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간범이었다』 (4)

"그...그게 뭔데요?"
"...짜식. 말 끊지 말래두..."
"아, 알았어요."
"...그것은 병원에서 귀 속을 살필 때 쓰는 조그만 미니 손전
등이었지. 나는 여자의 양다리를 조심스럽게 들어 옆으로 벌려
놓고는 미니 전등을 켜고 털이 무성한 여자의 음부에다 비췄어.
여자의 음부가 불빛에 의해 동그랗게 모습을 나타냈지. 내가
어둠 속에서 볼 수 있었던 유일한 곳은 동그란 불빛 속에 드
러난 부분이었는데, 그것은 내 눈과 동그란 불빛이 동일시되는
순간이었지. 햐! 역시 가랑이 사이, 즉 그 손바닥만한 팬티가
벗겨 나간 그 안이 온통 그것으로 덮여 있더군! 보송보송한
털. 그것이 서로 얽혀 있는데 내 꺼와 같이 시커멓더군. 그 터
럭들이 가운데로 길게 갈라진 사이를 따라 빙둘러 무성히 덮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진짜 털 지갑 같았어. 그제서야 선배들이
여자들이 지나가면 털 지갑 지나간다라고 한말을 이해할 수 있
겠더군. 나는 손바닥으로 음부에 대고 보송보송하고 무성한 터
럭을 조심스럽게 쓸어 보았지. 으... 그 감촉이란...그러나 나
는 더 이상 그것에 만족하고 있을 순 없었지. 그들이 술을 많
이 마시고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잠에 취해 있었지만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니까... 나는 그 갈라진 사이를
손가락으로 지갑을 열 듯이 벌렸지. 그리고 손전등을 조금 더
음부에 가까이 대었어. 그러자 털 지갑 안이, 작아졌지만 더욱
밝아진 동그란 불빛에 확연히 드러났어. 그 안은 정말 예쁜
꽃 한 송이가 피어 있는 것 같았고 실제로 몇 개의 꽃잎이
수줍은 듯이 떨고 있었지. 나는 손전등을 더욱 가까이 대고
그 X지 구멍 어드벤처를 시작했지. 그 안의 모습은 엷은 선
홍색으로 한 쌍의 꽃잎이 작은 꽃잎을 싸 않은 형상이었는데,
남자를 받아들이는 질은 예상 밖으로 그 꽃잎의 중앙이 아니고
거의 맨 아래 끝부분에 위치해 있더군. 마치... 숨어 있는
것 같았어. 나는 그때 그 구멍이 음모로 둘러싸여 찢어져 있
는 것의 맨 아래에 숨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지. 그것은 항
문 근처에 있더군. 나는 손가락을 아래로 움직여 그 구멍을 크
게 벌려 보았어. 그 안은 질 벽이 나선형으로,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 같았지. 나는 여자의 성기를 샅샅이 살펴봐서 그것을 다
외울 정도가 됐지. 그러는 중에 문득 그것을 빨고 싶다는 욕구
가 강하게 일더군. 나는 그 속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아
봤지. 그런데 그 안에서 약한 유한락스 냄새가 났어. 아직도 남
자의 정액이 남아 있어서였지. 나는 오른손으로 더욱 여자의
성기를 벌린 다음 혀로 입술을 한번 핥고는 꽃잎을 핥았어. 혀
끝으로 여자의 속살의 감촉이 전해져 왔는데 그 맛은 너무 부
드러웠지. 그러다 그만 도저히 흥분을 참을 수가 없었지. 또한
내가 알고 싶은 호기심도 이미 충족이 되어 있었고...나는 얇
은 이불을 아래서부터 조심스럽게 위로 걷어 올렸지. 그리고
머리가 시원함을 느끼자, 방안을 빠르게 한번 훑어 봤지. 어
둠 속에서 남자는 여전히 약하게 코를 골고 깊이 자고 있었고
여자도 고운 뺨을 베개에다 묻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곤히
자고 있더군. 나는 남자의 동태와 여자의 얼굴에 신경을 박고
껄떡대는 그것을, 자크를 내리고 까 낸 다음 여자의 양다리를
살며시 들어 올렸지. 으으음...여자가 잠꼬대하듯 입이 약간
벌어지며 비음이 새어 나왔어. 나는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마음
을 진정시키며, 거의 흥분으로 폭발 직전에 있는 내 것을 지금
까지 샅샅이 탐색한 여자의 질에다가 집어넣었어. 으...그것은
미끌거리며 삼킬 듯이 나를 빨아들였지. 으...처음 해보는 섹
스...그런데...그런데...미끄러지듯 들어간 그것이 너무 좋았는
지 찌릿찌릿 쾌감을 온몸에 뿌리며 꿈틀 대는 거야. 그러더니
지 맘대로 싸 버리는 거였어...쩝! 하긴 매번 손맛만 보다가
실제로 X지 맛을 봤으니 당연도 하지."
"...그, 그럼. 그게 상병님의 첫 경험이었어요?"
"첫 경험...? 그렇지. 그것이 첫 경험이었지."
"고 2때요?"
"그래. 인마...으...그때 그 담과 창을 넘을 때의 거의 숨이
넘어갈 듯한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그 용기의 결과로 환상적
인 X지구멍 어드벤처..그리고 난생 처음 해본 섹스의 체험!...
으....그 맛이란..."
조상병은 실제로 그 맛을 느끼기라도 하듯 실제로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어 섹스 하는 시늉을 했는데, 하체가 불쑥 튀어나
와 텐트를 치고 있어서 그 맛의 실체가 나에게 전해 오는 느
낌이 들었다. 나도 그의 얘기를 듣고 있는 사이에 흥분이 되어
대가리를 쳐들고 있는 것을 어쩌지 못하고 엉덩이를 최대한 뒤
로 빼고 눈가림을 하고 있는데, 생쥐 같은 그의 눈이 그걸 놓
치지 않았다. 조상병은 내 하체에 시선을 한번 주고는 히죽 웃
으며 말하는 거였다.
"...인마, 너 꼴렸구나? 아닌 척 하지마. 짜샤."
"아이, 조상병님도 그랬으면서...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어떻게 되긴, 인마. 어떻게 돼?... 남자는 하고 나면 잠잘
생각만 드는 거야, 짜샤...아무튼, 등골에서 뭐가 잔뜩 빠져 나
가는 것 같은 허전한 기분과 함께 담과 창을 넘던 그 무식한
용기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갑자기 뒷골이 쭈뼛 서며 무서워
지더라구. 그래서 흐트러진 바지를 주섬 주섬 챙기고는 어떻게
창을 넘어 어떻게 신발을 발에 끼고 담을 넘어 내방에 와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지, 통 기억에 없고 또한 그때까지의
상황이 믿어지지도 않을 정도 였지...그러나 그 짜릿한 환희의
순간을 되씹는 것도 잠시, 내 방에 돌아와 안도의 숨으로 긴장
이 풀리자 잠이 쏟아지더군. 그래서 곧 뻗어 버렸지."
"그, 그러니까. 조 상병님의 첫 경험이 남편과 자고 있는 여
자와 몰래 그걸 했다는 거군요?
"그래, 인마..."
"그러면...그건 가...강간이잖아요?"
"가..강간?"
"네에."
"푸하하하하..."
조 상병은 돌연 커다란 웃음을 짓는 거였다. 나는 그 소리
가 어찌나 크던지 깜짝 놀랐다. 가뜩이나 긴장되어 있는데다가
경계 근무까지 서고 있는 판에...다행이 동초 안이라 망정이지
밖에서였다면..어휴...
"왜 웃으세요?"
"흐흐...그게 강간이라구...?...그게 강간이면...그 후에 한
것은 뭐가 될까..?...강간이라..."
조 상병은 웃음을 멈추고는 자못 심각하게, 알 듯 모를 듯
한 말과 함께 강간이라는 말을 몇 번 되풀이하는 거였다. 그때
를 깊이 뉘우치고 후회하는 것일까...?
"...따지고 보니, 첫 경험을 지랄같이 했군...강간이라..."
"...죄책감이 드시나 보죠...?"
"죄책감...?"
"네에..."
"죄책감 좋아하네..."
조상병의 얼굴이 살벌하게 일그러졌다. 어쩜 저렇게 순해 보
이던 인상이 저처럼 더럽게 변할 수가 있을까...? 나는 그의
다음 행동에 심히 긴장이 되어 그의 표정만 살피고 있는데, 다
행이 그의 얼굴 근육이 펴지는 거였다.
"그 첫 경험이 강간이라면...그 다음 경험도 강간을 동반
했으니..."
"네에...? 그 다음에도 요...?"
"...흐흐...그래. 지금까지 주욱..."
"군에 오기 전까지요...?"
"그렇지...이 울타리만 없다면...으... 미치겠군..."
조 상병은 괴롭다는 듯이 철모를 쓴 머리를 동초 기둥에다
몇 번 치더니 말을 이었다.
"...너, 내가 요번 특박을 얼마나 애가 타게 기다렸는지
알아...?"
"네. 알아요."
"흐흐...조금만 기둘려라..."
"누가요...? 혹시 애인이라도..."
"애인...? 당연히 애인이지...대한 민국에 있는 여자가 전
부 내 애인이니까...흐흐..."
"그렇다면...?"
"짜식, 이제야 감을 잡은 모양이구만..."
그렇다. 그는 특박을 나가 무작위로 어떤 여자에게 강간을
하고 돌아오겠다는 거였다. 그러나 그때까지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마치 감옥 같은데 갇혀서 몇 년을 보낸다면 생각
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쓸데없는 공상...그것도 여자에 대한
것...그러다가 강간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여러 상황을 상상한
다고 해서 그것이 억지는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뭐가요?"
"내가 지금까지 여자를 여럿을 경험했는데, 아직도 머리에
서 지울 수 없는 경우가 뭔지 알아...?"
"글쎄요...?"
"그 첫 경험이었지..."
"아, 역시 첫 경험...나도 첫 경험만 기억이 나요."
"짜식, 너는 지금까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잖아."
"히히...그래도 첫 경험이라서 평생 잊을 수는 없을 것 같
은데요?""
"인마, 내가 잊을 수 없는 것은 처음 해서가 아니야..."
"...그러면요...?"
"그것은 말이지...그 신혼 부부의 집을 넘어 들어갔다가
나온 후에 나는 도둑 제발 저린 다고, 혹시나 해서 전전긍긍하
고 있었지.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는 않았어. 그렇지만
될 수 있으면 그 집과 그 사람들을 의식적으로 피했지. 그런
데 언뜻 보니 그 여자의 배가 슬슬 불러오더란 말야..?"
"...임신을 한 거 군요...?"
"...그렇지..."
"처음에는 별신경을 안 썼는데...그후, 내가 재수 할 때, 그
러니까, 2년 후 따듯한 봄날에, 그 일은 까막게 잊어 버리고...
그날은 토요일이라 학원에서 일찍 돌아오다가 집 앞에서 유모
차를 밀고 오는 그 여자와 딱 마주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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