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하늘이 - 단편6장

[6] 지독한 사랑











나와 하늘이는 골목길을 빠져나와서 이제는 큰 길로 들어섰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의식해서인지 하늘이는 손을 살짝 빼냈다.







하늘이 : 아까 연희랑 은수랑한테서 톡왔더라.

영화보러 극장에 들어간다고.







하늘이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는 것 같았다.







나 : 하늘이도 영화 좋아해?



하늘 : 끄덕끄덕~



나 : 나도 좋아하기는 하는데 .....

목요일에 모의고사라는 생각을 하면 영화볼 마음이 안생겨.



하늘 : 아휴~ ..... 그래 .... 네 말도 맞긴 맞아~

그런데 아무래도 나는

모의고사는 버리고 내신만 가져가야 할까봐~



나 : 이번에는 분명 좋아질꺼야.

오늘은 우리 집에 가서 공부 조금만 더할까?



하늘 : 그럴 꺼면 차라리 우리 집으로 가서 하자.







하늘이는 집으로 전화했으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

하늘이는 다시 하늘이 엄마에게 전화했다.







하늘 : 엄마, 지금 어디야? .....

우리 지금 집으로 가려고~







시간은 이제 막 9시를 넘고 있었다.

하늘이와 나는 하늘이네 집으로 갔다.

하늘이는 주방의 식탁에 수학책을 펴놓고 나랑 같이 풀었다.





가끔씩 나는 하늘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하늘이도 내가 쳐다보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고개를 숙이고

문제 푸는 것에 열심인 척 했다.



그러나 하늘이는 계산을 틀리게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나는 하늘이의 뺨에 뽀뽀를 했다.

그러자 깜짝 놀란 하늘이가 나를 바라보았다.







하늘 : 뭐야?? .... 놀랐쟈나??



나 : 잘 보세요.

여기서 더하기랑 빼기도 틀리셨고,

또 여기서는 분수를 통분하는 것도 틀리셨는데요? ....하하하~



하늘 : 아항~ .... 요새는 틀리면 뽀뽀로 놀래키시나요?



나 : 싫으세요?



하늘 : 아니야~!!!! ... .호호호~







하늘이는 내 눈을 보면서 손으로 내 뺨을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내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했다.

그 바람에 나는 잠시 아찔해졌다.

또 다시 내 심장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오늘은 내 심장의 동방결절이 매우 바쁘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하늘이는 틀린 부분을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풀려고 했다.

그러나 거의 다 틀렸으므로 그 페이지를 거의 다 지워야 했다.

그런데 하늘이는 지운 곳만 계속해서 자우개로 문지르고 있었다.



내가 지우개를 받아서 지워야 할 곳을 지워주었다.

그리고나서 하늘이는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하늘이는 또 틀리고 있었다.







하늘 : 오늘은 내 날이 아닌가?



나 : 우리 사귀면 안되겄다.



하늘 : 왜?



나 : 사귀기로 한 후에는 다 틀리쟈나?



하늘 : 그 ... 런 ... 가?



나 : 나 집에 갈께~



하늘 : 야아아~!! ....

아직 다른 애들 영화 안끝났어~!!!



나 : 엉?



하늘 : 걔네들도 아직 안헤어졌는데

우리가 왜 지금 헤어지냐고~!!!!



나 : 하하하~ ..... 그럼 계속하자.



하늘 : 차라리 영화보러 가는 것이 낫겠다. ...... 이게 뭐야???



나 : 나는 영화 안가고 키스하니까 더 좋던데?



하늘 : 으윽~!!!! ...... 응큼 .... 변태 같아~



나 : 너도 싫지 않았다면서?



하늘 : 좋다고도 안했거등~









하늘이는 아까처럼 또다시 내 눈을 보면서 손으로 내 뺨을 쓰다듬었다.

이번에는 내가 하늘이의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했다.

하늘이는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있었다.

내가 뽀뽀를 해서 그런지 나는 또다시 어지러웠다.





잠시 후에 하늘이는 또 다시 그 문제에 도전했다.

벌써 세번째다.

나도 내 수학문제를 풀었다.









하늘이 엄마가 들어오셔서 우리를 보더니 칭찬을 늘어놓으셨다.

그녀는 우리에게 음료수를 내주시고는 거실쪽으로 나가셨다.





드디어 하늘이가 이번에는 그 문제를 맞게 푸는 것에 성공했다.

이렇게 우리가 계속하고 있는데 하늘이 엄마는 옷을 갈아입고 우리에게

다시 오셨다.

그리고는 과일을 접시에 담아서 우리 쪽으로 밀어놓으시고는 일어나셨다.

하늘이는 그 과일 접시를 보고 엄마에게 한마디 했다.







하늘이 : 그런데 .... 엄마~!!! .....

정호가 이거 먹으려면 포크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늘이 엄마 : 어이구... 내가 깜빡 했네.

[포크를 건네주면서] ... 그냥 손으로 먹으면 안돼?



하늘이 : 나야 그냥 손으로 먹죠~!!

그치만 정호는 그게 아니쟈나~!!!!



하늘엄마 : 정호~!! 정호~!! ..... 디게 챙기네~!!



나 : 나도 손으로 먹어도 되는데?



하늘이 : 안돼~!!! .... 아까 손 안씻었쟈나~!!!









밤 12시가 다돼서 하늘이 아빠가 들어오셨다.

하늘이 아빠는 우리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뭐라고 한말씀을 할 기세였다.



그러자 하늘이 엄마가 깜짝 놀라면서

그를 끌다시피하여 재빨리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셨다.









하늘 : 으이구우~ 그누므 술~!!!! .... 하여간에 웬수야~!!!



나 : 우리 아빠도 똑같아~!!



하늘 : 너는 이 다음에 저러지 마~!!!



나 : 마누라가 싫어하면 안하지~!!



하늘 : 내가 네 마누라야?



나 : 엥? ... 아니~~~????

내 마누라 될 여자가 싫어하면 안한다고~!!



하늘 : 그니까 그게 나냐고~!!!



나 : 그건 아직은 모르죠~!!

아직 10년도 더 남았구만~!!!!



하늘엄마 : [어느새 나와서 우리 옆에 서있었다.]

하늘이... 너 참 자알 한다~!!

벌써부터 정호가 니 신랑이란 말이냐?



하늘 : 나라는 말이 아니고 ..... 그게 나냐고 물었는데요?



하늘엄마 : 그거나 그거나~!!



하늘이 : 그게 아니고~~~~

우리 오늘부터 사귈껀데 ...... 나중에 나랑 결혼할꺼냐고~!!?!?



하늘엄마 : 뭐야 ??????



나 : 하늘아~!!!!







하늘이가 약간 오버하는 것 같다.

우리가 사귄다고 한 날 뽀뽀하고 키스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10년 후의 내 마누라가 자기냐 아니냐를 지금 나한테 캐물으면

내가 뭐라고 대답을 해야하지?





또 우리가 사귄다는 말을 자기네 엄마한테 그렇게 확 불어??

하긴 ....... 숨기고 비밀리에 사귀는 것보다는

저렇게 알리고 사귀는 것이 더 좋을 지도 모른다.



나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이어서 완전 빨개진 것 같았다.

내가 내 짐을 챙겨서 집으로 가려고 하늘이 엄마에게 인사하고

집을 나서는데 하늘이가 내 뒤에서







하늘 : 자기야~!! ... 잘가서 잘자고~!!!

오늘은 꼭 내 꿈을 꾸세요~!!!! ... .호호~







나는 뛰는 가슴과 화끈거리는 얼굴을 하고 하늘이의 집을 나왔다.

밤바람이 불어서인지 약간은 시원한 맛이 있었다.

집에 올라간 나는 바로 찬물로 샤워를 했다.





그런데 엄마가 나를 보시면서 웃는 얼굴을 보이신다.







엄마 : 좋으니?



나 : 예?? .... 뭐가요??



엄마 : 아니다~ .... 호호호~!!!!







엄마는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그냥 말으시는 것 같다.



엄마가 나와 하늘이가 사귄다는 것을 벌써 알고 계신건가?

혹시 하늘이 엄마가 그사이에 우리엄마랑 전화를 하신걸까?



역시 번개처럼 빠르다.















내 전화기에 하늘이의 톡이 와있었다.





[하늘이톡] : 자기 잘 들어갔어? ...ㅋㅋㅋ



[내톡] : 응 ..... 무슨 일 있어?



[하늘이톡] : 내가 엄마한테 말해서 삐졌냐 ??



[내톡] : 아닌데~?? .... 내가 왜 ????



[하늘이톡] : 그럼 왜 그렇게 바쁘게 가버려 ??



[내톡] : 열두시가 넘었쟈나~!!



[하늘이톡] : 하긴 .....



[내톡] : 잘 자고 내일 아침에 도서관에서 보자~!!



[하늘이톡] : 싫어~!!

아침에 요기 우리 집 밑에 와서 기다려.



[내톡] : 헐~~ ....



[내톡] : 걍 혼자 오시면 안되나요?



[하늘이톡] : 그건 안사귈때 그러는거고 ... 이제 우리는 사귀쟈나~!!!



[내톡] : 알았어요~!! .... 6시 45분까지 가있을께~!!



[하늘이톡] : 잘 자~!! ...



[내톡] : 잘자~!!



[하늘이톡] : 뭐한다고?



[내톡] : ???



[하늘이톡] : 내 꿈 꾸라고~!!!!!



[내톡] : 알았어요~ ... ㅋㅋㅋㅋ











이렇게 우리는 자기 전이면 톡을 한다.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하늘이는 헤어질 때마다

항상 날더러 자기 꿈을 꾸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 한 번도 하늘이의 꿈을 꿔본 적이 없다.

나도 그러고는 싶은데 .... 꿈꾸는 것을 내 맘대로 할 수도 없고 .....

그래서 조금은 하늘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 다음 날 내가 6시 반에 집을 나서서 하늘이 집 밑으로 갔다.

하늘이가 엄마랑 같이 나왔다.

하늘이 엄마는 우리를 차에 태워서 도서관으로 갔다.







하늘엄마 : 사귀면 이렇게 실어날라야 해?



하늘이 : 우리 둘 다 지금 많이 피곤해서~ ...... 호호~











그 날 아침에 연희와 은수는 일곱시에 정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하늘이가 차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갔다.







연희 : 하늘이는 어제 늦게 까지 공부하신 얼굴이네?



은수 : 엄청 피로에 찌들려서 저러는 거 보니까 .... 딱하고 불쌍하다.



하늘 : 우리도 어제 차라리 영화보러 갈 껄 그랬나봐~ .... 호호~







은수와 연지는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책상에 엎드려서 잤다.

하늘이와 나도 중간에 잠시 졸았다.

우리에게 어제라는 날은 나름 피곤한 토요일이었나 보다.



점심시간에는 여자애들이 나를 왕따시키고 자기들끼리만 점심먹으러 갔다.

아마도 어제 저녁의 일 때문일 것이다.









그 주에는 <모의고사 > 가 있었다.

나는 시험을 치면서도 하늘이가 염려되었다.



이제는 <모의고사>를 공부해서 치는 애들은 몇명 안된다.

대부분이 대충 찍고는 엎드려서 잔다.

또 오답노트 숙제때문에 이제는 시험지 버리는 애들도없다.



우리는 점점 <모의고사>의 달인이 되어가는 듯 하다.

우리 반에서는 나나 덕형이 그리고 몇명만 시험문제를 풀고 있었다.







성훈이와 현호는 게임의 달인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덕형이나 승호도 게임하면 남에게 지는 것을 별로 안좋아한다.

우리는 모두 같은 중학교 출신들이어서 모두 다 잘 아는 사이이다.





모의고사 전날 나랑 성훈이랑 이야기하고 있는데 현호가 우리에게로 왔다.

성훈이랑 현호가 늘 같이 가는 PC 방이 있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 현호가 혼자서 그 PC 방에 갔다가 주인아줌마한테

한소리를 들었나보다.









현호 : 이번에는 그 PC 방에 가지 말자.



성훈 : 왜?



현호 : 어제 밤에 그 주인 아줌마한테 혼났어.



성훈 : 또 거기서 사고쳤냐? ... ㅋㅋㅋㅋ



현호 : 그게 아니고 ...... 공부좀 하라고 .....



나 : 정의의 여신이구만~!! ....ㅋㅋㅋㅋ









성훈이는 현호, 승호, 덕형이 그리고 나랑 같이 그 PC 방에 가려고 계획 중이었다.

그리고 모의고사 끝나고 나서 우리는 같이 그 PC 방으로 갔다.







주인아줌마 : 현호가 오늘은 열받았냐?



현호 : 무슨 열요?



주인아줌마 : 내가 한소리 했다고 이렇게 떼거지로 몰려와? ... 호호~



현호 : 그게 아니라 오늘 시험이 끝나서 .....



주인아줌마 : 너희들은 내 아들하고 같은 학년이야.

모의고사가 얼마 안남았는데 현호 네가 저녁에 여기로 놀러오면

너는 고1 인데 벌써 공부를 포기했다는 말이 아니야?

인문계에서 공부를 포기하면 도대체 나중에 할 게 뭐가 있어??

그러는 너를 보는 내 마음이 좋겠니?





현호 : 사장님~!! ..... .죄송해요~ .. 그리고 고맙구요~ ...

그니까 오늘은 서비스 시간좀~ ... 헤헤헤~





나는 게임을 하지 않고 구경만 했다.

내가 게임을 못한다고 누구도 끼워주지를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덕형이랑 승호는 같은 편이 또 현호랑 성훈이가 같은 편이 됐다.

그러나 승호네 편이 성훈이네 편을 세 판 내리 다 이겼다.







현호 : 투덜투덜



덕형 : 왜?



성훈 : 공부만 하는 줄 알았는데 언제 게임까지?



승호 : 소시적에 게임 안 한 사람 누구 있어?

나도 딱 <지존> 까지만 하고 바로 손 털었다.

이런 거는 잠시 하고 빨리 돌아섰어야지~!!





현호 : 그걸 알기는 아는데 ......



덕형 : 이제 고만 놀고 공부 해~!!!



성훈 : 공부 ...... 흠 ....... 이제는 하려고 해도 ......



덕형 : 웃겨~ .... 언제 네가 공부 하려고 했냐?



승호 : 이번 학기에는 이런 짓 다 때려치우고 공부해~!!

안그러면 형님이 기말 시험 끝나면 또 와서 아작낸다~!!!









성훈이와 현호는 게임에서 졌으므로 저녁을 샀어야 했다.

나는 이 날 처음으로 시험끝나고 나서 놀러갔다.

그런데도 게임을 같이 하지는 못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집에 가서 잠이나 잘 껄 .....

아니면 이제는 여자친구가 있으니가 하늘이랑 놀러를 가든지~







그리고 나서 성훈이와 현호는 정말 공부를 시작하는 것 같았다.

얘네들이 쉬는 시간이면 나와 덕형이에게 달라붙어서 물어보느라고 바쁘다.







덕형 : 쉬바~ ... 잠쫌 자자~!!



성훈 : 네가 우리에게 공부하라고 했쟈나~!!!!







그러면서도 덕형이는 현호나 성훈이가 물어보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물론 나도 가르쳐주었고 .....

그러나 고등학교 공부라는 것이 공부 잠시 한다고 성적이 올라가는 것이 아닐텐데 ....

나나 덕형이는 성훈이와 현호에게 꾸준히 하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이번 모의고사에서는 하늘이가 영어 점수를 올렸다고 했다.

하늘이가 은수 때문에 긴장해 있었다.

이번에 하늘이가 비록 은수의 영어점수를 앞지르지는 못했어도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렇지만 하늘이에게 수학과 과학은 역시 비참했다.

그래도 이번 시험에서는 자기가 생각해서 푼 문제가 제법 많이 맞았다고 했다.

정신없이 찍기만 했던 지난 시험과는 달랐다고 했다.

이제 한달 후에 있을 중간고사에서는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자신있는 얼굴을 보였다.







하늘 :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닌데 .....

그래도 뭔가가 변하는 것 같아~!!



나 : 그렇지~!!! .... 다들 그렇게 하는 것 아냐?



하늘 : 전에는 무조건 암기만 했었는데 ....

이제 과외를 하면 많이 알아들을 것 같아~!!



나 : 하늘이한테서 이런 소리 들으니까 기분 좋네~??



하늘이 : 너랑은 이렇게 얘기가 통하쟈나~!!

우리 엄마한테는 이런 말이 필요한 게 아냐.

엄마는 확 올라간 점수가 필요한 사람이거든~!!!

이런 얘기를 엄마랑 하려면 말이 아예 안통하니까 스트레스가 더 차올라와~!!





나 : 이번 학기에서 하늘이는 분명 기적을 만들 거라고나는 믿고 있으니까 ....



하늘 : 그 기적이 안일어나면 나랑 안사귀냐?



나 : 그럴 수도~ ..흐흐흐~







나는 집에서 우리엄마에게 하늘이가 공부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리고 하늘이가 이제는 시험지에서 풀줄 아는 문제가 제법 많아졌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이것이 점수라는 숫자를 변화시키지 못하니까

하늘이의 고민이 엄마를 설득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엄마는 내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엄마 : 우리 정호가 여자친구 때문에 마음 고생을 많이 한거냐?



나 : 그렇기는 한데 ... 하늘이 본인 만큼은 아니겠죠?



엄마 : 그러니까 네 말은 내가 하늘이 엄마한테[ 이런 얘기를 해줘라 이거니?



나 : 그렇게만 해주시면 엄마는 여신이다~!!! .... 하하~



엄마 : 나는 항상 여신이거등~!! .... 호호~









엄마는 나에게 인간의 뇌와 스트레스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다.





엄마 : 인간의 뇌에는 <대뇌>라는 부분이 있어.

바로 이 <대뇌> 에서는 인간만이 하는 <고등정신작용>이 일어난다.

그러니까 네가 공부하는 것도 <대뇌>가 작용하여야 가능해요.

그런데 이 <대뇌>는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는 작동을 잘 못해.

즉 기쁘고, 즐겁고, 자유스러운 상태에서 <대뇌>는 가장 잘 작동해.







엄마의 말씀은 하늘이 엄마가 답답하다고 해서 공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하늘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되면, 그것은 오히려

하늘이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엄마 : 물로 나도 너한테 하고싶은 말이 있어.

그렇지만 나는 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쟈나?

또 너는 그래도 네가 해야 할 일을 알아서 해내고 있고 ....

말을 할 때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많이 생각해서 해야하거든.

하늘이 엄마는 앞뒤 안따지고 퍼붓는 성격이야.

내가 알아서 말해 줄께 정호는 걱정 붙들어 매시고 쫌만 기다려요~!!







나는 우리 엄마가 하늘이 엄마에게 이야기를 잘 해주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우리엄마는 그런 말씀을 하실 때면 꼭 여신같다.

하늘이 엄마도 우리 엄마의 말을 잘 따르는 편이다.

몇일 후에 자려고 할 때 하늘이에게서 카톡이 왔다.







[하늘톡] : 우리 엄마가 왜 저렇게 달라지셨지?



[내톡] : 무슨 ? ... 뭐가??



[하늘톡] : 공부하기 힘드는데 잔소리 해서 미안하다고,

또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하라고 .....

도대체 왜 이러셔 ??



[내톡] : 좋은 일 아냐?

그걸 왜 나한테 물어? ... 걍 엄마한테 직접...



[하늘톡] : 야아아~ ... 이상하쟈나~!!!

내가 말 할 때는 들은 척도 안하시더니.....

어디 가서 누구한테 무슨 얘기를 듣고 왔길래 사람이 저렇게 확 바뀌냐고~!!



[내톡] : 글쎄~ ?!!!



[하늘톡] : 분명 이 동네에서는 자기네 엄마 아니겠어?



[내톡] : 그럴수도~



[하늘톡] : 빨리 말해봐~!! ....

나 지금 완전 어이 상실이거든~!!



[내톡] : 난 ... 딱히 ...... 별로 중요한 것을 말한 것이 없는데?

나나 하늘이 생각에는

하늘이가 공부하는데에 이런 성과가 분명히 있다.

그치만 이게 아직까지는 점수에서는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

뭐 .. 이런 얘기를 우리 엄마한테 ...



[하늘톡] : 어머머~~!!!......

그럼 자기가 내 생각 해줘서 그런 얘기를 했다고?



[내톡] : 응~ ... 헤헤~ ..... 잘 한건가?



[하늘톡] : 그걸 말이라고 해??

매일 보는 엄마한테서 스트레스만 안받아도 그게 어딘데~

자기야~ ...... 사랑해~!!!

내일 또 뽀뽀해줄께~!! ... .호호호~



[내톡] : 알았어~









그런데 중간고사에서 하늘이는 자기 점수를 약간씩 올려놓는

기적을 기어코 만들어냈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그것은 분명 좋은 신호였다.

내게는 하늘이가 무척 대견스러워 보였다.







현호나 성훈이는 별 성과가 없자 풀이 죽었다.

덕형이나 나는 그렇게 빨리 되는 것이 아니니까 꾸준히 더 해야한다면서

그 둘을 다독거렸다.







이제 하늘이에게는 세 가지 종류의 시험 문제가 있다고 한다.



<아는 문제>를 실수 없이 푸는 것,

<모르는 문제>를 풀려고 머리를 쓰다가 방향이 잡혀서 풀리는 것,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는 문제>.







내 생각에 하늘이는 <시험에 대한 공포>를 극복해내는 것 같았다.

하늘이가 시험지를 받는 순간 자신이 공부를 하지 않거나 소홀히 한 것이 생각나면

<두려움>을 갖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 시험 칠 때는 모르던 문제들이 시험 끝나고 나서 쳐다보면

<내가 이걸 왜 못풀었지??> 하는 것들이 꽤 많았다고 한다.





하늘이나 나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문제를 틀렸어도 몰라서 틀렸으면 .... 모르니까 당연히 틀린것이다.

아는 문제를 틀렸으면 무슨 조건을 잘못 판단하거나 계산과정에서 실수가 일어난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엄청 억울하다.





나는 하늘이가 점점 자신을 갖고 공부하고 또 시험 칠 때에도 공부한 그 만큼 확실하게

자기의 실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중간고사 시험이 끝난 주의 주말에 아빠의 <조기축구회>에서 단풍놀이를 간다면서

또 가족동반 등산을 간다고 했다.

아빠가 같이 가자고 했을 때 나나 하늘이는 아무런 불만 없이 따라나섰다.

내가 이하늘을 처음 만난 것도 지난 봄에 산에 갔을 때였다.

내게는 그 때 생각이 되살아났다.





이번에는 우리 엄마도 같이 가셨다.

우리 아빠는 엄마만 같이 가주면 나는 눈에 보이지도 않으시는 분 ......



나는 새벽에 하늘이와 같은 버스에 탔다.

우리 앞자리에는 엄마 두 분 그리고 아빠 두 분은 다른 버스에 타셨다.



하늘이는 내게 팔장을 낀채로 꾸벅꾸벅 졸았다.

이번에는 버스타고 가는 동안에 하늘이는 나에게 기댄 채로 잠들었다.

나도 곧 잠이 들었다.



내릴 때가 돼서 우리 엄마가 나와 하늘이를 깨우셨다.







하늘엄마 : 얘네들 좀 봐~ ... 이제는 아얘 대놓고~!!??? ... 호호~



우리엄마 : 냅두세요~.....

엄마 눈피해서 뒷구석에서 나쁜 짓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요? ... 호호~





나는 잠에서 깨어나서 이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뭔가 들킨 것 같아서 나는 매우 부끄러웠다.

그러나 하늘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게 더 기대오면서 말했다.







하늘 : 우리가 부러우시면 엄마도 아빠 불러오시등가~ ...... 호호호~







우리는 엄마들 앞에 그리고 아빠들 뒤에 서서 걸었다.

올라가는 동안에 하늘이는 내 팔을 놓지 않고 계속 붙잡고 걸었다.

뒤에서 두 엄마들이 소곤대는 소리가 들렸다.







하늘엄마 : 우리는 저렇게는 당당하지 못햇는데 .....



우리엄마 : 요새 애들은 저렇쟈나요~!!?! ... 호호호~







두 엄마들이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은 하늘이는 나를 보고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내 손을 잡고 계속 올라갔다.

나는 부끄러웠는데 하늘이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하늘이가 쫌 뻔뻔스러운건가?



점심 시간에 도시락을 먹을 때에 하늘이는 나에게 도시락 한개를 내주었다.







하늘 : 엄마한테 배워가면서 내가 직접 만든 거야~!!!



우리엄마 : 하늘이 덕분에 나는 정호 도시락을 아예 싸지도 않았다~!!! ... 호호호~







나와 하늘이는 두개의 도시락을 열고 같이 먹었다.

하늘이가 만들었다고 하니까 더 맛이 없을 것 같았지만, 하늘이가 물어볼 때에는

맛있다고 말해주었다.

이번에도 하늘이는 조금만 먹고 내가 거의 다 먹었다.







하늘 : 또 아침 안먹었구나~!!



나 : 밥보다 잠이쟈나~!!



하늘 : 위 상해요~!!!

너는 또 <가스트린>이 안나와서 위가 안상한다고? .... 호호호~











엄마가 우리에게로 오셔서 하늘이가 만들었다는 음식의 맛을 보시더니







우리엄마 : 맛있게 잘했어~!! ..... 그런데 쪼끔 싱겁네~!!



하늘이 : 요새 소금이나 간장은 조금씩 넣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요 .....



우리엄마 : 하긴~

너희들도 이렇게 산에 와서 걸으니까 좋지?



하늘 & 나 : 예~



우리엄마 : 그동안 공부한다고 책상 앞에만 너무 쳐박혀있었으니까~ ....



하늘 : 공기도 좋고 또 단풍도 너무 예쁘고요~



우리엄마 : 단풍이 든 잎은 나중에 모두 떨어져.

나무가 겨울을 대비하느라고 긴축재정을 하는거지.



하늘 : 그럼 광합성을 못하쟈나요?





우리엄마 : 그동안 저장해 둔 영양분으로 겨울내내 살아요.

나뭇잎은 나무를 사랑해요.

나무에게 있어주어야 할 때에는 있어주고,

또 나무에게 나뭇잎이 없어야 할 때에는 나뭇잎은 없어져줍니다.





하늘 : 예?? .... 없어야 할 때 없어져준다구요??





우리엄마 : 나뭇잎은 봄에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생겨요.

여름까지 자라면서 광합성이나 증산작용을 해줘.

나뭇잎이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가을이 되면 저렇게 아름다운 색깔을 만들어내고

겨울에는 아예 없어져 준다.

나무는 겨울에는 잎이 붙어 있으면 영양분 소비 때문에 안되거든.

또 나뭇잎도 추위에 꽁꽁 얼어버릴 것이고 .....

이것 역시 나뭇잎이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하늘 : 나뭇잎이 하는 지독한 사랑이네요.

있어야 할 때에 있어주고 .... 없어야 할 때에는 사라져주고 ......





우리엄마 : 너희 두 사람도 정말로 사랑하려면 지독하게 사랑하세요.

공부도 많이 하고 좋은 일도 많이 하고,

또 서로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도 많이 해주고 ....

나중에는 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와요.





하늘 : 예~. ... 어머님~

아무리 그래도 저는 없어져주지는 않을꺼예요~!!!





하늘엄마 : 어머머~ ...

언니는 애들한테 어쩜 그렇게 우아하고 멋있는 말을 ...?? .... 호호~





하늘 : 그니까~!!! ...... 엄마도 말을 이렇게 멋있게 하는 것 쫌 배우세요~

자기 성질에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퍼붓는 말만 하지 말고~





하늘엄마 : 아휴~ .... 저것이 그냥~





우리엄마 : 자기 혹시 고혈압 아냐?

그렇게 성질 부리는 사람은 혈압이 높은데 ....





하늘엄마 : 맞아요~!! ..... 내가 혈압이 좀 있어요.





우리엄마 : 자기도 이제는 하늘이를 믿어보세요.

보세요.... 얼마나 예뻐? ...

정호가 맘에 들어하면 분명 착하기도 할꺼고~

애가 못돼서 말썽 부리고, 사고 치고, 공부 안하고 그러지 않쟈나요?

어쩌다 실수라도 하면 나중에는 자기가 알아서 고칠꺼고 .....





하늘 : 맞아요~!! .... 제가 뽐 예쁘고, 착하고 .... 호호호~

우리 엄마는 그러는 것을 좀 배워야 해요~!!





우리엄마 : 믿고 기다려주면 하늘이는 다 따라올 것 같아요.

그런 것 일일이 간섭하고 나무라면 엄마나 하늘이나 두사람 다

스트레스에, 고혈압에, 당뇨에, 비만에 ....





하늘엄마 : 언니~!! .... .알았어요~!!



하늘 : 어쩜~ ...... 자기 엄마 너무 멋지시다~



나 : 우리 엄마는 여신이야~ ... 하하~







우리는 그 산의 정상에까지 올라갔다.

나와 하늘이는 저 아래에 잇는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위에서 보이는 저 아래의 세상에서 내가 살고있다는 사실이

내게는 믿어지지 않았다.



우리 엄마가 우리에게로 오셨다.







우라엄마 : 올라오느라고 힘들었지?



나 & 하늘 : 예~!!!



우리엄마 : 왜 힘들었을까?



나 :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이동을 했어야 하니까?



우리엄마 : 맞아요.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이동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렇지만 그것이 우리에게만 힘든 것이 아냐~!!.

이 나무들을 보세요.



하늘 : 나무가 왜요?



우리엄마 : 너무들은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항상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밀어올려야 해요.

북극 가까이ㅇ[ 있는 침엽수림에 가면

높이가 30 미터가 넘는 나무도 있어요.

그들도 물을 지구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밀어올려요.

그러지 않으면 그 나무는 살 수가 없어요.



하늘 : 예~~~~



우리엄마 : 명심하세요.

우리는 때로는 중력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또 때로는 중력의 반대방향으로도 우리의 삶을 살아야 해요.

식물들도 일상적으로 하거든요.

어떤 상황이 오든지 불가능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안돼요.

도전하고, 끝까지 견디는 그사람은 성공할겁니다.



하늘 : 와~!! ..... 어머님~ .... 이건 완전 감동 그 자체~ ....



하늘엄마 : 끄덕끄덕~







하늘이 말에 의하면 그 날 이후로 하늘이 엄마는 하늘이나 하늘이 아빠에게

아예 입을 딱 다물고 살으신다고 했다.

하늘이 엄마가 그렇게 변하니까 집안이 오히려 더 재미있다고 했다.



스트레스가 사라지니까 그런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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