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어디서부터 먹나 - 1부

붕어빵 어디서부터 먹나?





늘 익숙한 길을 걷는 것은 기대감이 없어서 재미없다. 하지만 그것은 바라는 일이 아니었다. 넓은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에 하얀 구름이 한 덩어리 떠 있다. 얼룩이다. 평소엔 아름다운 풍경이었는데, 지금은 그것이 얼룩으로 보인다. 싫다.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왔다. 짙은 어둠이 대낮에도 오히려 안온하다. 침대에 몸을 던졌다. 어지럽다. 잠이 들면 또 그 생각이 날 것이다.



차에서 내리자 누군가 목 뒤를 강하게 쳤다. 소리를 지를 생각도 들지 않았다.

“소리 내면 죽을 줄 알아.”

갑자기 두려움이 온몸을 휘감는다. 두렵다는 것, 무섭다는 것이 이런 것인 줄은 미처 몰랐다. 강력한 접착력이 있는 테이프가 두 눈을 가렸다. 목 줄기에 차가운 금속이 닿았다. 무엇인지 몰랐지만, 흉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후후, 성미옥. 나이는 마흔 둘, 남편은 대학 교수. 너에 대한 것은 다 알고 있어.”

목소리는 낮은 가성이었다. 자신을 다 알고 있는 것이 더욱 두려웠다. 음성이 에코를 이루는 것으로 보아서 어느 건물 속인 것 같았다. 주위에 누군가 도움을 줄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접었다.



세상이 갑자기 싫어졌다. 동화처럼 백마를 탄 기사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는 것에 대한 배신감이었다. 여기까지만 생각해도 수치스럽고 억울했다. 당장 경찰에 전화를 걸고 싶었다.



“원하는 것이 뭐에요? 돈은 제 가방에 있어요.”

“돈? 후후. 내가 돈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했나?”

“그럼? 무엇을?”

“흐흐. 네가 오늘 하루 종일 무엇을 했는지 다 알고 있어. 순진한 남편을 속이고 젊은 놈들과 잘 놀았지.”

“도대체... 제게 왜”

“몸부림 치지 마. 다치는 수가 있어. 말을 잘 들으면 무사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그가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힘으로나 상황으로나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그것이 더욱 억울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쳐. 더 소리 내면 정말 재미없어.”

하지만 한번 터진 울음은 자의로 멈출 수 없었다. 그러자 그가 다시 입에 테이프를 붙였다. 역한 접착제 냄새가 밀려들어왔다.

두려움이 이성을 마비시켰다. 여기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무엇인가에 몸을 엎드리게 하였다. 먼지가 코로 들어왔다. 이상한 화공약품 냄새가 났다. 그의 손이 등을 강하게 눌러서 더 이상 몸을 움직이기 어려웠다.

그의 손이 스커트를 걷어 올리자 그때서야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어지자 그녀는 이불깃을 손으로 꼭 쥐고 부르르 떨었다.

그렇게 쉽게 강간을 당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강간이라는 단어에 생각이 미치자 더욱 수치스럽고 억울했다. 입술이 바싹 타 들어왔다. 하지만 다음 순간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가장 기억하기 싫은 부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장 선명하다. 몇 번 본 비디오를 볼 때, 보고 싶은 부분만 감아서 볼 때처럼.

그는 거침없이 팬티스타킹을 끌어 내렸다. 그리고 팬티마저 아래로 끌어 내렸다. 발목에 걸쳐진 두 옷조각이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을 수 없게 하였다.

“히프가 죽이는 군.”

뱀처럼 차가운 손바닥이 그녀의 히프를 어루만진다. 소름이 돋았다.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기대했는데, 의외로 그의 손은 부드러웠다. 부스럭거리는 소리로 보아서 그가 자신의 바지를 내리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다른 것은 모두 다 허락해도 그것만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몸을 일으키려고 움직였다. 하지만 등을 눌린 상황이 더 이상의 반발을 허용치 않았다.



그 상황에서 정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답은 부정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엉덩이가 그의 두 손에 의해서 벌어지고 이어서 그녀의 질 속으로 무엇인가가 밀려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아주 간단하게 난생 처음 보는 남자의 성기가 자신의 몸속에 들어왔다. 마치 익숙한 방문객처럼 그의 물건이 자신의 몸속에 들어오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생각했던 대로 보지 맛이 죽이는 군.”

그의 말이 너무 지저분했다. 그런 단어는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감이 자기 주위에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 이 물 많은 보지가 근질거려서 그렇게 사돌아 다녔군. 그래 맛이 어때?”

그는 흥분에 들떠 마구 지껄이고 있었다. 그녀는 어서 그가 일을 끝내기를 바랐다.

그의 몸이 강하게 치달아서 복부가 엎드린 물체에 닿아서 아팠다.



“잊지 마, 난 널 다 알고 있단 것을”

그가 그녀의 몸속에 뜨거운 폭발을 한 다음 몸을 빼면서 말을 하였다.

“즐겁진 않았겠지. 하지만 너도 즐길 시간이 올 거야.”

그녀는 자신의 질 속에 가득한 그의 정액을 배출하려고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우선은 이 위기를 빠져나가고 싶었다.

“분명히 말해 두지만, 넌 내 손안에 있어. 다음 주 목요일, 밤 10시에 다시 와, 나가면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있을 거야. 현명하게 행동해. 망신당하고 싶지 않으면.”



그가 떠나고 난 다음 한동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천천히 팬티를 끌어올리고 스타킹을 추슬렀다. 얼굴에 붙여진 테이프를 뗄때서야 눈물이 흐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았다. 억울한 듯, 수치스러운 듯하지만, 약간은 기대감도 있었다. 그가 자신에게 한 짓은 용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달리 다른 협박을 해 온 일도 없었다. 아마도 동네의 누군가가 그녀의 몸을 노렸다고 생각했다.



목요일.

아침부터 머리가 아팠다. 그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 하지만 두려웠다. 어디선가 그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더욱 두려웠다.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이니까.



전화벨이 울렸다.

“오늘이 약속 날인 것 알지? 지금 네가 입은 밝은 꽃무늬 치마를 입고 와. 그리고 팬티는 입지 말구 와”

전화기를 든 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도대체 그는 누구인가? 오늘 집 밖을 나간 일이라고는 잠시 아침에 남편을 배웅하러 현관문을 연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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