광경을 구경하는 시선.



조금 후 나이프를 든 남자가 주변을 잠시 둘러보더니 아르바이트생을 향해 그것으로 문 쪽을 휙휙 가리키면서 명령한다.



“야! 문 잠궈! 오늘 영업 잠시 쉬는 것처럼 보이게 해!”



“예, 예….”



아르바이트생은 허둥지둥 벽을 더듬어서 열쇠를 찾았고, 남자들 비위가 상하지 않게 얼른 자물쇠로 출입구를 틀어막았다. 그리고는 정말로 영업을 쉬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입구쪽 불까지 모조리 꺼버렸다. 은은한 중앙 불빛만 남자 그 강간의 현장은 더욱 분위기가 음침하게 달아올랐고, 노란 머리 청년의 패거리들은 이제 아예 짙은 미소를 띠며 유린하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꼿꼿하고 딱딱하게 달아올라가는 청년의 자지는 그녀의 입에서 잠시 빠져나와 얼굴 이곳저곳에 번들거리는 액체로 물들여갔다. 선영은 그 잠깐의 틈을 통해 기침을 해보려 했으나 그 단계는 이미 넘어가버렸는지 끅끅거리는 신음만 새어나올 뿐이었다.



뻣뻣하고 큼직하게 솟아오른 청년의 자지가 다시 선영의 입 속으로 틀어박혀진다. 퍼억!



“꺽……. 끅…….”



그의 들이미는 기세에 의해 그녀의 뒷머리가 벽에 부딪혔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해 빨갛게 달아오른 선영의 얼굴은 경련하듯 움찔거렸고 그들은 선영의 목과 이마 등등에 돋아오른 핏줄을 가리키며 킬킬대었다. 잠시 후, 시야를 가린 남자의 손아귀 밑으로 몇 방울의 물이 새어나왔다. 선영의 눈물이었다. 도저히 견디기 힘든, 아니 견딜 수 없는 그들의 우악스런 강간 속에서 억제할 수 없는 흘러나옴. 철저하게 세상과 단절된 듯한 슬픔. 마음 속의 비명.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한 사람의 생각이 떠오르면서 더욱 많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김성진…….’



“으음. 자, 이제.”



수십번을 더 선영의 입 속에 자지를 처박은 노란 머리 청년은 이제 그 자지를 완전히 빼어들었다. 옆의 남자에 의해 안면과 턱을 붙잡힌 상태 그대로 선영은 힘없이 축 늘어졌고 온몸이 땀에 젖은 채 신체 곳곳을 경직하듯 꿈틀꿈틀거리고 있었다. 벌려진 입 사이로 타액이 질질거리며 흘러내렸다. 하지만 청년은 그만둔 게 아니었다. 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듯 큼직하게 웃으며 선영의 바지를 우악스럽게 벗겨내었다.



저항할 힘은 다 빠져나갔지만, 선영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짐작하고는 내심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잘 움직여지지도 않는 입을 꿈틀거리며 중얼거리듯, 하지만 간절하게 말했다.



“아…… 안 돼…….”



그녀의 바지와 팬티까지 모조리 벗겨서 던져버린 청년. 중앙 부분만 켜져있는 은은한 PC방 불빛 사이로 선영의 다리는 곱고 길게 뻗어져있었다.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왼쪽 다리는 조금 가늘고 푸르딩딩한 빛이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꽤나 늘씬한 여대생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녀의 다리 라인은 환상적이었다. 잠시 그녀의 벗겨진 하반신을 본 사내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군침을 꿀꺽 하고 삼켰다.



“어이, 아가씨. 이쪽도 참 건방지게 이쁜데.”



“제발…… 그만…….”



“큭큭큭. 이거 참 못참겠구먼.”



노란 머리 청년은 위풍당당하게 달아오른 자신의 자지를 그녀의 허벅지 안쪽에 대고 슬슬 문질렀다. 뜨뜻한 그의 귀두가 허벅지를 자극하자 벽에 기대어 탈진한 듯 늘어져있는 선영은 움찔하고 떨었다. 한 손으로 자지를 붙잡고 허벅지 안쪽 곳곳을 문질러대는 그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선영은 신음같이 말했다.



“제발 그만둬…… 그만둬주세요…….”



“어라, 이젠 애원하고 있네, 이년. 큭큭큭. 아까 그 도도하던 모습은 어디 갔냐?”



“크핫핫핫…….”



사내들의 음흉한 웃음소리가 다시금 퍼졌고, 선영은 땀과 타액과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청년은 그런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자신의 행동에는 전혀 제지될 것이 없다는 기세로 그녀의 다리를 양쪽으로 벌리었다. 선영은 마지막 힘을 짜내 두 손으로 그의 몸을 밀어내려 했으나 그런 시도조차 귀찮다는 듯 청년은 옆 남자에게 그녀의 두 팔을 붙잡으라고 지시했다. 이제 그녀는 벽에 등을 기댄 채로 두 팔을 위로 붙잡히었고, 벌려져 있는 그녀의 다리 사이로 기어간 청년은 자지를 그녀의 보지 구멍에 맞추었다. 청년은 그 상태로 인정사정없이 자지를 밀어넣었다.



“까…… 윽…….”



그렇잖아도 거대한 자지가 별다른 전희도 없이 한번에 밀어넣어지자 선영의 입장에서는 극심한 통증이 밀려올라왔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목이 잠겨버린 듯 제대로 된 비명소리조차 낼 수 없었고, 아픔은 아픔대로 받으며 몸을 움찔거리는 게 고작이었다. 두 손을 윗쪽으로 치켜든 옆의 남자는 다른 쪽 손으로 선영의 흰 티를 윗쪽으로 올려내었고, 곧 브레지어와 함께 동그랗게 자리한 그녀의 젖가슴이 드러났다.



노란 머리 청년은 한 손으론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다른 쪽 손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마음껏 주무르며 마구 자지를 보지 속으로 쑤셔넣었다. 선영의 보지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러면서도 허리 운동을 멈추지 않는 청년의 움직임은 그녀에게 잔인하리만큼 격통을 선사하였고 선영은 이젠 눈물도 나오지 않는 생기없는 눈으로 PC방 천장만 응시했다. 그녀의 눈동자가 청년의 피스톤 운동이 지속될 때마다 그나마 고통을 느낀다는 증거라도 표현하듯 좌우로 조금씩 떨리었다. 사실 그런 그녀의 눈동자를 제대로 볼 수도 없을 것이었다. 선영의 땀에 절은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들러붙어 반쯤 시야를 가리고 있었기에.



“야, 씨발. 혼자 재미보기냐? 어떠냐, 이년 보지 맛은?”



“죽여주는데, 큭큭. 꽉꽉 조이는 느낌이 아주 좋아. 그동안 따먹었던 년들이랑 비교해본다면 음…. A-정도? 이년이 흥분한다면 더 높을 수도.”



“까고 있네. 큭큭큭. 대학도 안다니는 녀석이 학점을 매기기는. 적당히 하고 나와. 나도 좀 맛봐야 하니까.”



사정없이 박아대는 노란 머리 청년의 허리 뒤로 내뻗어져있는 선영의 하얀 다리에 자극을 받았는지, 뒤에서 구경하던 패거리들도 각자 자지를 빼들어서 손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옆에서 선영의 두 손목을 붙잡아 위로 쳐들고 있던 남자는 자기부터라고 눈을 치켜들었고, 그들만의 즐거운 신경전이 벌어지는 동안 선영은 여전히 지옥길을 거니는 고통을 맛봐야 했다.



그리고 이윽고.



사정의 기운이 올라오는지 보지에 자지를 박아대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노란 머리 청년의 이마에도 송글송글 땀이 맺어갔다. 그는 이를 드러내며 미소짓는 자태 그대로 중얼거리듯 내뱉었다.



“자, 이쁜이. 네 보지 속에 정액을 넣어줄 시간이다.”



“으으윽…… 윽…… 끄읏…….”



“질내 사정이야. 크하하핫. 으으으음! 이거 정말 죽여주는걸?”



푸우우욱, 쑤욱. 팍팍팍팍팍!



“아아아…… 안 돼, 안 돼. 제발…….”



“하하하하핫!”



굵직한 자지로 그녀의 질 내부를 거칠게 마찰시키던 청년은 그녀가 애원할수록 더욱 큰 절정으로 가는지 광기에 가까운 폭소를 터뜨렸다. 옆에서 구경하던 패거리들의 웃음소리도 커졌고, 담 너머 구경하듯 바라보는 손님들의 시선도 흥미로움에 가득 차서 소리없이 침을 삼켜대고 있었다. 꿀꺽.



그러나 선영의 애원 속에는, 물론 죽음보다 더할지도 모르는 무참한 강간의 현장 속에서 구원의 손길을 바라는 무의식도 포함하고 있었지만, 한가지 더 문제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그녀의 생기 없는 눈동자가 별안간 커지었다. 바로… 자신의 내면 속에 잠식되어 있던 그 무언가가 서서히 눈을 뜨고 있는 신호와도 같은 증거. 선영은 예전에 성진과의 섹스에서 느꼈던 그 기묘한 감각이 격통 속에서도 뚜렷하게 느껴지는 것에 전율하듯 몸을 떨었다.



“나… 나와. 안 돼…! 제발……! 제발 멈춰줘…….”



마지막 힘을 짜내 간신히 입을 놀리고 있었으나 당연하게도 사정 직전의 피스톤 운동에 몰입하고 있는 청년에게는 들릴 리가 만무했다. 혹 들렸다 하더라도 그는 그 행위를 멈추지는 않을 것이었지만 어쨌거나. 강제적이긴 했지만 섹스라는 것은 본래의 선영이 끌어내어질 정도로 그녀에겐 강렬한 기억이었고, 동시에 그리운 기억이기도 했다. 잠식되어있던 본래의 선영은 그 불쾌한 감각과 기억과 짜증스러움과 익숙함과 설레임과. 그런 통일되지 않은 엇맞물리는 감정들이 자신을 휘감아오는 걸 느끼곤, 도무지 무의식의 세계에 안주할 수가 없어 현재의 선영을 짓누르고 다시금 나오게 되고 있었다.



“본래의 내가… 본래의 내가 나온다고…….”



옆에서 선영의 두 손목을 위로 쳐들어 봉쇄하고 있던 남자만이 얼핏 의미모를 그녀의 중얼거림만 들었을 뿐이다. 노란 머리 청년은 한껏 기합을 토하듯 자지를 그녀의 보지 속에 처박았다.



“흐읍…!”



짧고 굵은 그의 기합소리와 함께 그녀의 질 내부로 물밀 듯 쏟아져들어가는 그의 정액.



그리고 눈뜬 본래의 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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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칵-!



“…….”



TV 위를 닦으며 청소하던 성진은 그 위에 놓여진 리모콘을 걸레로 쳐서 떨어뜨리는 실수를 하고는 잠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곤 몸을 숙여서 리모콘을 주워들었다. 하지만 그가 그것을 다시 TV위에 올려놓으려는 순간 미끄러지듯 리모콘은 그의 손아귀를 떠나 바닥에 다시 떨어졌다.



성진은 조금 고개를 갸웃했다. 떨어진 리모콘은 뒤의 건전지 커버가 완전히 분리되며 건전지가 튀어나와 데굴데굴 굴러갔다. 스프링이 튀어나와있는 그 내부를 바라보던 성진은 문득 알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 자신을 스멀스멀 덮쳐오는 것을 느꼈다. 어쩐지 오한이 일 듯한 그 느낌에 성진은 추위라도 타는 것처럼 자신의 팔을 몇 번 매만져보곤 무심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는 집안. 적막하기 그지없는 원룸 내부에서 성진은 잠깐 공포감 비슷한 것을 느끼고는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그는 다시 리모콘을 주워들고는 건전지가 굴러간 쪽으로 몇 걸음 내디뎌서 그것도 주워들었다. 그리고는 우두커니 서서 자신의 손에 들린 건전지를 내려보았다. 한동안 그것을 바라보던 성진의 입에서 무심코 그녀의 이름이 튀어나온다.



“은선영…?”



‘카잔 전쟁’을 주로 시청하던 선영의 모습이 리모콘에서 느껴져서였을까. 성진은 왜 갑자기 그녀의 이름이 튀어나왔는지 자신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곤 터벅터벅 침대로 걸어갔다. 침대 시트에 앉아 건전지를 다시 리모콘에 끼워 넣고 커버를 덮어씌우는 성진.



문득 그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성진이 있는 원룸은 지상 2층이었고, 바깥으로는 몇 개의 다른 건물 벽들과 함께 어둑어둑해져가는 풍경을 보게 되었다. 곧 저녁식사 시간이 될 텐데, 이 녀석은 어디서 뭘 하느라 오지 않는 거지? 역시 내가 좀 심하게 말을 했나? 그렇다곤 해도…. 성진은 청소를 마저 마무리지을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리모콘을 만지작거리며 한참동안 창문 밖을 응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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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추천수는 별 신경 안쓰려 하는데, 그렇다곤 해도 예전에 비해 너무 적네요 ㅠㅠ 너무 비극적 분위기로 치달아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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