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캐 이야기 - 1부 12장

RED TALES # 012



▣ 암캐 클럽



※ For BDSM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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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er들의 네트워크는 지극히 빈약하다. SM 세계를 기웃거리는 사람들은 많지만 팹섭의 절대적 부족과 문화의 부재는 SM 모임의 형성과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SM 클럽이 성공하려면 적어도 다음의 조건들이 필요하다.

1. 팸섭이 반드시 필요하다.

2. 팸섭을 공유해야한다.

3. 쾌락보다는 SM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SM 클럽의 핵심은 팸섭이다. 이리저리 포장해 보아도 결국 SM은 섹스의 한 형태이다. 섹스가 자위가 아닌 이상 파트너가 반드시 필요하다. 섹스의 세계에는 언제나 여자가 부족하다. SM의 세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한층 더 두드러진다. SM에 관심을 가지는 초보자들은 이 세계에서 쉽게 파트너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덤벼들지만 몇 날 며칠 낚싯대를 드리우고 기다려 봐도 입질하나 없는 것이 이 세계이다. 파트너 특히 팸섭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는 것을 아는 순간 사람들은 호기심을 접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 SM에 완전히 매료된 사람들이다. 팸섭은 약자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발을 들여놓기 어려운 곳이 SM의 세계이다. 그래서 먼저 SM 문화를 만들고 남자들을 훈련시킨 다음 팸섭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정한 암캐를 조교한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



팸섭을 공유해야한다는 것은 단순히 팸섭의 숫자가 적기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팸섭이 적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유해야하는 측면이 있지만 1:1의 관계에만 머물면 그것은 소꿉장난 같은 SM이 되어 버린다. 팸섭을 진정으로 조교하기 위해서는 공유를 통해 섹스에 대한 수치심이 없어지도록 조교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것은 돔을 훈련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섹스가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의 수단이 될 때 비로소 암캐가 되어 진정한 오르가즘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공유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과 플레이의 기회를 준다. 팸섭은 공유되는 순간 걸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암캐로 성장하여 SM계의 여신이 되는 것이다. 돔들은 공유를 통해 섹스를 통해 섭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쾌락을 쫓기 보다는 SM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SM은 섹스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섹스가 아닌 문화가 있는 섹스이다. 서로 이해하며 비난하지 않고 욕망을 표출하여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섹스이다. 몰래 숨어서 아닌 척 내숭떨며 몰래하는 섹스가 아니라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적 욕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진짜 섹스인 것이다. 문화적 이해가 없는 SM은 그저 자기 파괴적인 변태 놀이에 불과하다. SM은 하나의 삶의 방식이다. 우리는 당연한 것을 아닌 척 답답하게 숨기며 살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자지, 보지’ 같은 말은 금기시 되는 말이다. 누구나 하고 있지만 누구도 한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 섹스이다. 어떤 것이 더 변태스러운가? 문화라는 말은 막무가내하고 제멋대로 굴지 않는다는 뜻이다. SM은 거짓과 위선의 세계에서 진실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 될 수 있다.



마스터 역시 보통의 사람처럼 SM의 세계를 거부하고 평범한 섹스의 세계로 돌아갔던 적이 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 안의 욕망, 섹스에 대한 탐닉과 모험은 감출 수 없는 것이었다. SMer라는 자신의 성향을 부정하고는 결코 행복해 질 수 없었다.



마스터는 결국 스스로 BDSM 클럽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마스터의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1. Bondage and Discipline, Domination and Submission, Sadism and Masochism

이 중 Sadism과 Masochism은 안전상의 이유로 원칙적으로 플레이에서 제외했다. 조교 과정에서 처벌의 도구로 사용할 수는 있다.



2. 섹스에 대한 모든 욕망을 토론하는 곳, 그리고 합의 된 것을 실행해 보는 곳.



3. 회원수는 5명으로 한다. 한 명의 팸섭을 4명의 돔이 공유한다.

마스터 남자 회원 3 팸섭 1

물론 팸섭이 2명 되는 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4. 쾌락만을 즐기는 집단이 아니라 문화로서 SM을 즐기는 소규모 공동체를 조직한다.

SM 클럽은 공동체이자 종교이다.



5. 회원들의 사회적 신체적 안전을 고려한다.



6. 암캐는 공유되지만 소유권은 마스터에게 귀속된다.



7. 매주 정기적인 모임을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모임을 갖는다.



8. 회원은 최소 매달 2번 이상 모임에 참석해야 한다.



9. 회원은 클럽의 비밀을 외부에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



[팸섭에 대한 약속]

팸섭에게 영구적인 상처를 남기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팹섭이 동의한 플레이와 조교를 한다. 플레이나 조교 전 충분히 상의하고 합의 한다.

팹섭은 암캐의 인격을 가지도록 조교하되 한 명의 인간임을 잊지 않는다.

팸섭의 신체적, 사회적 안전을 보장한다.



[여성 회원의 조건]

섹스를 좋아할 것.

BDSM에 관심이 있을 것.

허리/엉덩이 비율이 0.7 이하일 것.



예상했던 대로 빗발치는 연락은 없었다. 간혹 호기심에 쪽지나 메일 보내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팹섭이 없는 클럽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신을 여자라고 주장하는 메일도 있었지만 음성채팅이라도 하자고 하면 하나 같이 할 줄 모르거나 헤드셋이 없다는 핑계를 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눈에 보아도 특별한 메일을 받았다.

조금 인용하자면 “SM 문화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어요. 항상 섹스에 대해 죄의식 같은 게 있었는데 이 말을 듣자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어요 [중략] 괜찮으시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마스터는 그녀가 여자임을 확인하고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 to be continued ─

※ 암캐 되기에 관심 있는 여성은 쪽지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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