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청소년, 그리고 음란물을 보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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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사무네군의 리벤지 中 

- Prol

대한민국에서 포르노는 불법이다. 촬영은 물론, 배포만 하여도 범죄가 된다. Warning.or.kr은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가 봤을 경고 사이트다. 어린 시절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보던 북미판 음란물의 'FBI Warning'처럼, 바다색으로 채색된 차분한 경고창은 끊임없이 대한민국의 법률을 상기시킨다.

대한민국의 꽉 막힌 법률과 마찬가지로 사회정치적 풍토 또한 성에 대해 무척이나 보수적으로 굴러가고 있다. 특히 대다수의 정치 세력들은 성에 대해 이빨을 갈지 못해서 난리다. 어두운 밤, 룸살롱에서 보내는 자신들의 뜨거운 로맨스는 뒤로 한 채 앞에서는 아청법 따위를 들먹이며 성을 터부시한다. 그렇게나 잘나신 양반들께서 만든 법률로 말미암아 나영이 사건의 범인 조두순은 7년 후면 출소를 하게 된다.

1. 그 졸렬한 모호성 

그렇다면 이제 살펴보자. 과연 이 ‘아청법’이라는 녀석은 실효성이 있는 법안인가?

아청법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라 하여 2009년에 ‘청소년의 성보호에 대한 법률’이 이름을 달리한 것이다. 특히 2011년에 ‘아동포르노의 정의 재규정 및 처벌 강화에 대한 개정’이 이루어져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그렇다면 이 법률이 그렇게나 문제가 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2011년에 개정된 아청법이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키는 이유는 바로 ‘만 18세 이하가 등장하는 음란물’을 ‘단순소지’만 해도 범죄가 된다는 부분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단순한 실사 영상뿐만 아니라 2D나 3D CG를 이용한 가상의 표현물 또한 단순소지에 범죄를 물린다는 것인데, 여기서 한 가지 담론이 형성된다.

그래서 영상 속 그녀(혹은 그)가 만 18세 이하인지, 이상인지 어떻게 구별할 것이란 말인가?

그냥 가만히 계셔도 골이 띵한 문제지만 이것이 표현물의 세상으로 가게 되면 이야기는 점점 더 복잡해진다. 2000살짜리 드래곤 미소녀와 수십억 년 묵은 미소녀 여신이 등장하는 것이 그 쪽 시장의 이야기가 아니던가? 겉보기로는 열 살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수천 살짜리 흡혈귀 할머니와 그보다 1900년은 더 연하인 AV 배우를 어떻게 구별할 것이냔 말이다.

이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아예 가소로울 정도다. 그런 비판을 통해 개정안을 내놓았다는 것이 고작 ‘명백하게’ 라는 단어를 추가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 이라는 원문을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로 개정한 것뿐이다. 이건 뭐, 그래서 원래는 명백하게 구별할 생각 따위를 하지도 않았단 소리인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동청소년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이지, 그것의 명백성 따위는 하등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개정이 의미하는 바는 단지 ‘명백한 아동청소년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로 질문이 바뀌었다는 사실밖에는 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관건은 ‘어떻게’란 말이다. 아동청소년을 명백히 하기 전에 그 아동청소년을 구별할 방법부터 명백히 해야 하는 것이 현안의 핵심이다.

방법론적인 문제부터가 명백히 해결되지 않았으니, 법안 또한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 모호함 투성이다. 다시 말해서 아무 야동이나 잡아다가 ‘내 눈에는 명백한 아동청소년이오’라는 말 한 마디면 범죄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소리다. 백이면 백, 하드디스크에 야동 하나쯤은 있을 남성들에겐 충격적인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이 방법론적인 문제는 이미 결과로 도출된 적이 있다. 그것이 바로 ‘R-15’ 사건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애니메이션이다. 일단 일본법상으로는 음란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것이 아청법에 저촉된다며 이 애니메이션을 공유한 사람을 잡아다가 경찰 조사까지 받게 했다.

뭐 하는 짓인가? 지금 아동청소년을 보호하자는 건가, 아니면 삽질을 하자는 건가?

2. 그래서 효과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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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가족부

또 한 가지 살펴볼 점은 과연 야동을 때려잡아서 성폭력을 예방할 수 있냐는 부분이다.

위의 도표는 여성가족부가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 의뢰한 <2010 성폭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나온 2009년 인구 10만 명당 성폭력 발생건수다. 그렇다. 포르노를 가장 악마화하는 여성가족부에서 나온 보고서라는 말이다.

이 보고서는 우리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은 모두 포르노가 합법인 나라고, 심지어 고도로 발전하기까지 했다. 일본은 ‘성진국’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포르노 대국이며, 미국은 전 세계 포르노 업계에 군림하는 세계 1위의 포르노 대국이다.

그런데 이들 국가의 성범죄율은 오히려 한국보다 낮다. 아청법의 논리대로라면 포르노는 성폭력을 조장하므로 포르노가 불법인 한국의 성범죄율이 가장 적어야만 하는데 도표는 이것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당연히 우리는 아청법의 실효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입으로만 ‘야동이 나쁘다’고 떠들어댈 뿐, 그 어떠한 근거도 옳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십 년 넘게 야동을 봐온 야동 경력자인 내가 무엄하게도 답변을 올리고자 한다. 사실 포르노는 오히려 성폭력을 예방하면 예방했지, 조장하지는 않는다. 왜일까? 음란물은 남성의 성욕을 컨트롤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만약 성욕이 성폭력을 조장한다면, 성욕을 제어하는 도구인 음란물을 막을 이유가 없다.

남성들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야동을 보고 나서 성욕에 불타오르기 보다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일명 ‘현자타임’을 겪게 된다. 남성의 성욕은 오르가즘 이후로 수직강하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자위행위 후의 공백에 남성들은 심하면 자괴감까지 느끼곤 한다. 이런 재빠르고 조용한 성욕처리도구가 성폭력을 조장한다고? 그래서 이것을 소지하는 것까지 틀어막겠다고?

그러면 이제 성욕폭발 직전의 남성은 도대체 무엇으로 성욕을 처리하란 말인가? 성욕으로 가득 찬 남성은 짐승이란 말이다! 언제 강간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물론 아동청소년이 실제로 등장하는 실사 영상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이는 아동포르노가 생산되면서 실제 아동이 성적으로 희생되는 것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큰 것이다. 대다수의 아동포르노는 아동의 인권을 유린하면서 촬영되는데, 이 과정을 무시하고 단순히 야동 공유를 잡는 데만 골몰하는 정부는 얼마나 무책임한가.

3. 우리 모두 오타쿠가 되자.

남성들 중에는 아동성애적 기호나 비정상적이고 변태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여성을 고문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새디즘을 지녔을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발로 짓밟히면서 오르가즘을 느끼는 매저키즘을 지녔을 것이다. 물론 아청법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인 페도필리아들 또한 실제로 존재한다.

특기할 점은 이들이 싸이코패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반인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변태적인 성향에 자괴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범죄를 저지를 생각은 대부분 하지 않는다. 변태라고 해서 심성까지 고약한 양반들은 아니란 말이다. 단지 성적 취향이 뒤틀려있을 뿐이지, 이것이 범죄라는 사실은 다들 잘 알고 있으며 실제로 실행할 마음은 먹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들의 변태성애를 충족시켜줄 만한 도구는 과연 무엇일까. 당연히 음란물이다. 그들은 음란물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자신의 변태성애를 충족시킨다. 인간의 상상력은 정말이지 발칙해서 뇌를 굴리는 것만으로도 성욕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소재는 실제 희생자가 존재하지 않는, 2D나 3D CG로 만든 가상의 표현물들이다. 희생자도 없고, 성욕도 처리하고, 정말이지 건전한 음란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또 누군가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실제 아동 성폭행범들은 아동 포르노를 많이 보던데요?’ 이것은 사실이다. 아동 성폭행범들이 아동 포르노를 많이 보는 것은 이미 클리셰라고 해도 될 만큼 수없이 많은 실례로 증명되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아동 성폭행범이 아동 포르노를 보는 것’과 ‘아동 포르노를 보고 아동 성폭행범이 되는 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액션 영화에서 사람 죽이는 영상을 보고 살인자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는가? 영화 ‘도가니’의 아동 성애적 측면에 주목하고 아동 성폭행범이 되길 결심하는가? 그렇다면 나도 영화 링컨을 보고 대통령으로 데뷔하면 되는 것인가? 조금만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남성들이 음란물을 보는 이유는 단순히 성욕을 처리하기 위해서지, 성범죄자가 되기 위해서 방법을 연구하며 보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실제 아동 포르노에는 필연적으로 희생자가 따르기 때문에 나 또한 여기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동성애자, 로리타 컴플렉스, 페도필리아 여러분들은 아무런 희생자도 없는 2D와 3D CG를 보면서 자신들의 성욕을 달래기 바란다. 가끔씩, 정말 어쩔 수 없이 끓어오르는 성폭력에 대한 충동을 2D와 3D CG를 통해 억누르자. 물론 아청법이 이를 허락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Epil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지극히 타당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 보호받아야 마땅할 귀중한 어린이들을 수호한다는 목적은 정말이지 신성하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여기에는 감히 비판을 던질 수 없다. 하지만 취지가 옳다고 해서 거하게 말아먹은 중간단계, 과정까지 변호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부족한 경찰력을 초, 중, 고등학교 치안에 투입해야 할 일이지, 경찰력을 야동 잡는데 낭비하는 것은 정말이지 멍청한 짓이다. 정부는 따뜻한 방안에서 야동이나 잡고 있을 시간에, 학원 마치고 밤늦게 귀가하는 우리 아동청소년들의 손부터 따뜻하게 잡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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