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의 거래 - 상편


어렵게 운영하던 회사가 망했다.. 


아니... 아버지가 피땀을 흘려 일구워 놓은 모든 것들이 앞으로 삼일 후가 지나면 모두 날아가 버린다.. 








이제 겨우 마흔 둘... 


주위 친한 친구들은 충분히 재기할 수 있으니 이번 사태는 어쩔 수 없이 물러나라는 얘기를 서슴없이 한다. 


결국 술을 먹다가 대판 싸우게 되었고, 코피를 흘리며 홀로 포장마차에 앉아 있는 나다.. 


친구의 말이 틀리지 않는다는 걸 알 고 있었지만.... 


그걸 쉽사리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나다..... 








한참을 멍하니 플라스틱 테이블의 딱딱한 감촉을 손으로 느끼며 그렇게 앉아 있었다... 


아내의 전화가 걸려온다.. 








이미 모든 사정을 알고 있었고,, 백방으로 내게 도움을 주려고 뛰어다녔던 아내였기에.. 더 전화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때 같이 마시던 불알 친구중 지방으로 이사를 간 친구가 나와 싸운 친구를 보냈는지 다시 돌아와 내 옆에 앉는다.. 








"빛이 얼마냐?" 


"급한건 32억...." 


"휴.... 어마어마한 금액이내.." 


"그것만 막으면 나머지는 충분히 해결 할 수 있는데......" 


"그래?.........." 


"크크크.. 저승에 가서 아버지를 어떻게 만나뵙냐......이런 불효가 어딨겠어.. 


"재수씨는?? 지금 걱정 많이 하고 있을텐데.. 전화라도 해 줘야하는거 아니야?" 


"그러게... 근데 전화해서 뭐라고 하냐...." 


"................" 


"크크크킄..." 


"철민아.. " 


"응..?" 


"한가지 방법이 있긴한데...." 


"뭔데??" 


"아니다........" 


"야!! 지금 장난하냐?" 


"아니야... 이건 아무리 그래도 아닌거 같다.." 


"뭔데. 말이라도 해봐.." 


"..........." 


"너 재수씨 사랑하지?" 


"뭐??,...." 














갑자기 이 친구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도통 알아 들을수가 없어 대답을 못하고 있자.. 그냥 술이나 먹자고 말을 돌린다.. 


나는 지금 상황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팔 수 있었기에 친구에게 애원하듯 그 방법에 대해서 물어보게 되었다.. 








조용히 술잔을 비웠다.. 


믿기지 않은 얘기를 듣게 된 나는...술잔만 비울 수 밖에 없었다.. 














"재수씨 정도면 아마 네가 말하는 금액정도는 오케이 될거야..." 


".................." 


"믿기 어렵겠지만....그런 일도 있더라.." 


"그래서.. 지금 나보고 아내를....." 


"그러니까 얘기 않하려고 했던거야...어차피 시간도 3일남았다면서... 너무 빠듯해..지금 연락한다고 해도 심사하는데 하루나 걸리니..." 


"근데 넌 어떻게 이런 걸 알고 있는거냐?" 


"나??.............휴............." 


"너 혹시!!" 


"난 돈대신... 다른 걸 걸었지....." 


"뭐?" 


"내가 급하게 이사가기 전에.. 차 사고 있었다는 거 알고 있지.." 


"응.. 그거 잘 해결 됐다며.." 


"크크크크크......사람을 죽여놓고.. 해결이 되겠냐.." 


"그..그럼???" 


"응... 결국.... 이러고 살고 있다.." 


"재수씨는 너랑 같이 사는거 아니야?" 


"그러게...같이 살고 있는데.........이걸 같이 산다고 해야 하나.." 


"....................." 


"얘기 해놓고 보니까.. 너한테 미안하내... 못 들은걸로 해라...가자!" 


".........." 














대리를 불러 집에 도착한 나는 울다 지쳐 잠이 들었는지 식탁위에 팔을 괴고 앉아 잠이 든 아내를 보게 되었다. 


아내가 일주일 사이에 살이 너무도 많이 빠져 보인다.. 


조용히 아내의 어깨에 손을 얹자 아내는 눈을 비비며 일어섰다.. 














"밥은?? 밥 먹었어요?" 


"응.. 대충 때웠어.." 


"몸 상해요....밥 차릴게요..조금이라도 드세요.." 














가슴이 뭉클하다..곱게 자라 나보다 7살이나 어린 35살의 나이로.. 선생님이란는 직업을 가지고 있던 아내로 도둑놈이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결혼을 했는데.. 


어릴때부터 고생을 많이 하고 자라 그 흔한 학원도 한번 안 다녀봤다고 자랑을 하며 명문대를 졸업해 선생님이 되어 한창 러브콜을 받고 있던 아내에게 우연히 학교 증측일로 들렸던 내가 한눈에 반해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겨우 결혼에 성공했었던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지금 시간이 12시인데 날 보자마자 밥부터 챙겨주는 아내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띠띠리리리~~~링~~~" 














주머니에 넣어둔 전화기가 울린다.... 혹시나 여기저기 부탁해놓은 사람들에게서 걸려왔을지 모른다른 생각에 급히 전화기를 꺼내 본다.. 


포차에서 헤어진 그 친구였다.. 


내 표정이 다시 굳어지자..식사를 차리던 아내가 날 빤히 쳐다본다.. 














"여보세요.." 


[나다.. 안잤지?] 


"그래.. 무슨 일이냐? 이시간에.." 


[혹시나 전화해서 물어봤는데....시간은 될거 같다고 해서....] 


"미친놈.. 야! 전화 끊어..." 














나는 전화기를 쇼파에 던져버리곤 그대로 식탁의자에 앉았다.. 














"누구에요?" 


"민서....." 


"민서오빠가 왜요?" 


".........................." 


"왜요?? 혹시 돈 융통해 준데요??" 














아내의 얼굴에 기대가 찬 표정이 그대로 내 눈에 보여졌다.. 














"아니야...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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