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근친 - 1부

1950년 8월의 햇살이 장대처럼 작은 틈을 가르고 들어온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



저 작은 빛이 사라지고 눅눅한 밤이 몇 번이나 바뀌었나 보다.



평온하던 동네가 지옥같은 전장으로 변하는건 찰나의 순간이었다.



눈 앞에서 경찰이던 남편은 산짐승처럼 끌려가도 나는 저항조차 할 수 없었다.



열넷 아들 역시 빨간 완장의 그들에겐 악귀 손의 작은 벌레같았다.



아마 남편은 죽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



어느 순간 저문에서 죽창을 든 빨간 완장들이 들이닥칠 생각을 하면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그래도 나는 무서워 할 수가 없다. 한 아이의 어미이기에 ...



지하 방공호 속에 8월의 더위는 그리 참기 어렵지는 않다.



오래되었는지 퀴퀴한 냄새와 습기가 지하 방을 가득 채워놓고 있다.



사람은 냄새에 참으로 빠르게 적응을 해간다. 사람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색보다는 향에 가까운가 보다. 저 퀴퀴한 냄새는 이미 밖의 세상을 잊고 생존해 있는 모자에게



오히려 망각의 마취제 같다. 그런데 냄새보다 사람의 생각은 더욱 무섭게 현실에 적응해 나간다.



낮은 오히려 한 줄기 빛때문에 그리 두렵지 않다.



밤이 되면 공습인지 방공포인지 쿠웅 쿠웅하며 땅을 울리는 소리가 유난히 선명히 들린다.



그럴때면 으레히 나는 아들을 껴안고 깜박깜박 잠을 잔다.



우습다. 죽음이 얼마남지도 않았을 텐데 저음의 공습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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