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떡집 아가씨


빵도 잘 안먹죠 


하지만 떡은 더욱 안 먹습니다. 








출퇴근길 지나치는 거리 중 에 ‘ 떡집 ’ 이 있습니다. 


떡도 잘 안 먹으면서 어떻게 아느냐구요 ? 


좌판 벌여놓듯 늘어놓은 진열대에 형형색색 의 떡들이 


즐비하게 놓여져 있기 때문이죠. 


분홍, 노랑, 연두, 흰빛.. 


총 천연색 색상은 제 눈을 사로잡습니다. 


식욕은 못 잡지만.. 








얼마 전 점심도 굶은 퇴근길에 그 가게 앞을 지나는데 


역시 알록달록한 떡을 보자 문득 먹고 싶어 졌습니다. 


군 제대 후에 변한 것은 배가고프기 시작하면 속이 쓰려오며 견디기 힘들만큼 


뭔가를 당장 먹고 싶어진다는 겁니다. 


정말 우연히 그 가게 앞 을 지날 때 


제 위장도 꿈틀대며 허공에 소화액을 뿌려댄 것 이지요 








번잡한 거리에서 멈칫.. 


이름을 알 수 없는 떡들 앞에 걸음을 멈추곤.. 


이름을 모르기에 손가락으로 색깔 예뻐 보이는 걸 가리키며 








‘ 이것 2개 , 조것 3개..’ 








주문을 합니다. 


그런데 떡집 아줌마 손님이 왔는데도 티브이만 보고 있습니다. 


배고픈데... 짜증.. 








“ 아줌마~ ! 떡좀 줘요 ~ ! ” 


“ 어맛~ 깜짝이야.. ” 








전 다시 손가락으로 이것 저것 가리키기만 합니다. 


떡을 담는 그녀의 손길이 보이고.. 


갑자기.. 


떡 봉지가 툭.. 


제 앞으로 던져집니다.. 








.. ? 


“ 2.500원이예요.. ” 








... 손님한테 떡을 던지면서 파냐... ? 








확..부아가 치밀어 아줌마 얼굴을 바라봅니다.. 








.. 반반한 얼굴.. 수수한 그녀.. 


갑자기 한마디 합니다. 








“ 저 아줌마 아니예욧...! ” 








.. 쩝.. 누가 물어봤나.. 아줌마라 해서 화가 난거구만.. 


그래도 그렇지.. 손님한테 던지냐..? 








그녀의 얼굴을 보며 짜증 반, 무안함 반.. 


그런 기분 이였답니다. 


그저 묵묵히 돈을 주고 돌아서 왔습니다. 


갑자기 떡 먹고 싶은 생각도 사라지더군요.. 








................................... 








그 후 며칠 이 흘렀습니다. 


그런 일이 있어서인지 그 떡집을 지나갈 때 마다 한번씩 


보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알게 된건 


그 떡집엔 떡치는 판대기와 나무 망치가 있는겁니다, 


요즘도 이렇게 떡을 만드나..싶은 호기심에 좀 더 관찰해 보니 


대부분의 떡은 기계로 만들고 아주 소량만 마켓팅 차원에서 


그녀가 직접 떡을 치곤 하는걸 알 수 있었답니다. 








늘 혼자 일하는건지. 


떡집에 처녀라.. 


주인일까.. 


후움.. 








어느 금요일 


회사가 창립일이라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산책도 할 겸 


거리로 나와 습관대로 출퇴근길을 걸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큰 길 가 그녀의 떡집 앞까지.. 








12시 전이지만 이미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니 


떡을 치고 있습니다. 








조금 힘든 듯.. 


커다란 나무망치를 들어올렸다간 


휘익.... 


철썩... 








다시 휘익... 철썩.. 








물끄러미 바라보다 잠시 쉬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 전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고 


그녀도 순간 씩 웃으며 제 인사에 답해줬습니다. 








“ 어머.. 오늘은 이 시간에 왠일이세요 ? ” 


“ 아.. 오늘 회사가 쉬는 날이라.. 근데 저 기억 하세요 ? ” 


“ 호호.. 그럼요 절더러 아줌마라 하신 분이죠 ? ” 








활짝 웃으며 절 기억하는 그녀를 보니 갑자기 몇 일전 아줌마라 한 것까지 


미안해집니다. 








“ 힘들지 않나요 ? ” 








“ 후훗.. 함 해보실래요 ? ” 








“ ............. ” 








전 그녀의 떡 가계로 들어가 소매를 걷고 꽤 커다란 나무망치를 들곤 


휘익.... 내리치기 시작했습니다. 








‘ 철썩.. ’ 








“ 어머.. 잘치시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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