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스토리 - 8부





"이름도 몰~라요 성도몰라~ 처음본 남자품에 얼싸안겨~ 푸른등불 아래~ 오색등불 아래~~ 춤추는 댄서의 순정 ~~~"

제가 닭대가리 지만 사람이 셋이 모이면 그중에 스승이 나온다는 말이 있죠. 룸싸롱에도 남자셋이 술을 먹으면 그중에 개가 나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파트너 매너가 개 더군요. 그전부터 옆에 앉아서 슬슬 손가락을 제옷에 집어넣더니 다소 부드러워진 분위기에 제가 두번째 노래를 부르자 옆에서 끌어안고 냄새나는 입으로 볼에 갖다댔다가 뺨을 문질러댔다가.... 도무지 가만히 있질 않았습니다.

"그대는 몰라~~그대는 몰라~~ 울어라 섹스폰아~~ .... "

"어허허 우리 보옥자 노래 자알~하네...."

기어이 덮석 끌어안더니 술에 취해 똑바로 서있지도 못하고 제게 체중이 실려오면서 비틀거렸습니다.

"아~유 저기 앉아계세요. 취하셨나 보다."

"으헤헤헤 취하긴~ 이년아~~, 술~하고 계~집질은~ 내 물건이~ 쪼개~~~ 질때꺼정~~ 끄읏장을 보는 사람이여~ 알것냐?

자신의 주먹진 팔뚝을 툭 쳐서 자신의 물건이 그만하다고 내얼굴에 들이밀었습니다.

"예, 예. 알었어요. 이것좀 놓구, 저기 앉으세요."

"가만있어봐, 이년이 내가 누군지도 모르구...."

"아이참... 만지시면 안되는데, 아이...."

"으헤헤헤헤 .... 토실토실 한거시, 이걸 그냥 콱"

끌어안은채 벽으로 몰아붙여서 치마를 걷어 올리고 오른손을 팬티 안에다 불쑥 집어넣었습니다.

제손이 남자의 손목을 잡고 제지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손빼세요. 이러시면 안돼요~."

왠만하면 참을려고 했지만 자존심의 마지막 한계선까지 손가락을 문질러 대는 상황에서는 정말이지 이짓을 때려치고 방에서 나가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때 웨이터 송군이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쳐다보지도 않는 손님들에게 꾸벅 공손히 인사를 하고 빈병과 접시를 치우려던 송군은 제가 처한 상황을 힐끔힐끔 쳐다봤습니다.

"아... 이러지 마세요~ 좀~"

다리를 오무리고 남자의 손목을 온힘으로 잡았지만 제 사타구니는 남자의 거친 손길아래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손님 그만하시고 이리오셔서 술이나 드세요..."

"복자 언니랑 이리 오세요. 왜그러세요."

언니랑 미희가 말렸지만 남자는 손가락끝에 미끈미끈한 액채가 묻는것이 재밌다는듯 추잡스럽게 웃으며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때 갑자기 웨이터 송군이 나섰습니다.

"저기... 손님"

"왜?"

"저리로 가서 앉으시죠. 제가 안주 새로 가져올게요."

"뭔 안주? 가서 너나 쳐먹어."

"아니, 그러지 마시고... 저리로 가시죠."

"저리 안꺼져?"

"..... 그만 하시죠."

"이런~, 쥐봉알만한 새끼가.... 뒤질라고, 죽고싶냐?"

"....."

"이새끼야, 니가 이년 기둥서방이냐? 대가리 털도 안마른 새끼가...."



송군은 평소에 싸롱에서 있는듯 없는듯 그저 얌전한 애인줄 알았습니다.

자신보다 어려보이는 송군에게 위신이 구겨지자 남자는 죽일듯이 화를내며 자신의 민망한짓을 덮으려 했습니다.

분위기가 험악해졌습니다.

언니와 미희가 달려와 남자를 붙들었습니다.

"송군아, 죄송하다고 하고 방에서 나가있어. 응?"

"이런, 싸가지없는 오봉돌이 새끼가... 너 이새끼 눈깔 안깔어?"



언니가 자리를 피하라고 했지만 송군은 자신보다 훨씬 덩치좋은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한점의 두려움 없이 말합니다.

"....... 못된짓 하셨잖아요."

남자는 그야말로 뚜껑이 열려버렸습니다.

항상 왕처럼 대접받던 단골싸롱에서 어이없이 쪽팔림을 당하자 자신의 잘못보다도 땅에떨어진 자존심 때문에 더욱 참지못했습니다.

눈깜빡할사이에 주먹이 날아갔고 송군은 별다른 저항도 없이 방구석에 쳐박혔습니다.

이어서 발길질로 얼굴을 차고 짖이겨버렸습니다.

송군은 얼굴이 깨지고 터져서 피가 튀었고 미친듯이 날뛰던 남자는 마담언니와 다른 웨이터들이 뛰어와서 말린후에야 진정했지요.



씩씩거리던 손님과 친구들이 돌아가자 방안은 잠잠해졌고 일으나앉은 송군을 마담언니가 미간을 찌푸리며 내려다봅니다.

"아니, 송군이 어쨋길래 저런다니? 복자야, 니가 말을 해봐."

"잘못한거 아니에요. 자기가 술취해서 괜히 송군한테 시비를 건거에요."

"송군아, 얼굴좀 들어봐. 괜찮니?"

"....."

"에이그... 참.... 휴지로 닦아도 피가 계속나는데.... 야. 누가 송군 병원에 데리고 갔다와야 겠다."

"제가 같이 갔다 올게요."

"복자는 손님 받어야지. 가긴 어딜가?"

"아니에요. 저 때문에 그런거니깐 제가 같이 갔다올게요."

"야밤에 어딜 간다는거야? 남자가 데려 갔다 와야지."

"괜찮아요. 제가 갈게요."



전 미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또 답답하고 바람도 좀 쐬고 싶어서 억지로 언니를 졸라서 둘이 같이 가까운 응급실로 갔습니다.

"안아퍼?.... 왜그랬어?"

"....."

뒷머리를 몇바늘 꼬매고 반창고를 바른채 택시를 타고 송군 자취방으로 향했습니다. 자취방과 가까운 식당에서 밥이나 먹여주고 올 생각이었죠.

오르막 골목길을 한참 걸어올라가야 했습니다. 자취방에 가까워지자 멀리 시내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면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점점이 시내가로등 불빛사이로 자동차 빨간 후미등이 꼬리를 물고 흘러다니는것이 보입니다.

"누나."

"왜?"

"누나는 업소일이 좋아요?"

"그게 무슨소리야?"

"유흥업소말고 다른데서 일해보실 생각은 안해보셨어요?"

시내밤거리를 내려보다가 송군을 쳐다봤습니다. 진지한듯한 송군 눈빛은 낮은하늘에 걸린 달을 보는듯 했습니다.

"난 말야, 엄마는 가출하고 아빠는 사고로 돌아가시고 친척도 없는 .... 외톨이였거든."

"....."

"그래서 말이지, 진실되게 사랑받아본 일도 없고, 뭐가 올바른 일인지 가르쳐준 사람도 없었고, 업소일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말해준 사람도 없었어."

"....."

"이일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을것같다라고 깨닫았을 때 이미 내몸은 이일에 찌들어 버린 후였지."

"....."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때는 똑같잖니. 누군가 날 조금만 사랑해줬더라면 지금보다 많이 다른사람이 됐을꺼야...."



제가 괜한 소리를 했을까요, 마음이 시큰거리며 아팠습니다.

한참동안 어두운 하늘을 쳐다보던 송군은 말을 꺼냈습니다.

"제가요...."

"그래, 왜?"

"지금은 휴학했지만 예전에 학교다닐때요."

"무슨학교? 대학교? 대학생이었어?"

"네"

"어쩐지 가방끈 긴 애들처럼 얌전하게 생겼다 했어."

"....."

"그래, 그래서?"

"동아리에서 사겼던 .... 이쁘게 생긴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사진 보여드릴까요?"

송군은 속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갸름한 얼굴선에 눈이 예쁜 미인이었습니다.

"사랑했어요... 내몸보다 더 사랑했어요."

"....."

"제가 태어나서 뭔가를 그렇게 소중하게 아낀건 그애가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하루는"

"....."

"하루는 길에서 어떤 중년아저씨와 팔짱을 하고 가는거에요. 전 아버진줄 알았는데 그애는 좀 당항하는듯 싶더니 절 똑바로 쳐다보고 그러더라고요. 니가 너무 순진해서 말을 안했는데 돈벌려고 업소에 다닌대요..... 전 기가막히고 눈앞이 캄캄해 지더라고요.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았어요."

"....."

"제가 아까 누나한테 물었던 말하고 똑같이 물었거든요. 다른일을 해서 돈벌지 왜 업소를 가냐고 그러니깐.... "

"....."

"재밌잖아~ 그러면서 깔깔깔 웃던데요...."

"....."

"전 수업도 빼먹고 하루종일 길거리를 걸었어요. 정신나간놈처럼 질질 울면서요. 그리고 도대체 그애가 말한 재미라는게 뭔지 일하면서 몸으로 느껴볼 생각이었어요. 그애가 내마음속에서 떠나갈때까지요."

"....."

송군의 눈가가 젖어있더군요. 자신의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눈길을 돌렸습니다.

주변에 있는 허름한 야식당에서 같이 밥을먹고 전 가려는데 자취방에서 차한잔 마시자더군요.



"짜~식이 이쁜누나를 어떻게 한번 해볼려고 그러는건 아니겠지?"

"....."

"그래. 가자, 가."

방에 따라 들어가면서 두렵다거나 망설여지진 않았습니다. 어떻게 지내는지, 순진한 동생을 챙겨주고 싶은 친누나 같은 마음이었다고 할까요....

방은 깔끔했습니다. 자주 청소를 했는지 방바닥 장판이 맨들맨들 하더군요. 난 걸레질 하기 싫어서 드러누워 옷으로 문대는데 넌 참 훌륭하다 하면서 칭찬을 하자 커피를 가져온 송군은 베시시 웃더니만 다시 아까처럼 얼굴이 어두워 졌습니다.

"근데 송군은 이름이 뭐야? 아직 이름도 안물어봤네."

"정우에요."

"정우....."

"저기... 누나...."

"왜?"

"누나가 부러워요."

"뭐가?"

"누나는 남자를 많이 사겨 보셨으니까 헤어질때도 감정을 깔끔하게 추스리는법을 잘 아시겠죠."

"....."

"전 첫사랑이라 그런지 .... 아직도 사진을 가지도 다녀요. .... 다시 본다면 더러운 욕을 퍼붓고 자존심을 짓밟아 주고싶다가도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약해져서 용서하고 싶어져요. 다시 내게 돌아올수만 있다면 무슨짓을 했던지 용서하고 싶어져요."

"....."

"바보같죠....? 난 왜 이모양인지...."

"난 니가 부러운데...."

"왜요?"

"글쎄.... 내가 했던 사랑이란건.... 이놈이 사랑이었나? 저놈이었나? 요놈은 사랑이 맞나? .... 생각하다가 그저 하품만 난다. 내게 왔다간 남자들은 봄볕에 살얼음처럼 깨지기 쉬운 .... 그저 말로만 달콤한 사랑, 사랑을 위한 사랑이었지."

"......"

"눈이 퉁퉁 붓도록 눈물도 흘리고 싶고, 가슴이 아파서 숨도 못쉴 정도로 그리워 해보고 싶어. 지금 너처럼...."

"......"

커피맛이 어떤지 생각이 안납니다. 전기장판이 뜨뜻미지근 해지더군요.

"정우야."

"네?"

"담부터는 오늘처럼 나서지 마."

"....."

"난 말이지. 일할때 나한테 추잡스런짓 하는 남자보다 날 불쌍하게 쳐다보는 남자가 더 싫어."

"....."

"알았니? 너 착한거 아니깐.... 담부터는 모른척해."

"근데요."

"그래, 뭐?"

"가끔 누나들이 개같은 손님들한테 당하는거 보면요. 제 여자친구 생각이 나요. 그애도 저렇게 옷이 벗겨지고 .... 눈뜨고 못볼짓을 당하면 어떻하나.... 그러다 보면 속이 뒤집어져요. 참을수가 없어요...."

"....."

".... 정말 미쳐버리겠어요. 걔 생각만 하면...."

"....."

송군은 고개를 떨구고 잠시후 눈물방울이 방바닥에 뚝뚝 떨어졌습니다. 전 다가가서 어깨를 끌어 안았습니다.

정많은 복자 아니던가요. 착한남자 우는 모습은 측은해서 지켜볼수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측은하기 보단 부러운 거였죠.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남아있는 .... 아직도 싱싱하고 뜨거운 감정. 눈물 줄줄 흘러내리기 만드는 살아있는 그 감정이 부러웠던 거였죠.

무미건조한 싸롱생활에 세월보내던 절 자극하는듯 했습니다.

"정우야."

".....네"

"나 한번 만져봐."

"네?"

"나좀 만져보라고."

"어딜요?"

"니가 만져보고 싶은데를."

"...... 왜요?"

"그냥.... 느끼고 싶어서.... 잊지못하는 느낌"

"....."

"그애를 사랑하는 그 손길로 날 만져봐....그느낌으로...."

눈물이 마르지 않은 눈으로 간절히 원하는듯한 제눈을 쳐다 봤습니다.

제가 먼저 키스를 했지요.

혀를 깊이 넣어서 그의 입속의 미끈한 혀와 뒤엉켰습니다. 송군은 처음에는 움찟하더니 힘이 풀리는듯 가만히 있더군요.

잠시동안의 키스후에는 자연스럽고 거리낌없이 절 만지고 애무했습니다.

전 뜨끈해지는 장판에 천천히 누워서 하는데로 내버려 두었습니다.

경험이 적었던지 서툴었습니다.

하지만 모텔방에서 술취한 남자들이 만지는 손길보다 부드러웠고 닿는곳마다 간지러운듯 흥분되었습니다.

송군의 그리운 여자친구가 되고 싶었습니다.

비록 쳐다보는 눈빛이 그렇지 못하다는것을 느꼈지만요.

제옷을 하나씩 벗길때도 가만히 있었습니다.

다리를 벌릴때는 부끄러워 지더군요.

그는 단번에 자신의 물건을 일으켜세우지 못했지만 전 가만히 기다려 줬지요.

제 사타구니 사이를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자신의 물건을 잡고 천천히 엉덩이를 밀어넣었습니다.

전 눈을 감고 목을 껴안았죠.

송군은 몇번의 엉덩이질로 제 골반을 밀어붙이더니 자신의 축늘어진 물건을 손으로 잡고 뺏습니다.

"저기... 누나.... 안되겠어요. 서질 않아요."

"그래... 괜찮아."

전 볼에다가 뽀뽀를 해주고 씨익 웃었습니다.

창밖으로 조금씩 환해지는 새벽이었습니다.

제가 창문을 열자 서늘한 새벽공기가 방안에 파도처럼 밀려들었습니다.

새벽별 하나가 지지않고 남아있더군요.



싸롱에서 다시 송군과 마주칠때는 부끄런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웃어야 했습니다.

송군은 얼굴표정이 밝아지는듯 하더니 어떤 아가씨가 손님에게 추잡스럽게 당하는 모습을 보고 또 나섰다가 손님 세명에게 몰매를 얻어맞고는 싸롱을 그만두었지요.

그후로는 소식을 알수가 없네요.

학교는 다시 다니는지, 그리운 여자친구는 만났는지, 마음속에 아픔이 조금 덜어졌을지.....

가끔 술한잔 할때 들어와서 인사하는 웨이터를 유심히 봅니다.

뺀질거리는 애들은 싫고요. 귀엽고 착하게 생긴 애들은 한번 꼬시고 싶더군요.

깊고 오래 사랑할줄 아는 남자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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