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치 - 1부 1장

영길은 노가다 십장 출신으로 몇년전 어설프게 오더받아서 지은 집이 무너지자...

그 책임으로 빵에 갔다온 불쌍한 녀석이다...



영길은 삶에 회의가 들었고...

출소하자 애월리 읍내에서 멀리 떨어진 인적이 드문곳에 넓은 양계장을 사서 들어앉았다....



이제 빵에서 시간을 죽인다며 늘상 읽어오던 성경이 시들해지자....

영길은 넓은 양계장을 찬찬히 둘러본다....



몇시간을 생각에 잠겨 양계장을 서성이더니....



"그렇지"



엉거주춤 서있던 영길은 손을 마주치며...

자신의 애마 위스타를 급하게 읍내로 몰아간다.



10여분이 지났을까 멀리 모래산이 보이자...

그 한쪽 편에 영길은 차를 세운다...



"그래.. 근처에 건채상이 있었어...시간은 좀 걸리겠지만...좋아 한번 해보는거다"



넓은 공터에 가득쌓인 모래와 시멘트더미에 미소를 흘리던 영길은 그길로...

수중에 있던 200만원을 챙겨 서울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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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재는 노숙자다...

노숙자 중에서도 초자다...



나이든 놈들이 젊은 녀석한데 빌빌기는게 안쓰러워서...

좀 잡아준다고 덤볐다가...피떡이 되도록 얻어터지고....

응급실에서...도망쳐 나온것이 일주일전이다...



그때문에 코는 삐뚤어졌고...부었다...

수시로 통증이 찾아오며 숨을 제대로 쉴수가 없다...

입은 1cm정도 찢어져버렸다...



싸우기전 동조하던 녀석들도 광재를 피한다...

추해진 광재의 모습때문이라기 보다는...

그 새파란 놈이 두려웠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처음부터 게임이 되지않았다...

그걸 광재만이 몰랐다...



"시발룸 건투르을 했단 말이지..."

"개저엇같트은 노홈"



푸념을 늘여 놓던 광재는 이내 자리에 눕는다...

코끝을 묵직히 찾아노는 통증을 견딜수 없었기 때문이다...



입가에 큰 상처로 인해 몇일째 식사를 제대로 못한 광재는...

추운 바닥에서 서서히 잠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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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좃같네....또 말랐어...씨발...하아"



히멀건 피부의 대학생이 카드를 내려 놓으며 쓴웃음을 짖는다...



광재는 연이은 승리에 소름이 귓가까지 돋으며 흥분을 감추기 힘들었지만...

애써 침착한척 카드를 섞는다...



우연히 당구를 치러왔다가 알게 된곳이 벽넘어 도박테이블이었다....

학창시절부터 잔잔한 도박에선 돈을 꼴아본적이 없는 광재가....

관심을 가지게 된것은 어쩌면 당연히 일일지도 모르겠다...



앞에 앉아 계집얘처럼 밀가루를 뒤집어 쓴 놈은 나름 광재에겐 호구다...

뻔히 숫자가 죽은 상태에서도 따라오는 생초자에 무모하게 돈을 집어 넣는게...

여간 우스운게 아니다....



아마추어들은 이슬비에 옷이 젖는다고...

소심하게 배팅을 하다가 오링되고는 구경꾼으로 전락하고 만다...



하루에 1장씩 열흘새 1억을 잃은 녀석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그래 어쩌면 이게 찬스인지도 모른다....



광재가 넌저시 미끼를 던져본다....

"학생....이제 그만하는게 어때...생각해서 하는 말이니까 기분 나쁘게 듣지말고"

"하하...이 꼰대보게...내가 거지가 되든 자살을 하든 당신이 무슨 상관인데...

돈 떨어지면 오고 싶어도 안올거 아냐...잔말말고 카드나 돌리쇼"



꼰대라는 말에 기분이 나빠졌다가도 자살이라는 단어가 나오니 한편으로는 측은하다.

그래 오늘 하루만 따고 이 자리에 나타나지만 않으면 된다...



한참을 카드를 돌리던 광재에게 강패가 들어온다....

희든까지 확인하고는 가슴이 두근거린다....



에이스 세장이 숨겨진 풀하우스...

애써 침착하게 희든카드를 지긋히 누르고는...

밀가루를 쳐다본다...



녀석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아까부터 레이스로 판돈을 키우고 있다...

그때마다 광재가 이겼고...얼마남지 앉은 상대 판돈을 보면서....

내심 레이스를 걸어주길 바랬다....



"레이스....큰거 1장 받고...한장더..."

밀가루가 레이스를 걸었다...



광재는 티나지 않게 미소를 짓고는...

"이왕 판이 커진거 끝냅니다...받고 학생이 가진거 나머지까지...."



밀가루는 한동안 말이 없더니....

"꼰대 레이스 좀더 합시다"



대꾸한다....

"뭐...규칙이 정해진것도 아니니 돈만 있으면 난 상관없고...."



밀가루는 사장을 부르더니...

차용증을 쓰고 작은 사과박스 하나를 들고온다...



"자...그러면 레이스....판돈이 깔려 있는게 어림 잡아서 1억가까이 되니까....

여기 2억 다 집어 넣읍시다"



뭐지?

아무리 봐도 빽스트레이트인데...

도대체 뭘 잡은거지?

난 풀집이고 가장 강패...

녀석이 포카드가 아닌 이상은 절대로 이길수 없다...

그런데도 레이스를....



한참을 생각하던 광재는 살짝 웃고는 역시 사장을 부른다...

사장은 차용증을 넙죽 받고는 돈을 가져다 준다...



돈을 밀어 넣고...

사장이 패를 뒤집기전 잠시 차분해질것을 강조하며....

패를 뒤집기를 기다린다...



그래 2억...

2억이면 지금 있는 전세금빼서 아파트로도 옮겨갈수 있을거야...

이런 좋은 방법이 있었는데 여태 무슨 생고생을 한거야...



상대가 먼저 카드를 뒤집는다....



2포카드



광재는 그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사장은 바카스를 시켜 돈을 챙기게 하고는....

광재를 어두운 당구장으로 밀어낸다...



일주일 후에 돈을 받으러 가겠다는 부드러운 말과 함께



후에 안 일이지만....

그 녀석은 타짜였다....



젊은 녀석들이라면 정말이지 진저리가 난다...

광재는 또다시 찾아온 악몽에서 깨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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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재.....광재.....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뜬 광재는 검은 선그라스에 수북한 턱수염이 인상적인...

한사내가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는걸 느낀다....



"뉴규?"

입이 찢어져서 말이 샌다.



"저런~얼마나 터진거야"

"뉴규라니카?"



"일어나 죽기싫으면"

"뉴규효? 정사좡이 보내서?"



"정사장이 누구야....잔말말고 따라와"

"죵말 사췌랑은 콰계어는 사라암 이쥐?"



정체모를 사내는 광재를 부축해서는 이내 자리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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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는 영길이 계획한 치밀한 범죄의 준비과정을 다루게 됩니다...

3회정도까지는 지루할수 있으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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