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데? - 8장

오늘 여덟번째 얘기 .. 시작하기 전에 잠시 .... 앞으로의 얘기를 위해서

지금까지 나왔던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또 간단히 요약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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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인물>



(1) 신현정 : 명덕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1학년

(2) 박경철 : 한영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1학년



(3) 이수경 : 성군여자대학교 문과대학 영어영문학과 1학년

(4) 김진우 : 훈민대학교 문과대학 영어영문학과 1학년

(5) 윤정수 : 정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1학년



(6) 서지혜 : 서한중학교 3학년

(7) 오정희 : 신남중학교 3학년



(8) 서지혜의 엄마

(9) 박경철의 엄마

(10) 박경철의 누나



(11) 마트 여직원

(12) 박현정의 건축디자인 교수

(13) 구주연 : 박경철의 여자친구, 사귄지 얼마 안가서 끝남



등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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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요약>



처음 시작부터 지금 까지는 과외교습소를 오픈하는 과정이므로 내용이 많이 지루하셨죠?

그래서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요약해봅니다.





지방에 있는 여고를 졸업한 신현정과 이수경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한다. 이수경은 집안이 괜찮아서 대학생활을 즐기면서 공부한다. 그러나 신현정은 집안이 넉넉하지 못하여 공부하면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한다. 신현정은 장학금을 노리고 공부에를 열심히 하지만 실패한다.



미팅에서 이수경은 김진우를, 박경철은 구주연을 알게되어 이들은 사귄다. 이수경은 박경철을 신현정에게 소개시켜주지만 신현정은 일과 공부로 시간이 별로 없는 편이어서 이들 둘 사이에는 별 진전이 없다.



박경철과 신현정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면서 약간 가까워지다가 어느날 둘이서 만나게 된다. 그 자리에서 박경철은 과외를 해서 돈을 벌겠다고 하고 신현정에게 같이 할 것을 제안한다. 박경철은 과외를 시작하기 위해서 한학기 동안 인터넷에서 노하우를 익힌다. 그리고 과외 수업이 가능한 오피스텔로 이사를 하고 여러가지 준비를 한다.



신현정은 일단 전단지를 붙이는 일부터 박경철과 함께 시작한다. 그러나 그 일이 끝났을 때 신현정은 아파서 드러눕는다. 경철이는 먹을 것을 사들고 신현정의 원룸으로 그녀를 방문한다.



처음으로 서지혜의 엄마와 상담을 하고, 신현정과 박경철은 서지혜 1 명을 놓고 일주일간 수업을 한다. 서지혜는 자기 엄마에게 과외가 마음에 든다는 말을 하게되고 또 서지혜엄마가 학생들을 더 소개한다.



서지혜와 같이 초등학교때부터 같이 다니는 학생들의 엄마들이 여러가지 모임을 갖고 있는데, 이 엄마들이 자기 모임으로부터 애들을 더 보내준다.



박경철은 신현정과 같이 수업을 동시에 하기 위해서 같은 층에 있는 오피스텔을 하나 더 임대한다. 또 학생 수송을 위해서 차량도 1 대 구입한다. 이 모든 것을 박경철은 자기 엄마에게 해달라고 하고, 그의 엄마는 그의 요구를 들어준다.



첫달이 끝나자 학생은 28명가지 늘어난다. 신현정의 통장에는 800 만원이라는 돈이 입금되어 신현정은 감격한다.



박경철은 일요일에 수업을 일찍 마치고 신현정과 함께 팔당으로 드라이브를 간다. 그는 신현정에게 우아한 옷을 사서 입힌 후에 드라이브를 한번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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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덟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8] .. 어른이라는 사람들









오늘도 청소를 끝내놓고 현정이는 창가게 서서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다.

커피머신이 커피를 내리면서 내뿜는 커피 냄새가 점점 방 안을 가득 채워간다.

현정이는 커피 냄새를 맡으면서 창밖으로부터 눈을 때지 않는다.



그녀는 경철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오늘 수업에 필요한 책을 사야 한다면서 나갔다.



현정이는 경철이가 곁에 없으면 허전해지고 또 기다려진다

전에도 그랬지만 요새들어 부쩍 심해진 것 같다.







학생들은 28명에서 더 늘지는 않았다.

그래서 4개의 반으로 나누어서 수업을 하고 있었다.

지금 다니는 애들 중에는 공부는 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수업 분위기를 망쳐놓으려는

애들이 아직은 없다.

또 특별히 말썽을 부리는 애들도 없다.





현정이는 커피를 담은 머그잔을 들고 다시 창가로 왔다.



이제 8월도 반이 지나갔다.

현정이는 다음 학기 개강 준비도 시작하여야 한다.

수경이는 어디에 처박혀서 무엇을 하는지 거의 한달이 지나도록 연락도 없다.

현정이는 이번 여름방학 때에 집에 다녀오려고 계획했었는데 아직까지는 시간을 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정이는 편의점에서 같이 일하던 정수에게 카톡을 보냈었다.







[현정톡] : 뭐해? .. 쉬는 날 시간 함 보자

[정수톡] : 아직 시골에 있어.

[현정톡] : 서울에는 언제와?

[정수톡] : 몇일 더 있다가.

[현정톡] : 그럼 서울에 오면 보자.

[정수톡] : 무슨 일인데?

[현정톡] : 궁금하면 빨랑 오든가~ ..ㅋㅋ







학생 중에 오정희라는 여학생이 있다.

정희가 처음에는 약간 튀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또 공부도 등한시하려는 것 같기도 했다.



이런 점을 눈치챈 경철이는 정희를 공부 잘하는 애들이 모인 반으로 넣었다.

다른 애들이 모두 열공하는 압도적인 분위기에서 스스로 생각을 다시 하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그 반에서 정희는 불만이 많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정희 : 왜 내가 이 반에 오게됐지?

나는 쟤네들처럼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아닌데?







오정희는 이런 점에 대한 불만을 친구인 서지혜에게 털어놓았다.

다행히도 지혜는 현정이에케 카톡을 보냈다.





[지혜톡] : 언니쌤~!!

[현정톡] : 응? .. 우리 지혜 왜?

[지혜톡] : 정희를 왜 그 반에 보냈어요?

[현정톡] : 다른 애들한테서 좋은 영향을 받으라고



[지혜톡] : 걔 요새 엄청 힘들어해요.

[현정톡] : 왜 그런대? .. 질풍노도인가? ..ㅋㅋ

[지혜톡] : 남친이랑 ...

[현정톡] : 이러언~ .. 잠시 암울하겠네 ...



[지혜톡] : 걔랑 나랑 같은 반에 해주시면 안돼요?

[현정톡] : 지혜가 약속해주면

[지혜톡] : 무슨?

[현정톡] : 정희랑 같이 열공한다고

[지혜톡] : 빡공도 할께요. ㅋㅋ







현정이는 정희에 대한 얘기를 경철이에게 해서 정희를 지혜의 반으로 보냈다.

또 만일 경철이가 정희에게 할 말이 있으면 절대로 직접 하지말고 현정이가

대신 해줄테니까 우선 먼저 현정이에게 하라고 말해두었다.







하루는 현정이가 수업을 끝내고 나서 정희랑 지혜를 데리고 외출을 했다.

셋이서 영화를 보고 나와서 <라떼리아>에 가서 햄버거도 같이 먹었다.







지혜 : 이거 엄청 살찐다는데 .. 호호~

정희 : 너는 먹어도 안찌잖아? .. 내가 문제지. .. 호호

현정 : 자주 먹는 것이 아니고 한달에 한두개 정도는 안심해도 돼.



정희 : 샘 남친 있어요?

현정 : 고딩때 있었지. .. 지금은 .. [고개를 젓는다] ..



지혜 : 왜? .. 쫑났어요?

정희 : 아마도 남자가 바람둥이? .. 호호

지혜 : 샘도 만만치않을껄 .. 호호~



현정 : 그건 아니고 .. 대학을 다른 곳에서 다니니까 멀어지던데?

정희 : 그니까 그게 바람이죠.

지혜 : 옆에 없다고 딴여자나 쳐다보고 ..

현정 : 아닌데 .. 대학생들에게는 사랑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많거든.



현정 : 중딩때는 고딩 되면 좋아질 것 같지?

정희 : 알아요 .. 고딩들은 대학에만 가면 다 해결될 것 같고

지혜 : 대학생들은 사회에 나가면 뭐든 다 될것 같고



현정 : 그치만 어쩌겠어? .. 갈수록 바다는 더 깊어지고 넓아진다고

지혜 : 산도 더 높고 험해지고

현정 : 그니까 .. 그런 것들이랑 씨름하다 보면 남자 사귀는건 자연스럽게 ..



정희 : 샘은 요새 수학샘이랑 안사귀나요?

지혜 : 우리가 볼때는 그런데 .. 본인들은 아니라고 딱 잡아 떼거든 .. 호호~

현정 : 우리가 오픈한게 이제 한 달 정도니까 아직은 일이 우선이야.



정희 : 그럼 나중에는요?

지혜 : 아마 그렇고 그렇게 될껄 ...

현정 : 나중은 나중에 생각하자.



지혜 : 지금은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요?

현정 : 이제는 내가 말할 필요가 없네? .. 호호



정희 : 하루에 열번도 더 듣는 말 .. 공부나 해라~!!

현정 : 내가 볼 때는 정희가 너무 아까워서 그래.

정희 : 네??



현정 : 너는 예쁘기도 하고 몸매도 좋은 거 알아?

지혜 : 정희가 쫌 .. 내가 부러워할 정도니까 .. 호호~



현정 :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머리 아픈 일 때문에 공부를 등한시하면 ..

정희 : 그게 아닌데 ..

현정 : 만일 네가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면?

지혜 : 정희는 반짝반짝 빛날거야. .. 그쵸?



현정 : 정희는 외모에 실력을 갖춘다면 천하무적이 될거야.

정희 : ....

현정 : 힘 내고 .. 너무 오래 방황하지마 ..

정희 : .....

현정 : 정희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는 너를 기다릴 수 있어.

정희 : ....

현정 : 그런데 이 세상은 그렇지 않아. .. 시간이 되면 열차나 비행기는 떠나버려.



지혜 : 정희는 공부 잘해요.

현정 : 중학교에서는!! .. 나중에 고등학교에 가서도?



지혜 : 많이 달라요?

현정 : 하늘과 땅의 차이? .. 그래서 우리가 지금 미리 공부하는거 아냐?



지혜 : 정희는 해낼거 같아요.

현정 : 나도 그러리라고 믿어. .. 제발 멍청하지 말고 영리하시길 ...



지혜 : 예쁜 여자는 멍청할 수가 없어요. .. 호호~







오정희는 이런 일을 엄마랑 같이 이야기할 수가 없다고 한다.

말을 하면 엄마로부터 나오는 말은 보나마나 뻔하기 때문이란다.







오정희엄마 :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연애질이나 하고 ....







현정이도 저런 시절을 겪으면서 지나왔다.

현정이의 생각에 여자애들에게는 원래 <수다>라는 것이 가끔씩 필요하다.

이들은 그 <수다> 속에서 은근히 자기를 인정해주기를 기대한다.

대학에 가면 그런 것이 모두 사라지지만 아직 중고등 학교 시절에는 엄청 중요하다.



현정이는 정희나 지혜 또 다른 여학생들로부터 그들이 하는 <하소연>을 들어준다.

들어보면 별 내용은 없고 거의가 다 <수다> 수준이다.

그렇지만 얘네들은 <뭔가를 말하려고> 한다.



말하고 싶어하는 애들...

이 애들은 사춘기이다.

그렇지만 귀찮고 피곤하다면서 들어주기 싫어하는 어른들 ..







지혜 : 어제는 우리 반에서 수학 쪽지시험을 쳤어요.

현정 : 쪽지시험 정도야 100 점?



지혜 : 안그래요. .. 우리 수학샘은 쪽지시험을 진짜 어렵게 내요.

현정 : 그럼 폭삭 망했어?

지혜 : 내 생각에는 반 정도 맞게 썼나?

현정 : 으이구우~



지혜 : 쌤~!! .. 그래도 그 정도면 엄청 잘한건데? .. 5등 안에 들어요.

현정 : 음 ...



지혜 : 그런데 수학샘이 날더러 점심시간에 교무실로 오래요.

현정 : 왜?



지혜 : 내 답지 모여주면서 ... 다 맞을 건데 바보같이 한 개가 마지막에 틀렸다고 ...

현정 : 어머머~ ... 축하해요~!! .. 거의 백점이구만~!!!



지혜 : 근데 짜증나요.

현정 : 또 왜?

지혜 : 그 샘이 날더러 혹시 책보고 쓴거 아니냐고 ...



현정 : 지혜야~!!! 그건 짜증 낼 일이 전혀 아닌데?

지혜 : 책 안봤거든요?



현정 : 그거는 너를 의심하는 말이 아니고 네가 너무너무 완전 잘하니까 그 정도라는 뜻이야.

지혜 : 네 ??

현정 : <마치 책을 보고 한것 처럼 잘했다> 라는 뜻이라고~!!

지혜 : 왜 그게..? .. 그래요? .. 난 또 .. 첨나~ .. 투덜투덜







지혜의 수학샘은 분명 지혜에게 창찬을 해주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때문인지 그분은 표현을 잘 못 하는 바람에 지혜의 마음 속에 상처를 남겼다.



지혜는 바로 그 성처입은 자신을 하소연하고 싶어한다.

현정이는 그것을 들어준 것이다.

그 다음부터 지혜는 학교에서 그 수학샘이 시키는 것을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현정이마저 지혜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혜는 그 수학샘 시간에는 잠만 자고 수학을 포기할 것이다.

그러면 지혜의 수학은 곤란해 질 것이고 ...

이렇게 현정이가 한 작은 일은 지혜에게는 엄청 큰 일이 되기도 한다.





경철이도 현정이에게 비슷한 얘기를 해주었다.

경철이는 남학생들이랑 잘 어울린다.

남학생들 중에 강해철이라는 애가 있다.



해철이의 성적은 그리 좋지는 않다.

그는 키가 약간 작은편이어서 키때문에 스트레스가 매우 심하다.



그런데 누군가가 농구를 하면 키가 커진다는 말을 그에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해철이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애들이랑 농구를 한다.

농구를 하다가 경철이의 수업에 늦게 오는 때도 종종 있다.



하루는 해철이가 슈팅을 하면서 농구공을 던졌는데 공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갔다.

그 농구공은 마침 그 근처를 지나가던 선생님들에게로 날아갔다.

그 공에 맞을 뻔 한 선생님 한분은 농구공을 손에 들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선생님 A : 이녀석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 허구헌날 놀기나 하고 ...

농구로 출세할 것도 아니면서







해철이는 놀기가 좋아서 농구를 한 것이 아니다.

그에게 농구는 키를 조금이나마 더 자라게 하려는 그의 몸부림이었다.

그것을 꼭 그렇게 표현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해철이가 악의를 갖고 사람에게 공을 조준해서 던진 것도 아닌데 ...

해철이가 덧붙여서 한 말은 ....







해철 : 아마도 제가 공부를 잘하는 애였다면 안그랬을겁니다.







그 선생님의 말을 해철이는 자기를 무시하는 말로 알아들은 것이다.





이렇게 어른들이 애들에게 생각 없이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의 말들 중에 어떤 말은

얘네들 가슴에 크고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또 남학생 중에 정수호라는 애는, 성적은 좋은 편이어서 전교 10 등 안에는 든다.

수호는 작년에 교통사고로 다리에 큰 상처를 입고 병원에 오래 입원해있다가 퇴원했다.

그런데 수호의 문제는 사고 이후에 두 다리의 길이가 약간 다르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표가 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학교 체육선생님은 그가 소아마비가 아니므로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체육시간에 수호에게

다른 애들과 똑같은 것을 시킨다.

그러나 수호는 걸을 때에나 달릴 때에나 항상 남들보다 느리다.

그래서 체육선생님은 그에게 게으르다면서 자주 화를 낸다고 한다.





그런데 수호네는 가정 형편도 어렵다.

경철이가 수호네 집에 같이 간 적이 있다.

그날은 수호가 감기로 결석을 했었다.

그래서 경철이가 수호네 집에 가서 몇가지를 가르쳐주고 왔다.

이렇게 경철이는 수호랑 엄청 친해졌다.



수호의 부모님은 길에서 포장마차를 하고 또 고2 인 누나와 중1인 여동생도 있다.

이렇게 다섯 식구가 방 두칸에서 살고있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공부할 방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장농 두짝을 떨어뜨려서 놓고 그 사이에 밥상을 끼워서 놓았다.

그리고 밥상 위에는 작은 스탠드를 한개 놓았다.

수호는 식구들이 잘 때에 거기 앉아서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경철이는 수호에게 수업이 끝나면 남아서 공부하고 집에 가도록 했다.

경철이는 다음달 부터 수호에게는 수업료를 반만 받을 생각이라고 했다.



수호의 누나는 지금 고1 이다.

현정이는 개학하고나면 수호의 누나에게는 수업료를 받지 말고 그냥 수업에

오게 하자는 생각이다.



경철이는 현정이와 함께 밤에 수호의 부모님이 하는 포장마차로 맥주를 마시러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수호의 부모님은 안주도 넉넉하게 주고서 나중에는 돈을 받지 않겠다고 우겼다.

그러나 경철이는 그러면 다음부터 다시 오지 않겠다고 협박을 해서 결국은 돈을 내고 왔다.



수호가 민감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또 공부도 열심히 한다.

그래서 현정이나 경철이는 수호에게 무척 잘해주게 되었다.







어느 날 ... 후덥지근하더니 비도 오고 ....

수업시간에 정희가 한마디 했다.







정희 : 짜증나 ... 공부 존나 하기 싫다 ...[투덜투덜~]









현정이는 그날 정희를 데리고 노래방에 가서 정희의 손에 마이크를 쥐어주었다.







현정 : 노래 10 곡을 부르기 전에는 자리에 오지 마.







정희는 조래 10 곡을 입력한 뒤에 한곡씩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건 노래를 부른다기 보다는 발악을 하면서 거의 악쓰는 수준이다.

현정이는 정희 옆에 서서 손뼉도 쳐주고 몸도 흔들어주었다.

중간에 현정이는 정희에게 캔음료를 권해서 마시게 해주었다.

모두 10곡이 끝나고 나서 정희는 고만하겠다고 했다.







현정 : 이렇게 한번씩 하고나면 가슴이 시원해지지?



정희 : 언니쌤 ... 정말 고마워요~









중3 이라는 애들 .. 사춘기의 마지막 방황을 하는 애들이다.

얘네들이 겪는 이런 얘기들은 이것 밀고도 엄청 많다.

그렇지만 고만 쓰기로 한다.







드디어 남정수가 서울에 왔다는 연락이 와서 이번 주말에 보기로 했다.

경철이는 남정수를 오피스텔로 데리고 오자고 했다.



그의 말에 따라서 현정이가 미리 나가서 정수와 만나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그 후에 정수를 데리고 와서 경철이와 인사하도록 소개를 했다.

그리고 오피스텔을 구경시켜주었다.







정수 : 이게 뭐야?



현정 : 지금 경철이랑 나랑 과외 수업을 하는 중이야.



정수 : 그래서 알바를 고만 둔 거야? .. 현정이가 열공하는 줄 알았는데.



현정 : 너도 여기서 우리랑 같이 하자.



정수 : 내가?







경철이는 정수에게 자신이 생각해온 것들과 준비햇던 것들 그리고 또 지금 어떻게 수업을

하고 있는지를 모두 얘기해주었다.



그리고 나서 정수에게 먼저 운전을 맡아달라고 했다.

지금은 애들이 올때에는 자기들이 오지만 수업이 끝나고 귀가할 때에는

먼 곳에서 오는 애들 여섯명을 차로 태워다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수에게는 면허증이 없었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일단 경철이와 현정이를 보조하는 것처럼 시작해서 이곳의 시스템과 애들을 익히고

나중에 두 개의 반을 맡아서 수업을 하고 매월 150 만원씩 주면 어떻겠느냐고

현정이가 제안을 했다.

정수는 그렇게 하기로 약속을 하고 돌아갔다.



이제 영어 수업을 위해서 여자가 한 명만 더 있으면 된다.

현정이는 자기 친구 수경이를 추천했으나 경철이가 반대했다.

그렇지만 현정이의 주변에는 다른 사람이 없었으므로 경철이는 자기가 섭외해보겠다고 했다.









현정 : 그래서 .. 혹시 여자친구를 데려오겠다는 거야?

경철 : 정리해서 없다고 했거든.

현정 : 아니면 누군데?



경철 : 일년 선배 되는 사람인데

지난 겨울방학때 호주로 어학연수간다고 한 것 같은데 ...



현정 : 난 반대.

경철 : 왜?



현정 : 많이 아는 것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거든.

경철 : 잘 가르치기도 해야 한다고?

현정 : 또 애들이랑도 언니처럼 잘 지내야 하고 ...

경철 : 해외로 어학연수 가면 그런거 안되나?



현정 : 졸업할 때도 아니고 지금 벌써 해외연수를 가면 ..

경철 : 스펙쌓기는 아니쟈나?

현정 : 그 나이에는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면 ... 사고방식이 의심스러워.



경철 : 만나서 같이 술 한번 마셔보면 알게되지 않을까?

현정 : 핑계는 ..?!!

경철 : 참나~ ....



현정 : 너네 누나는 안돼?

경철 : 글쎄 ...

현정 : 이미 수송하시면서 애들 얼굴도 익혔고 ...

경철 : 지금 수송하는 것도 투덜거리는데 .. 영어 수업까지 하려고 할까?

현정 : 대학원 가신다고 했나? .. 무슨과 다니셔?

경철 : 불어과.

현정 : 거의 비슷하게 맞구만~







이렇게 사람을 찾는 것이 현정이와 경철이가 처음으로 접하는 어려움이었다.

들어오겠다는 학생들은 있는데 이들을 가르칠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

누가 오든 수업도 착실하게 잘 해야만 하지만, 강사들 사이에 팀웍도 잘 맞아햐고

또 애들하고도 잘 지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 사업은 성공과 실패가 바로 사람에 의해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현정이의 오전에는 청소하고, 오후와 저녁에는 수업을 한다.

그리고 정리하고 또 다음 수업을 준비하고 나면 자정이 넘는다.

지금은 중3 들이 방학이라서 아직은 쉬는 날이 있다.

그러나 다음 주부터 개학을 하게 되면 문제가 커질 것 같았다.







현정 : 차라리 한학기 휴학을 할까?

경철 : 그건 아니라고 봄~!!







중학생들이 개학을 하기 전에 방학 마지막 주말 이틀을 쉬기로 했다.

이 주말이야말로 현정이가 집에 갔다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러나 경철이는 현정이와 함께 바닷바람이라도 쐬러가고 싶었다.







경철 : 집에는 추석 명절때 가면 안돼?

현정 : 이번에도 가고 그때도 가면 더 좋은데? .. 호호~

경철 : 참나~ ..

현정 : 왜? .. 혼자 있기 싫어? .. 호호~

경철 : ... [끄덕끄덕]

현정 : 그럼 나랑 같이 우리 집에 가자.

경철 : 내가??

현정 : 거기도 남해 바닷가이고 또 경치도 엄청 좋거든~









이렇게 해서 토요일 아침 일찍 경철이는 현정이를 차에 태우고 현정이의 집이 있는

전라남도 순천시를 향해서 출발했다.



현정이는 지난 2월에 서울로 온 후에 처음으로 집에 간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그러나 일박이일이어서 일요일 밤에는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했으므로 현정이가

옛날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았다.







경철 : 오늘 밤에 나는 어디서 잠을 자야 하나?

현정 : 잠잘 곳이 없을까봐 걱정돼?

경철 : 막상 출발하니까 그러네.



현정 : 바보야. .. 우리 집에 방 많거든.

경철 : 너희 집에 민폐를 끼치는 건 싫고.



현정 : 그럼 누나가 호텔 방을 잡아줄까?

경철 : 그건 아니다. ..

현정 : 프로는 쿨 해야 해. .. 우리 집에서 재워줄께.







현정이는 출발하게 전에 집에 전화를 하면서 경철이랑 같이 간다면서 엄마에게

경철이가 묵을 방을 마련해달라고 이미 말을 해두었다.

현정이의 엄마와 아버지는 서울로 공부하러 간 딸 현정이가 서울 남자를 데려온다면서

집안에 대청소를 하고 요란법석을 부렸다.



전주에서 광양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자 현정이에게는 이제 정말로 집에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아침겸 점심으로 비빔밥을 먹을 때 경철이는 맛있다고 열심히 먹었지만

현정이는 모래알을 씹는 기분이어서 얼마 먹지도 못했다.



밥을 다 먹고나서 식당에서 나왔는데 방 때문에 그러는지 경철이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현정 : 우리 집은 2층집인데 지금 집에서는 암마 아빠 두분이서 살고 계셔.

윗층은 아예 쓰지도 않고 있어서, 큰 방이 세개나 비어 있어요.



경철 : 알았어 .. 미안하니까 한 소리지.



현정 : 나도 .. 공부하러 간다고 서울로 갔는데, 집에 온다고 오면서

남자를 데리고 나타나면 우리 엄마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경철 : 나 .. 그냥 모텔에서 하룻밤 자면 안돼?



현정 : 가서 보고 나서 맘에 안들면 너 하고싶은 대로 해.







순천 도심을 벗어나서 바다 쪽으로 한참을 달렸다.

집에 다와가자 현정이가 엄마에게 10분 후에 도착한다는 전화를 했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 몇 채의 집이 있는 작은 마을이 보였는데 현정이의 집이

그 곳에 있다고 했다.

경철이는 현정이네 집 문 앞의 공터에 차를 세웠다.



두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대문 쪽을 바라보고 서있던 현정이가 대문을 열고 나오는 사람들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소리쳤다.







현정 : 엄마~!!! ... 아빠~!!!!







현정이는 먼저 엄마의 품에 안기면서 눈물을 흘렸다.

현정이 엄마도 현정이의 등을 다독거리면서 눈이 젖는 것 같았다.

그 다음에 현정이는 아빠의 품에 안겨서 또 눈믈을 왈칵 쏟았다.







현정 : 엄마~. ... 흑흑~



현정 엄마 : 그래 .. 수고했다. .. 엄마가 너무 미안해.



현정 : 아빠~!! .... 흑흑흑~ ....



현정 아빠 : 그래, .. 내 딸 현정이 왔구나 ...

자네가 박경철인가?



현정 : 인사드려. .. 우리 엄마 아빠야.

내가 얘기한 박경철.



경철 : 안녕하십니까? .. 박경철입니다.



현정 엄마 : 먼 길 오느라고 고생했지?

우리 안으로 들어가자.







현정이는 엄마와 함께 사라지고, 경철이는 현정이 아빠와 함께 마루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바다에서부터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인지 서울처럼 그렇게 덥지는 않았다.







현정 아빠 : 토요일인데 일찍 도착했네.



경철 : 고속도로가 정체될 것 같아서 아침에 일찍 출발했습니다.



현정 아빠 : 지금이 오후 두시가 넘었으니까 피곤하겠다.







현정이가 자기 아빠와 경철이에게로 콜라 한잔씩을 갖다가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현정이와 아빠 사이에 서울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경철이는 콜라를 마시면서 둘의 이야기를 듣고있었다.

정신이 몽롱해지고 있었는데 찬 콜라를 마시자 정신이 번쩍 드는 듯했다.





현정이가 다시 사라지더니 식사하러 오라고 경철이를 불렀다.

그는 현정이에게로 갔다.

주방의 식탁에는 현정이와 경철이 두 사람을 위해서 비빔냉면이 열무김치와 함께

차려져있었다.





경철이와 현정이는 마주보고 앉았다.

비빔냉면은 경철이가 엄청 좋아하는 음식이다.

맛있게 먹는 두 사람을 바라보는 현정이 엄마는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식사가 끝난 후에 현정이는 경철이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가서 그가 사용할 방으로

데리고 갔다.

유리창으로 바다가 보이는 방이다.







현정 : 여기 어때? .. 아니면 호텔 갈래?



경철 : 여기서 잘께 .. 고마워.







경철이는 욕실에 가서 씻고 와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는 잠에 빠져들었다.



한참 후에 현정이가 와서 경철이를 깨웠다.







현정 : 아직 해가 있을 때 밖에 나가서 구경해야지.







경철이가 벌떡 일어났다.

현정이는 경철이를 데리고 내려왔다.

현정이가 운전대에 앉아서 경철이에게 순천과 여수의 여러 곳을 구경시켜주었다.







현정 : 작년까지는 저 넘어 순천 시내쪽에서 살았는데

내가 서울로 가니까 봄에 이리로 이사오셨대.



경철 : 그럼 저 집에는 너도 오늘 처음이네?



현정 : [끄덕끄덕] ...



경철 : 나 혼자서 돌아다닐테니까 너는 친구들도 만나고 하세요.



현정 : 심심하다면서 따라온 사람을 어떻게 혼자 있게 둔대? .. 호호~



경철 : 말은 그렇게 했지만 불안해서 모시고 온건데요. .. 하하~



현정 : 뭐가 불안해?



경철 : 먼 길을 잘 갔다 오는지 ....



현정 : 하이고오~ .. 참나~!! ..

내 친구들은 다음에 추석때 와서 만나면 돼.









저녁이 되어 해가 지고 날은 어둡기 시작했다.

경철이는 현정이에게 식당에서 저녁을 먹자고 했다.

그러나 현정이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가 해주는 밥을 한끼라도 더 먹을거라면서 경철이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





현정이 엄마는 저녁때 해물탕을 끓였다.

현정이네 식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나서 경철이는 2층에 있는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유리창 너머 멀리 어두운 밤바다가 보였다.

바다 위에 배들이 정박해있는지 곳곳에 불이 켜져있었다.

배들이 밤에도 어디론가 가고 있는지 움직이는 불빛도 보였다.



경철이는 현정이가 부러웠다.

엄마와 아빠 두 분이서 서울에서 돌아온 현정이를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을 보면서

경철이는 눈물을 쏟을 뻔 했다.

현정이가 서울에서 생활하던 것들에 대해서 아빠와 같이 이야기할 때에도 그랬다.





경철이가 중학교 2학년때 경철이의 아빠는 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아빠의 죽음에 대해서 실감하기에 열다섯이라는 그의 나이는 너무 어렸다.

그의 아빠는 회사일로 주로 외국에 나가서 살다시피 했고 집에는 일년에 한두번 왔었다.

그래서 경철이는 아빠의 사랑이라는 것을 잘 모른다.



어려서부터 경철이에게 아빠 노릇을 한 것은 두살 위인 형이었다.

그런데 경철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여름이었다.

대학생인 그의 형은 친구들과 함께 서울을 벗어나서 한강으로 놀러갔다.

그는 한강에서 수영을 하다가 물속에서 심장마비가 일어나는 바람에 익사했다.



처음에 덥다면서 물 속에 들어간 경철이의 형이 물 밖으로 나오지 않자

형의 친구들은 겁에 질렸다.

놀란 그들은 마을에 들어가서 사실을 이야기 했다.

마을에서는 고기잡이 배들을 보내서 그 일대를 수색했다.

한참 후에 사람들은 커다란 낚시로 형의 시체를 물속에서 건져올렸다.



경철이가 연락을 받고 누나와 함께 그 곳으로 찾아갔다.

그 때 이미 형은 시체였고 그는 강변에 눕혀져있었다.

그는 슬프게 울었다.



그래서 지금은 누나와 엄마 그리고 경철이 이렇게 세 식구가 살고있다.







오늘 현정이네 집에 와서 현정이 아빠가 현정이를 예뻐하는 것을 보고 그는

아빠와 형을 생각했다.

만일 그 둘이 아직 살아있었다면 경철이가 이렇게 일을 하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다.







그는 창밖으로 밤바다를 내다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형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다음에는 아빠의 얼굴도 떠올랐다.

그는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소리내어 엉엉 울고 싶었다.



그 때 열려있는 문을 현정이가 노크했다.

그리고는 울고있는 그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현정 : 무슨 일이야? .. 왜 울어?

경철 : 아냐~ .. 아무 것도 아냐~ .. 흑흑~







그는 주먹을 쥔 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씻었다.

그러나 울음 소리는 숨길 수 없었다.

현정이가 걱정스런 얼굴로 그에게로 다가왔다.







그는 갑자기 돌아서서 욕실로 가서 찬물을 틀어서 세수를 했다.

놀란 현정이는 욕실 문 밖에서 그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수건으로 얼굴을 문지르며 나오는 경철이의 두 눈은 충혈되어있었다.

현정이가그에게 말했다.





현정 : 아래층으로 같이 내려가자.

경철 : 왜?

현정 : 수박 먹으라고.







현정이가 앞장서고 경철이는 그 뒤를 따라서 두 사람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현정이 엄마가 경철이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경철이 대신 현정이가 아무 일도 아니라고 말하고 화채를 담은 그릇을

경철이에게 건네주었다.







현정 엄마 : 집을 떠나서 여기 와있으니까 집생각이 났나보지?

현정 : 아이~ .. 엄마~ .. 아무 것도 아니라니까~ ...







경철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화채만 먹었다.

그는 다 먹고 나서 빈 그릇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잘 먹었다는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서 침대에 누웠다.

그는 천정에 있는 무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정이가 그의 방으로 들어와서 걱정스런 얼굴로 경철이에게 물었다.







현정 : 무슨 일인가 나도 알면 안돼?

경철 : 네가 부러워서 ...

현정 : 부럽다고 울어?

경철 : 사랑스런 딸이 돌아와서 엄마와 아빠가 기뻐하시는 것이 ...



현정 : 너는 아빠가 외국에 계시다고 했었지?

경철 : 아냐~ .. 이 세상에 안계셔.

현정 : 그..랬..어?

경철 : 이렇게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현정이가 부럽네.



현정 : 그래서 경철이가 외롭구나 ...

경철 : 그런 것만은 아니고.



현정 : 내일은 서울로 돌아가야 하니까 나는 엄마 아빠랑 시간을 보내야 해.

경철 : 알아요 ... 내려가세요.

현정 : 같이 내려가자.



경철 : 내가 미안한데 ...

현정 : 저분들 ... 우리 엄마랑 아빠셔. .. 뭐가 미안해?



경철 : 앗~!!!!!

현정 : 왜?







경철이는 현정이를 데리고 대문 밖에 있는 차로 갔다.

차 안에는 현정이와 경철이가 현정이의 부모님을 위해서 가져온 선물이 있었다.



둘이서 선물 팩을 들고 거실로 들어왔다.

현정이는 엄마와 아빠에게 선물팩을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현정 : 나랑 경철이가 엄마랑 아빠에게 드리려고

현정 아빠 : 네가 건강하게 있다가 이렇게 와 준것이 선물이야.

현정 엄마 : 경철이는 이런걸 왜 사왔어?



경철 : 현정이 말만 듣고 준비했는데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어요.

현정 아빠 : 경철이 때문에 현정이가 일을 재미있게 잘한다던데 ...

현정 엄마 : 우리가 고맙지 .. 우리가 선물을 해야하는데 ...







그들은 선물꾸러미를 풀었다.

현정이 엄마를 위한 선물은 여름용 원피스와 화장품세트였다.

그리고 현정이 아빠를 위한 선물은 노트북이었다.







현정 엄마 : 아니~ ..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이렇게 비싼 것을 샀어?

현정 : 엄마~ .. 경철이네 집 엄청 부자야. .. 호호~









현정이 엄마는 경철이에게 집안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과 형의 죽음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준비하는 누나 그리고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는 엄마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의 말을 다 듣고 난 현정이 엄마는 경철이의 등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현정 엄마 : 그래서 아까 마음이 좋지 않았나?



경철 : 엄마 아빠가 계시는 가정에서 사랑받는 현정이가 부러워서요.

갑자기 아빠랑 형 생각도 나고 ...



현정 엄마 : 그래서 자네는 우리 현정이랑 사귀는거야?

경철 : 예 ??? .. .갑자기 무슨 말씀을 ??

현정 : 엄마~!! ... 그게 아니라~





현정 엄마 : 현정이 너는 조용히 해.

엄마 아빠도 알아야 할 것은 알아야지.



경철 : 사실 그러고 싶기는 한데 지금 하는 일이 있어서 ...



현정 아빠 : 그렇지. .. 일단은 일이 우선이야.

남녀간에 사랑이 오가면 일은 절단나기 딱이야.



경철 : 저도 그런 얘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요.

지금은 이렇게 친구처럼 지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현정 엄마 : 하긴 .. 아직 나이가 있으니까

현정 : 그런 중요한 얘기를 하면서 왜 나한테는 묻지도 않아?



현정 엄마 : 그럼 .. 너는 경철이를 어떻게 생각하는데?

현정 : 내 남편? ... 호호호호~

현정 엄마 : 계집애 .. 버릇없게 말하는 것 봐~.. 호호~



현정 : 그것은 농담이었고. ...

이런 얘기는 나중에, 몇년 후에 해도 늦지 않아요.

지금 우리는 일하고 공부하는 것만 해도 시간이 부족해요.



현정 엄마 : 그래야지.

그런데 흐르는 물을 언제가지 막아둘 수 있을 지는 걱정이다.



경철 : 걱정 끼치지 않도록 조심하겠습니다.

현정 : 우리는 해 낼거니까 두고 보세요.







다음날 아침에 현정이 엄마는 현정이와 경철이를 데리고 고기 배가 들어온다는

항구로 갔다.

현정이 엄마는 경철이가 여지껏 구경도 하지 못한 여러가지 종류의 생선을 샀다.



점심때에는 생선 회를 사다가 집에서 먹었다.

아침에 사온 생선은 요리하기에 쉽도록 현정이 엄마와 아빠가 손질을 해서

비닐로 포장을 한 후에 스티로폼 박스에 담았다.







현정 엄마 : 바로 끓이든지 굽든지 하면 되니까 어머님께 전해드려.



경철 : 감사합니다.







현정이는 엄마와 아빠에게 안겨서 또 한바탕 눈물을 펑펑 쏟고 차에 올랐다.

현정이 아빠는 경철이에게 다음에 또 놀러 오라면서 악수를 했다.



경철이도 차에 올라서 손을 흔들고는 서울을 향해서 출발했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현정이의 두 눈은 계속 젖어있다.







경철 : 집 안에 아빠가 계시는 것과 안계시는 것이 이렇게 다르네.

현정 : 자주 같이 오자. .. 우리 아빠가 너 마음에 드신대.



경철 : 다음에는 몇일 있다가 갔으면 좋겠어.

현정 : 그래? .. 너도 우리 집이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네.



경철 : 아무리 농담이라도 어른 앞에서 날보고 남편이라고 하냐?

현정 : 뭐 .. 결혼 하면 남편이고 안하면 아니지.



경철 : 나랑 결혼할 할 마음이 있기는 있어?

현정 : 야라라~!!! ... 우리 나이에 벌써 결혼 얘기를 하냐?.. 호호~



경철 : 갑자기 남편 소리를 들으니까 어이가 없어서 .. 하하~

현정 : 흥~!! .. 엄청 좋아해놓구서~!!? .. 호호~

경철 : 맞아~ .. 싫지는 않았어. .. 하하~







오래전부터 차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아마도 서울이 가까워지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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