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 단편

학교에서


이번이 세번째다.
난 또 전학을 왔다.
이번에도 저번처럼 남녀공학이다.
다른 학교와 별다른 차이는 없었다.
한가지만 빼면 말이다.
화학을 가르치는 변선생님, 아이들은 변태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처음엔 성이 변씨라서 붙여졌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곧, 그 선생님의 행동에서 붙여진것이란걸 알 수 있었다.
자그마한 키에 깡마른 체구, 네모난 안경
외모상으로는 별로 특이한 점은 없었다.
그 평범한 모습속에 교사로서의 자격이 의심스럽게 느껴지는
변태적인 기질이 있음을 몇가지 사건을 통해 알수 있었다.
수업시간에 어려운 화학문제를 내고는 몇명을 지적해서 앞에 나와서
칠판에 풀게한다.
어려운 문제는 항상 반반한 여학생의 몫이다.
물론 번호를 무작위로 지적한다지만 의도된 일이란걸 난 느꼈다.

오늘은 희영이가 걸렸다.
내가 보기에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반반한 얼굴에, 노는 애로 소문난 희영이가 풀기에는 힘들어보였다.
역시나 희영이는 손도 대지못하고 포기했다.
"이년아, 이렇게 쉬운 문제도 못풀어? 응?"
변선생이 교편으로 희영의 몸을 쿡쿡 찌르며 언성을 높였다.
교편의 끝이 향한곳은 배꼽근처가 대부분이었지만 가끔씩 희영의 봉긋한
젖가슴을 찌를때도 있었다.
희영은 입을 다문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궁지에 몰린 쥐를 모는 고양이처럼 변선생은 희영이를 몰아붙였다.

"야, 이 보지같은 년아, 푸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거 아냐? 응?"

보지라니. 교사로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수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여학생들이 있는 앞에서..

난 아이들의 눈치를 살펴보았다.
아이들은 변선생의 말투와 행동에 익숙해진 듯 조용했다.
내가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렸을때,
변선생은 교편을 희영의 치마중심부분, 희영의 보지근처에 대고 빙빙 돌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교편을 힘을 주어 밀었다.
그 바람에 희영이 밀려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희영은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오른듯 고개를 들고 변선생을 노려보았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이년이 어디서 두 눈 부릅떠고 선생님을 노려봐?"
변선생이 출석부를 집어들더니 희영의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희영이도 지지 않았다.
출석부를 피하기는 커녕, 오히려 때려보라는 듯이 얼굴을 앞으로 내밀었다.
변선생이 열받은 건 당연하다.

"오늘 수업 안해도 좋아, 하지만 네 년 버릇은 고쳐놓겟어."
"엎드려 뻗쳐."

희영이 머리를 칠판쪽으로 향한채 바닥에 손을 짚고 엎드렸다.
평소에도 희영의 교복치마는 범생들과는 달리 무릎위로 5센티정도는 올라와있다.
지금은 15센티정도는 올라와 있어서 뽀얀 허벅지 뒷부분이 드러나보였다.
변선생이 사용하는 매는 대나무를 얇게 쪼개어 만든것인데
주위에서 흔히보는 30센티 플라스틱자와 비슷한데 길이가 1미터쯤 되는 것이었다.
변선생이 오른손에 매를 쥐고는 위로 올리더니 힘껏 아래로 내리쳤다.

"철썩, 철썩,--철썩..."

매를 맞은 희영의 하얀 허벅지가 붉으스름하게 변했다.

"찰싹, 찰싹.."

변선생의 표정을 살폈다.
여자의 하얀 허벅지를 때리며 손끝에 전해지는 짜릿한 쾌감을 즐기는게 분명했다.
내게 지금 이 장면은 쇼킹한 것이었다.
여학생은 때리지 않고 벌을 서게 하거나, 때리더라도 손바닥이나 손등이 고작일텐데.

종아리를 때리면 치마를 입는 여학생에게 맞은 부분이 표시나기 때문에 피하고
엉덩이나 허벅지를 때리면 성폭행의 소지가 있어서 안된다.
반장이라도 나서서 말려야 될텐데.
난 반장을 힐끔 쳐다보았지만 나설것 같지는 않았다.
난 상황을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처음엔 이를 악물고 잘참아내던 희영이도 매질이 계속되자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하얀 팬티가 곤색치마사이로 언뜻 비칠때도 있었다.
매에는 장사가 없다더니
마침내 희영이 울음을 터뜨리며 바닥에 주저앉아 빌기 시작했다.
"선생님, 자~잘못했어~요. "
변선생은 그제서야 만족한 듯 매를 멈췄다.
"잘못을 뉘우친다니 용서해주지. 다음번에 걸리면 국물도 없어..."
희영이 절뚝거리며 자리로 들어가 앉았다.
변선생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와있었다.
"으~험, 자 교과서 125페이지....."

공포의 수업시간이 끝나고 , 짝꿍인 태형이에게 물어보았다.
복도에서 인사를 하며 지나치는 여학생의 엉덩이를 토닥인다던가
문제푸는걸 도와준다며 여학생의 몸에 자신의 몸을 밀착시키고 귀에다
뜨거운 숨결을 불어넣는다든가
심지어는 젖가슴을 주무르기도 한다고 했다.
그런 일을 문제삼아 학부형이 찾아오기도 했었지만, 변선생이 징계당하기는
커녕 오히려 피해 여학생이 전학을 가야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학교이사장이 그의 외삼촌이라는 말도 있었다.
아이들은 변선생의 행동에 익숙해져갔고 자기만 당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했다.
두번씩 문제를 일으켜 전학온 나를 받아줄 정도의 학교라면 수준이 낮았고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삼류학생이라는 열등감이 은연중 자리잡고 있는 듯 했다.

변선생의 행동은 점점 더 폭력적, 선정적으로 변해갔다.
이상이 내가 태형이에게서 들은 것이다.

"희영이도 곧 전학갈거 같은데. 쩝~ 예쁜애가 또 한명 줄겠군."

태형이 한숨을 내뱉었다.

한 번은 이런일도 있었다.
모의고사시간이었다.
고3이라 , 전학온지 얼마되지 않은내게도 모의고사가 닥쳐온것이다.
2교시 감독선생으로 변선생이 들어왔다.
컨닝은 꿈도 꾸지 못했다.
변선생은 교실을 어슬렁거리며 커닝을 감시했다.
변선생이 내 쪽으로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난 지은죄도 없이 괜히 주눅이 드는 듯했다.
갑자기 변선생이 내 옆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난 괜히 내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나 싶어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 너, 컨닝했지?"

난 조금지나서야 내게 물은게 아니란걸 알수 있었다.

"아~아니요. 선생님. 저~전 그런적 없는데요."

예쁜 여자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목소리만큼 얼굴도 예쁜 지혜였다.
지혜는 내가 전학온 첫날부터 눈여겨봐둔 애였다.
깜찍하고 예쁜 외모가 주위의 여학생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었다.
더욱 관심을 끈건 지혜가 공부도 잘한다는 것이었다.
예쁜애는 공부를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린것이 지혜였다.
이런학교에 다니기에는 아까운 애였다.

설마, 지혜가 컨닝을..

시험칠때는 한줄씩 배열을 한다.
지혜는 내 옆줄 바로 뒷자리에 앉아있었다.

"니가 뭔가를 급하게 감추는걸 봤는데.."

변선생이 지혜쪽으로 한걸음 다가갔다.

난 곁눈으로 뒤를 살폈다.
변선생의 뒷모습과 그 앞에서, 창백해진 지혜의 얼굴이 보였다.
그러고보니 변선생이 걸어올때 지혜가 의자를 앞으로 당겨서 앉는 소리가 들린것도 같
았다.

변선생이 다가오니까 나처럼 긴장해서 그런걸거야.

난 지혜가 컨닝같은건 하지 않을 애란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더 좋아하는지도 몰랐다.

"어디다 감췄어?"
"저~정말이예요. 저~전 아무짓도 안했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변선생이 지혜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지혜의 눈이 커지고 입술이 약간 떨렸다.
곧 변선생의 입에서 경악스런 말을 들을수 있었다.

"치마 걷어올려봐."

변선생은 지혜가 컨닝쪽지를 치마속에 감추었다고 생각한것 같았다.
아니야. 변태도 지혜가 컨닝안했다는걸 알면서 일부러 그러는 걸거야..

"서~선생님, 저~정말, 저~전 아~안했어요."

지혜의 울먹이는 표정을 보니 내 가슴에 뜨거운것이 일었다.

"그러니까. 치마 걷어 올려보라구. 니가 결백하다면 왜 못해. 분명 치마속에 숨기
고 있으니까 ...."

변선생은 지혜가 치마를 올리길 은근히 강요하고 있었다.
지혜가 가만히 있자, 변선생이 교편을 지혜의 무릎에 대었다.
변선생의 교편에 의해 지혜의 치마가 들추어졌다.
변선생은 교편으로 지혜의 치마를 들추고는 지혜의 아랫도리를 감상했다.
나도 지혜의 분홍색 팬티를 볼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평소에 지혜를 보면서 응큼스럽게도 지혜의 알몸을 상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지혜의 팬티를 보니 기분이 묘했다.
변선생은 한동안 지혜의 아랫도리를 훑어보다가 치마를 교편을 치웠다.
치마가 지혜의 속살을 가려주었다.

"음~ 그러니까 의심갈 행동은 하지마라. 성적낮은 놈은 용서해도 컨닝하는 놈은
절대 용서못한다. 성적보다는 올바른 인성이 중요하니까.."

변선샌이 되먹지 못한 소리로 그 사태를 무마해나갔다.

시험이 끝이났다.
지혜는 책상에 엎드린채 울고 있었다.
아마 지혜근처에 있는 아이들은, 특히 남학생은 지혜의 팬티를 보았을것이다.
지혜가 측은해보였다.
하지만 아무런 위로의 말도 해줄수 없었다.
무슨말이 위로가 될수있을까.
이 사건으로 지혜를 향한 내 마음이 더욱 깊어졌다.
변태선생을 향한 내 증오가 깊어진 것처럼...

그러던 어느날, 난 변태선생의 간교한 만행을 눈으로 목격하고야 말았다.
정말 참을수 없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살인을 저지르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니까...
아침부터 지혜와 희영이가 교무실에 불려갔다.
첨에는 무슨일인지 몰랐었다.

오후 화학시간이었다.
변선생이 들어오자마자 지혜와 희영을 앞으로 불러냈다.
변선생은 학생과장선생님이었다.
물론 이사장의 빽으로 되었겠지만.
아무튼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을 혹독하게 다루기로 유명했다.
희영이는 그렇다쳐도 지혜가 무슨잘못을 했을까?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전날밤에 희영이와 지혜가 나이트에 가서 다른학교 남학생들과 술을 마시다가
옆테이블의 직장인들과 시비가 붙어서 싸움을 벌였던거 같았다.
경찰서로 모두 불려갔고, 고등학생 신분이 발각되어 학교로 연락이 온것이다.
마음씨 좋은 우리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무마시키려는데
변태가 아이들이 모두 들으라고, 수업시간에 두 여학생을 불러놓고 뭐가 그리 즐거운

떠들어대고 있는것이다.

"잘한다 잘해. 기집애들이 술을 마시고 남자들과 어울려?
술마시고 뭐할려고 그랬어?
여관가서 남자와 같이 잘 생각이었어?"

"지혜는 아무잘못 없어요. 제가 가자고 했어요."

희영이와 지혜는 한 아파트에 산다.
날라리인 희영이와 모범생인 지혜가 친하게 지낸다는게
이상해보였지만.
자주만나면서 친해졌고
어제 그러니까 일요일에는 희영이랑 바람쐬러 여기저기 다닌것 같았다.
물론 사복을 입고서..
어쩌면 둘다 변선생에게 당한 피해자이니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쉽게 친해
진거 같았다.
그러다 희영이가 지혜에게 스트레스를 풀자며 나이트갈것을 요구했고
지혜도 따라간거 같았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지혜는 운이 없었다.

아무튼 변선생은 수업시간 절반을 두 여학생에게 성적인 언어폭력을 하며
보냈다.
쉬는시간에 태형이가 내게 말했다.

"아무래도 변태가 지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거 같은데.."
"무슨 뜻이니?"
"변태의 습성이 한 여자를 찍어놓고서 괴롭히거든..한동안 희영이를 괴롭히더니
희영이가 쎄게 나오니까 이제는 지혜를 찍은거 같아서. 저번 시험때 지혜치마를
들춘거 너도 봤쟌아..아무튼 개새끼라니까.."

태형의 말을 듣다보니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았다.
불안했다.
알수없이 뭔가가 불안했다.
그리고 그 불안은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그 날 저녁이었다.
야자시간이라 다른 선생님들 모두 퇴근하고 변선생이 감독선생님으로 남아있었다.
2학년 후배하나가 문을 빼꼼 열더니 들어왔다.

"여기 김지혜누나 있으면 교무실로 오라는데요.."

지혜가 일어서더니 교실을 나갔다.
아이들은 나이트사건때문에 변선생과 상담하러 가는거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내 생각은 달랐다.
그렇다면 희영이는 두고 왜 지혜 혼자만 부른단 말인가?
지혜가 가고 5분쯤 있다가 나도 일어섰다.
"
어디가려고?. 변태있을땐 왠만하면 튀지마라."

태형이 말했다.

"잠깐 화장실에 가려고."

태형이 씨익 웃었다.
아마 내가 담배피우러 간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난 곧장 교무실로 가보았다.
창문으로 안을 살펴보았지만 변선생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물론 지혜도 보이지 않았다.

어디갔을까? 분명 교무실이랬는데..

난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
순간 내 머리속에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설마!

난 숙직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학교 숙직실은 학교건물 뒷편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아름드리 나무들뒤로 담이 있었고 그 담너머가 숙직실이다.
깜깜한 길을 걸어서 숙직실로 다가가자 담너머로 불빛이 비쳤다.
사람이 있는게 분명했다.
주위에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낮에도 이곳은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다.
학생들이 이쪽으로 올 일이 없기 때문이다.
난 담모퉁이를 돌아 발소리를 죽이며 숙직실 건물로 다가갔다.
옛날에 지은 낡은 단층건물이었다.
안으로 밀고 들어가는 방문이 눈에 들어왔다.
방문은 닫혀있었다.
옆에 있는 네모난 창문으로 형광등 불빚이 새어나왔다.
두 짝으로 된 창문인데 열십자모양의 나무창살로 네개로 나누어진 각각의 투명한 유리
창에는 불투명한 하얀 비닐이 붙여져있어서 안을 볼수 없었다.
방문앞에 놓여진 두켤레의 신발.
까맣고 앞부분이 넓은 낡은 구두, 아마 변태의 신발일것이다.
그리고 하나는
역시 까만색이지만 작고 가늘어서 여자구두란걸 알수 있었다.
지혜의 구두일거라는 생각이 들자 가슴이 쿵쾅거렸다.
난 창문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여름이라 문을 열어놓을만한데도 창문은 닫혀있었다.
모기가 들어오는걸 막으려고 닫았다 생각해도 닫혀진 창문을 대하니
예감이 안좋았다.
창문은 아랫부분이 내 목에 닿았다.
비닐은 오래전에 붙인듯 먼지가 뭍어 거의 회색에 가까웠다.
운이 좋게도 왼쪽 아랫부분에 비닐이 조금 찢겨져 있었다.
내 눈하나 크기 정도는 들어갈정도로.
난 찢겨진 비닐사이에 눈을 대고는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방은 작았다.
오래된 구형냉장고가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고,
14인치 TV가 눈에 들어왔다.
방구석 한켠에는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방한가운데 두 사람이 있었다.
변선생과 지혜가 마주보는 자세로 앉아있었다.
난 두사람의 옆모습을 볼수 있었다.
변선생이 일방적으로 떠들고 지혜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무슨말을 하는지 잘 들리지 않았다.
난 마음을 가라않히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말소리가 들렸다.
또렷히 들리지는 않았지만 무슨내용인지는 알수 있었다.
변태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천정으로 희뿌연 담배연기가 자욱하게 퍼져나갔다.

"내말대로 하는거다. 알았지?"

뭘 내말대로 한다는 것인가?
지혜는 아무말도 없었다.

"나도 눈감아 주고 싶지만 교칙이 있으니..
어쨌든 경찰서까지 간건 최소한 정학감이야. 너희 부모님이 너
정학맞은거 알면 어떨까? 너희 아버지 심장이 약하시다 들었는데
쓰러지실까 걱정이다. 아직 집에는 안알렸지만 니가 정학을 먹으면
알게될텐데..."

변선생이 담배를 재떨이에 부벼껐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구석에서 이불을 꺼내어 방바닥에 깔았다.

"자~ 내 말만 잘들으면 이번일 없던걸로 해줄께..."
변선생이 지혜의 옆으로 다가가 앉더니 교복상의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난 맥박이 빨라짐을 느꼈다.

개새끼..

지혜의 상의를 벗기고는 ,
깔아놓은 하얀 이불위로 지혜를 반듯하게 눕혔다.
곧 지혜의 치마가 변선생의 손에 의해 벗겨져나갔다.
변선생은 지혜의 몸을 탐욕스럽게 훑어보며 넥타이를 풀었다.

아! 지혜야.

난 잠시 눈을 감았다.
뭔가 해야겠는데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내가 다시 눈을 떳을때,
변선생은 사각팬티만 입은채로 지혜의 옆에 비스듬히 누워서
지혜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음~"

변선생은 낮은 신음소리를 내며 지혜의 몸을 더듬었다.
브래지어속으로 손이 들어가더니 젖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

한동안 지혜의 젖가슴을 희롱하던 변선생의 손이 아래로 내려왔다.
보드라운 배위를 미끄러져내려와 팬티위를 쓰다듬었다.

"음~~"

변선생의 손이 지혜의 허벅지를 몇번 쓰다듬다가 다시 팬티위로 올라왔다.
그리곤 거침없이 지혜의 팬티속으로 들어갔다.
변선생은 지혜의 팬티속에 손을 집어 넣은채로 보지를 주물럭거렸다.

"음` 좋아~"

지혜는 다리를 모은채 눈을 감고 있었다.
흥분을 참지 못한 변선생이 벌떡일으나 지혜의 상체를 일으켰다.
지혜의 등뒤로 손을 돌려 브래지어를 풀고는 벗겨냈다.
지혜의 젖가슴이 불빛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커지는 않지만 예쁜 젖가슴이었다.
지혜의 젖가슴을 보자 자극을 받은 변선생의 신음소리가 커졌다.
우악스런 손으로 지혜의 여린 젖가슴을 쥐고는 주물렀다.

"음~~~"

더이상 참을수 없었던지
변선생은 지혜를 다시 눕히고는 지혜의 팬티를 찢을듯이 벗겨냈다.
지혜는 선생님께 알몸을 드러내보이는 수치심으로 입술이 떨렸다.
어서 이 악몽같은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랬다.
변선생은 지혜의 보지를 뚫어질듯 쳐다보며 사각팬티를 서둘러 벗었다.

"꿀~꺽!"

변선생이 침을 삼키며 지혜의 몸위로 올라갔다.
지혜의 오므린 다리를 벌리고는 지혜의 알몸을 덮었다.
변선생의 자지는 체구에 비해서 컸다.
여고생앞에서 사정없이 커져버린 자지는 굵지는 않았지만 길었다.
변선생은 자지를 쥐고는 구멍을 맞추었다.
그리고는 지혜의 얼굴을 보면서 보지에 천천히 밀어넣었다.

"아~악!"

지혜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보지가 찢어지는 고통의 신음소리였다.
고통에 지혜가 몸을 빼려하자 변선생은 오히려
지혜를 자기의 몸으로 더 바짝 끌어당겨 안고는
자지끝까지 깊숙히 밀어넣었다.

"음~ 조금만 참아. 첨엔 다 그런거니까.."

자지의 움직임이 조금 자연스러워지자
변선생은 갸날픈 지혜를 끌어안고는 허리를 빠르게 움직였다.

"아~악!"
"퍽,,퍽.. 철퍽..퍽...퍽......"
"음~~~~음~~~"

지혜는 변선생에게 깔린채로 어서 이시간이 지나기만을 간절히 원했다.
변선생이 허리의 움직임을 잠시 멈출때면
어김없이 지혜의 입술이며 볼이며 귓가, 목덜미를 빨았다.

"쩝,~"

지혜의 알몸에 조금이라도 자신의 몸을 더 밀착시키려고 몸을 부비면서
지혜의 예쁘장한 얼굴을 빨았다.

변선생이 상체를 일으키더니 그 상태에서 지혜의 다리를 더 넓게 벌렸다.
자지가 보지속을 들락날락거리는 모습을 눈으로 보며 즐기면서 허리를
발정난 돼지처럼 움직였다.

"퍽~퍽.퍽,퍽,,퍽,,퍽....."
"으~~~~~~"

변선생은 자지를 조금이라도 더 깊숙히 지혜의 보지속에 넣어려고 안달했다.
최대한 깊숙히 쑤셔넣고는 원을 그리듯이 허리를 돌렸다.
지혜의 보지속살이 자지끝에 닿는 감촉을 최대한 느끼려는듯이..
그러다가 더는 못참겠는듯.
자지를 급하게 보지에서 꺼내었다.

"으~~~~~~~~~~~~"

자지에서 정액이 흘러나왔다.
변선생은 자지를 쥐고서 아래위로 빠르게 흔들며 끈적한 좆물을 지혜의 허벅지에
뿌려댔다.
사정이 임박해서 보지속에서 자지를 꺼낸다는게 쉽지는 않다.
안에다 싸고 싶은게 욕망이다.
그런걸 보면 변선생은 치밀한 놈이 틀림없다.
혹시라도 지혜가 임신을 할까봐 인내력을 발휘해서 자지를 꺼낸것이다.
여고생을 상대로 욕망을 채운 변선생은 만족한듯 입가에 웃음을 흘리며
두루말이 화장지를 몇칸떼어내어 지혜의 허벅지를 닦아주었다.
지혜는 울지 않았다.

변선생은 만족스럽게 담배를 피웠다.

"어서 옷입어. 교실에 가서 열심히 공부해야지."

지혜가 일어나 옷을 입기 시작했다.
지혜는 멍한듯 창쪽을 보며 팬티를 올렸다.
내 눈과 지혜의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지혜는 내눈을 보고 있지 않았다.
지혜가 비록 내 눈을 마주보고 있지만 지혜의 머리속에 떠오른 영상은
아무것도 없을것이다.
변선생은 담배를 피며 지혜가 옷입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마 밤새도록 지혜의 몸을 탐하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애써 진정시키려는 것 같았다.
계산적이고 몸을 사리는 놈이니까..

"지혜는 공부도 잘하고 머리도 좋으니까 어떻게 하는게 현명한 일인지
잘 알겠지? 이미 지난 일은 돌이킬수 없으니 조용히 묻어두는게.."

가증스런 새끼! 넌 선생의 탈을 쓴 성범죄자야.
난 살금살금 뒷걸음으로 물러섰다.
담을 돌아나와서도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사랑하는 여자가 겁탈당하는데도 난 보고만 있었다.
담너머로 인기척이 들렸다.
난 얼른 주위의 아름다리 나무뒤로 몸을 숨겼다.
지혜가 힘없이 걸어나왔다.
비틀거리며 힘없이 걸어가는 지혜의 뒷모습을 보이지 않을때까지
바라보았다.
어둠속으로 지혜의 모습이 사라지고 없었다.
난 나무근처에서 커다란 돌맹이를 찾아서 집어들었다.
그리곤 다시 담을 돌아 창문으로 걸어갔다.
창문에 눈을 대고 방안을 살폈다.
변선생은 아직 벌거벗은채로 자지를 쓰다듬고 있었다.
조금전 지혜와의 섹스의 여운을 음미하는지
아니면 더 즐기지 못한 아쉬움때문인지
힘이 없어 볼품없이 쪼그라들은 자지를 만지작거렸다.
입가에 떠오른 변선생의 비열한 웃음을 본순간
돌을 쥔 내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나도 공범이나 다름없어. 어쩌면 지혜가 겁탈당하기 전에 말릴수도 있었는데..
이제와서 뭘 어쩌란 말인가..

나 자신의 비굴함에 참을수가 없었다.


힘없이 교실로 들어왔다.
지혜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가방도 없었다.
나도 가방을 챙겼다.

"야! 30분만 참으면 돼.가지마라. 조금 있으면 변태가 올텐데.."

태형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난 학교를 나왔다.


다음날 지혜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담임선생님 말로는 몸이 아파서 며칠간 나올수 없다고 했다.
화학시간에 변선생이 들어왔다.
변선생의 얼굴을 본순간 다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교칙대로 하면 둘다 정학감이지만. 한 번의 실수라 생각하고 이번에는
너그럽게 용서해주기로 했다..."

변선생은 마치 큰 인심이라도 써는 것처럼 지껄여댔다.
아마 희영에게 몸을 요구했다면,
희영이 성질에 혹시나 쇠고랑을 차지 않을까 두려웠겠지.
희영이라면 자신이 퇴학당하더라도 변선생의 그런 요구를 주위에 밝혔을테니까.
지혜만 정학을 모면해주면 주위의 의혹을 살까봐 희영이도 같이 정학처분을 면하게
해준것이겠지.

다음날도 지혜를 볼수 없었다.

5일이 지나고 토요일이 되어서야 지혜를 볼 수 있었다.
지혜를 본 순간 반가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지혜는 겉으로는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난 알수 있었다.
지혜가 많이 힘들어 한다는 걸..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전에 지혜의 노트에 쪽지를 몰래 집어넣었다.

일요일
날씨가 좋았다.
12시쯤되어서 학교근처의 공원으로 갔다.
공원 벤취에 앉아 분수대를 바라보았다.
떨어져내리는 물줄기를 한동안 바라보고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고개를 돌리자 한 여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지혜였다.
청바지에 새하얀티를 입고 있었다.
가리마를 예쁘게 타고, 앞머리로 얼굴을 살짝 가렸다.
청순하고 예뻤다.
사복을 입으니 다른애같았다.
옅은화장에 빨간립스틱을 입술에 살짝 칠했다.
저렇게 예쁜애를...
지혜의 얼굴을 가까이 대하자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나와줘서 고마워..밥 안먹었지? "

쪽지에 밥을 먹지말고 나오라고 써두었었다.
지혜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맛있는거 먹으러가자."

롯데리아에가서 피자를 먹었다.
별얘기는 없었다.
사실 지혜와 얘기를 나눠 본적이 거의 없었다.
지혜는 식욕이 없는 듯 한조각도 채 먹지 않았다.
콜라만 마셨다.

"지혜야 우리 영화보러가자."

난 지혜를 데리고 영화관으로 갔다.
내 눈에 영화는 들어오지 않았다.
지혜가 옆에 있는것만으로 행복했다.
2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영화를 보고나서 근처의 오락실에 들러 DDR도 했다.
하루가 짧게 느껴졌다.
지혜는 너무 예뻤다.
하지만 지혜의 예쁜얼굴을 물끄러미 보면서 마냥 행복해하다가도
변선생이 지혜를 겁탈하는 장면이 떠오를때면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일만 없었어도.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였을텐데..

저녁이 되자 난 지혜를 바래다 주려고 했다.
길을 걸으며 용기를 내어 지혜의 손을 잡았다.
보드랍고 따뜻했다.
우린 말없이 한동안 걸었다.

"나, 술마시고 싶어.. 우리 술마시러 가자."

지혜의 말에 난 다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지혜의 마음속에,잠시나마 잊었던 악몽이 다시 살아난게 아닌가 해서..

우리는 근처의 소주방에 들어갔다.
대학교근처라 대학생들이 많았다.

"쟤네들 고딩 아냐?"

주위의 대학생형 ,누나들이 우리를 보며 쑥덕거렸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혜는 소주잔을 단숨에 비웠다.
삼켰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천천히 마셔.."
"나 왜 보자고 했니?"
"으~응. 그냥 니가 힘들어하는거 같아서..
만나서 영화도 보고 맛있는거도 먹고 하면
기분이 나아질까 해서.."
"........"
"......."

소주방을 나왔다.
지혜는 술이많이 취해있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말도 자꾸만 꼬였다.

"나, 니가 나 좋아하는거 알고 있었다."

지혜가 내 눈을 보며 말했다.
알고 있었구나!

"......."


"나, 오늘 집에 안들어갈거야."

지혜의 그말이 왜 이렇게 슬플까?
다른 여자가 그 말을 했다면 쾌재를 불렀을텐데..

술도 깰까해서 근처의 여관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내가 너 좋아하는 지 아직 잘 모르겠어..
근데 넌 왜 나같은 애를 좋아하니?"

나같은애라니..

지혜는 그일후로 자포자기한 아이 같았다.
말투가 그랬고, 눈빛이 그랬다.

"그냥 좋아.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디있어?"

지혜는 말없이 웃었다.

"너 나한테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아? 그 사실을 알고도
니가 날 좋아할까? 나 며칠전에.."

난 지혜의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대었다.

"쉿!"

"아무말도 하지마."

지혜가 내품으로 안겨왔다.
난 지혜를 감싸주었다.
지혜가 내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난 언제까지나 지켜주고 싶었다.
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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