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이름은 5000원-만남편 - 상편

그녀이름은 5000원



우린 흔히 아이들에게 심부름을 시킨다.

지금은 술이나 담배심부름을 시키는 어른은 없겟지만 몇년전만해도

아이들에게 그런 심부름을 많이도 시켰다.



그날도 그냥 생각없이 아이에게 돈 만원을 주며

"영식아! 가게가서 담배 한 갑 사오구 너 먹을거 사다먹어라!"



영식은 뭐가 그리 좋은지 돈을 받자마자

부지런히 밖으로 나간다.



이녀석이 왜 이리 안오지?

조금은 걱정스런 마음에 눈앞에 tv에서 떠드는 말소리는 귀를 멍하게 울릴뿐이였다

집까지의 길을 모르는것도 아니고 혹시 오다가 나쁜애들이래도 만났건가?

난 도무지 걱정이 되어 그냥 앉아있을수가 없었다.



마침 그순간을 기다리듯 문이 열리고

한손에는 담배를 든 영식이가 들어왔다.



영식아! 왜 이렇게 오래 걸렸니?



주저주저하며 말이 없다.



너 먹을건 안사왓어?



네!



그럼 잔돈은?



또다시 주저주저하다...... "오다 잃어버렷어요!"



그래서 늦었구나!

못찾으면 그냥 와야지 아빠가 걱정많이 했잖니!

낼아침에 아빠랑 일찍 나가서 찾아보자!



벌써 시간은 9시를 알리고 저녁뉴스가 시작하였다.



영식이는 이제 자야지!



네!

아빠 엄마!

안녕히주무세요



말없이 날 보던 아내가 조용히 말을 한다.

여보! 요즘 영식이가 좀 이상해요?



뭐가 이상해?



어제도 심부름을 보냈는데 그때도 돈을 잃어버렸다고 하면서 한참 후에야 집에 왔거든요!



그런일이 있었어?



요즘 나쁜 친구들이랑 어울리는거아냐?



그건 아닌것갔구요!

영식이랑 같은 반인 권용이 있잖아요

그애말로는 영식이가 요아래 새로 생긴 분식집에 있는걸 자주 봤데요

근데 그집은 술도팔고 노래도 부르고 그런다는데..!



그럼 분식집도 아닌데구만 거길 영식이가 왜 간데?



저두 몰라요! 권용이가 얘기해서 알았어요!



그리고 여보1

오늘 제 지갑에서 5000원 가져갓어요?



아니!내가 말없이 당신 지갑에서 돈을 가져가나!



아무리생각해도 이상해요!

영식이가 학원간이후 지갑에서 돈이 없어요!



혹시 당신이 딴데 쓴걸 착각하는거 아냐?



저두 그런가 생각했는데 아닌것같아요

오늘 우유값주고 영식이 학원비주고 지갑에 3만5천원하구 잔돈 몇백원 있었는데>>!

지금은 3만원뿐인걸요.



이런 일은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냐?

빨리 영식일 불러오구려!



영식이는 풀이죽은 얼굴로 안방으로 왔다



영식아 하나만 묻겟다

오늘 엄마 지갑에서 돈 가져간적 있니?



아뇨! 없는데요!



그럼 오늘 심부름하고 남은돈 모두 오다가 잃어버렸니?



고개를 푹 숙이더니....

네!라고 힘없이 말한다.



사실 집사람 건망증이 좀 있는 편이라 그냥 아들을 믿기로 햇다.

"좋다!"

"영식이는 아빠를 실망시킨적이 없지!"

"그만 방에 가봐라!"

방으로 돌아가는 영식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답답함이 가슴한구석을 차지한다.

담배한개피를 물고 베란다로 나가서 불을 붙였다.



담배한모금의 상쾌함도 잠시....!

뒷맛을 모를 씁씁함만이 입안에 남고,또 한번 길게 빨아보지만 역시나 맛을 잊은 연기뿐이다.



여보! 그만 잡시다

오늘 담배맛도 이상하네!



눠워있는 집사람의 잠옷사이로 삐죽히 얼굴을 내미는 유방을

부드럽게 쓰다듭으며 살짝 쌀짝 유두를 손톱으로 긁었다.



역시나 움찔하며 약간의 비음을 흘린다.

오래살다보니 한여인에 대한 신비함도 모두 알아버리고

기대감도 없이 그냥 만지다가 올라타서 펌프질을 하다 때가 되면

그자리에 왔다갔음을 정액 몇방울로 흔적을 남기고

휴지로 대충 닦고 코를 골며 잠을 자던 내자신!

"오늘 아들녀석 때문에 별생각이 다드네!"

"왠지 아들에게 속고 있는 이느낌!"

마누라에게 형식적인 내 자신이, 아들에게 받은 답답함으로 그녀의 존재를 다시금 떠올리게한다.



아무레도 잠이 안온다.

영식이친구가 말해준 그가게에 가봐야겠다.



중2의 남학생에게 사춘기란 시기가 있다지만, 요즘 내 눈에도 영식의 변화가 보인다.



난 집에서 입던 추리닝 차림으로 집을 나서

영식이가 자주 간다던 그 가게로 향했다.



집에서 20분쯤 걸어가다보니 그리 크지 않은 가게가 보엿다

분식집처럼 보이는 가게!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부지런히 탁자를 닦고 있었다.

탁자라야 4개정도인 아담한 가게!

눈가엔 잔주름이 보이는 인생의 세파를 한번쯤은 겪었을듯한 모습!



이런곳에 영식이가 자주 온다는것에 깊은 의구심이 생겼다.

애들이 놀수 있는곳도 아닌데 ...!

이곳에서 자주 봤다는 것을 믿기가 어려웠다.

권용이란 애가 잘못본건 아닐까?



난 가게 주인를 만나서 얘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막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머 ! 잘생긴 오빠,어서 와!



난 조금은 당황을 했다

술집도 아니고 첨부터 오빠라니...!



오빠 ! 뭐 줄까?

여기 메뉴 보구 골라골라!

막골라봐!" 메뉴판에 없으면 5000원 무조건 5000원 "

오빠 잘 골라봐!



난 도데체 무슨말인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오빠!우리집 첨이구나!



자꾸 오빠라니까 거북하네요!



그럼 오빠를 오빠라지 뭐라불러?

아빠라 부를까?

호!호!호

오빠도 맘 편하게 날 동생이라 불러!

우리집은 누구나 들어오면 오빠고 동생이고 아들이고 ...그렇게 불러!



그럼 동생! 여기 소주 한병 주고 낙지 한마리 줘!



오빠! 오케이 바리 베리 굿!

빠른 손놀림으로 후딱 소주한병과 낙지한마리를 동강내서 접시에 들고 왓다.



오빤 집이 이근처사나봐!



어떻게 알았어?



피! 오빤 날 바보로 아나봐!

집이 멀면 누가 추리닝 차림으로 여길오겠어!



그녀는 내잔에 술을따르고 자기도 한잔달라듯 잔을 든다.

빈잔은 내가 따라주는 소주로 채워지고

방울방울 그녀의 잔을 채우는 것이 술만은 아닌듯이

그녀의 모습들은 자연스레 내게 다가와 친근만마저 줬다.



오빠!

자, 쭈~욱 한잔 할까?



난 말없이 그녀가 권하는 잔을 비웠다.



오빤 말이 없는 편이네!

난 말없는 사람이 좋던데!

오빠 내잔 비었는데?



동생 술 잘하나봐?



술?잘하긴! 그냥 외로워서 한잔

잊으려고 한잔

괴로워서 한잔!



그럼 오빠는 술 잘해?



나?

나또한 외롭고 괴롭고 잊으려고 한잔하지!



오빠 뭐야? 날 따라하구!

하하하

오늘 말도통하고 맘도 통하는 오빠 만났네!



동생은 나이가 몇 개야?



오빤 별걸 다묻네

“내나이 묻지마세요” 라는 가사도 모르나봐

숙녀 나이는 고무줄나이라니까!

호호호!



그녀는 이렇게 또한잔을 비운다.

근데 오빠 누구랑 많이 닮았다.



날 보면 다들 그런 말 잘해?

주윤발 닮았지?



피!

그소리들으면 윤발이오빠가 울고간다.



우리집에 자주 놀러오는 중학생이 있는데 그애 많이 닮앗네!



이집은 중학생한테도 술 팔어?



오빤! 내가 아무리 술장사해도 그런 짓은 안한다.

그말은 그만하고 오빠 빨리 잔 비워?



동생, 술은 음미하며 마셔야지?



오빠 나두 먹고살아야지!

그런다음에 우리 음미하며 마시자고!



하하하!

벌써 술병은 텅 빈체 그자릴 다른 병이 채워졌다.



동생은 곱게 생겼는데,,,?



그런데 왜 술장사하냐고? 오빠 그말하려고 했지?

그런말 할려면 술이 모잘라!



오빠 부라보!

원샷!

그녀의 잔은 부어도 부어도 채워지지 않았다.

벌써 탁자위엔 4병의 빈병이 나뜅글고 있었다.



따르르릉 ~

따르르릉~



오빠 핸드폰 오나봐?



응? 그래!

여보세요?



당신 어디예요?

지금 1시에요!



벌써? 난 집 근처야 지금 갈께. 끊어!



이봐 동생!

담에 더 하자고!



오빠 멋있네

딴 남자랑은 쬐금은 다르구!

좋아 기분이나 술값은 20000원 오케바이?



굿! 동생 그럼 담에 보자구!

난 휘청이는 다리에 힘을 주며 가물가물 흐려지는 기억의 끝을 잡고

그리고 필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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