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언니들이 알려주는 섹스팁

1.권태로운 패턴에 색다른 변화 주기

“따뜻한 물이 채워진 욕조는 우리의 감각을 깨우는 새로운 침대가 될 수 있어요.” -연애 칼럼니스트 현정 (<나를 만져요> <사랑만큼 서툴고 어려운>의 저자)



30대에 들어선 후 느긋하고 로맨틱하게 즐기는 섹스라는 것을 한동안 잊고 지냈죠. 남자 친구와 저 둘 다 커리어를 쌓는 데 중요한 시기라 시간적 여유가 사라지기도 했고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탓에 체력적인 한계도 크게 느꼈거든요. 온종일 헐벗은 채로 서로의 몸을 탐색하고 탐닉하며 마치 일탈하듯 섹스를 기대하고 즐겼던 예전과 달리, 그와의 섹스는 완벽한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수요일 밤 <라디오스타>가 끝나면 약속처럼 몸을 합치고 일요일 오전의 섹스는 <출발! 비디오 여행>이 시작되기 전에 끝내야 하는 너무나도 일상적인 습관을 가지게 된 거죠. 우리의 섹스는 마치 규칙적인 운동 같아졌어요. 예전처럼 갑작스럽게 시도하는 즉흥적인 섹스는 전멸한 상태였죠. 뜨겁게 끓어올랐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열기보다는 꾸준한 온기가 더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알지만, 원래 섹스라는 게 동물적으로 달려들 때 훨씬 더 달아오르곤 하잖아요. 이 문제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았지만 그는 딱히 불만이 없더군요. 익숙하고 평범한 지금 상황을 바꾸려면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어요.



권태로운 섹스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종 코스튬이나 자극적인 더티 토크, 그에게 보내는 세미 누드 사진 같은 건 우리에게 전혀 색다른 것이 아니었어요. 이미 충분히 해본 것이었죠. “오늘은 색다른 섹스를 시도할 것”이라고 광고라도 하듯 작정한 옷차림과 과한 화장으로 그를 맞이하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 관계의 편안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색다른 걸 시도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욕조에 물을 받았죠.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는 아로마 솔트를 녹이고 그와 함께 욕조에 들어갔어요. 따뜻한 물속에서 포개어 앉은 채로, 조금씩 노곤해지기 시작할 때 나는 엉덩이를 뒤로 밀어 그에게 밀착했어요. 물속에 잠긴 그의 허벅지를 지지한 채 물의 부력을 느끼며 몸을 움직이자 찰바당찰바당 소리로 욕실 안이 채워졌죠. 침대 위에서와는 다르게 조그마한 동작에도 그럴듯한 효과음이 울림과 동시에 나는 그의 호흡이 미묘하게 변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어요. 그래서 골반을 좀 더 속도감 있게 움직였어요. 물의 일렁임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그의 그곳도 적절하게 단단해졌죠. 그런 그의 변화를 확인하니, 더욱 자신감이 붙더군요. 저의 흥분도도 상승하는 게 느껴졌어요.



나는 그 상황이 재미있었어요. 그가 날 흥분시키기 위해 키스하거나 내 몸을 애무한 것도 아닌데, 작은 변화만으로 내가 달아오르고 몸 안이 몽글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말이에요. 그를 받아들이기 위해 내 몸이 준비되었다는 것을 색다른 방식으로 느끼게 됐죠. 나는 몸을 돌려 그와 마주 본 채로 욕조에 기대어 앉았어요. 그리고 벌어진 그의 다리 사이로 손을 뻗었죠. 저 스스로도 이렇게나 과감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만큼 그 역시 놀란 표정을 짓더군요. 그가 내게 키스를 하기 위해 다가왔을 때 그의 손을 저의 그곳으로 인도했죠. 그리고 그에게 물었어요. “느껴져?”라고. 내가 발견한 이 새로움을 그 역시 인지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졌거든요. “하아. 욕조 안의 물과 다른 물이 네 몸에서 잔뜩 흘러나와.” 견딜 수 없다는 듯 새어 나온 그의 신음 소리에서 오늘의 섹스가 어떤 온도를 만들어낼지 짐작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제가 시도한 변화는 200% 성공이었어요. ‘욕조’라는 새로운 침실의 발견은 권태로운 일상 같은 우리의 섹스에 놀라운 자극과 변화를 불러왔죠. 이제 더 이상 습관적인 섹스만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욕조처럼 또 다른 새롭고도 므흣한 장소를 계속 발견해나가면 될 테니까요.





2. 놀이하듯 버라이어티하게 즐기기

“섹스에서 발휘되는 장난기는 즐거움을 200% 높여주죠.” -픽업 아티스트 나비(<내가 선택한 남자와 사랑하라>의 저자)



연애를 오래 하다 보면 서로에 대한 애정이 깊고 단단해지기는 하지만, 성욕은 시들해지죠. 저도 그 부분이 고민이었어요. 오랫동안 충실한 관계를 맺으면서도 성적인 흥분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고 싶었죠. 그와 신뢰감, 친밀감, 끈끈한 우정과 사랑의 감정을 나누지만 사실 섹스만큼은 외설스럽고, 음탕하고, 예측 불가능할 때 더 만족스럽기 마련이니까요. 키스와 포옹, 성기 자극, 삽입과 오르가슴으로 이어지는 진부한 섹스는 지루하기 마련이고, 마치 생명력이 사라진 듯한 느낌이었어요. 많은 시간 고민한 끝에 제가 깨달은 솔루션은 바로 이거였죠. ‘즉흥성과 의외성’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보다 즉흥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의외의 섹스를 즐기기 위한 ‘놀이’를 시도하기 시작했죠.

제가 계발한 첫 번째 놀이는 ‘왕게임’이었어요. 그에게 미션을 주는 거예요. 테킬라를 마시면서 안주로 내 몸에 뿌린 소금을 핥으라거나, 눈을 가리거나 두 손을 가볍게 묶어달라고 한 뒤 그에게 어떻게 움직일지 디렉션을 주는 것처럼 말이에요. 특히 전희 때 눈을 가리면 그가 어디를 어떻게 애무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스릴과 흥분을 느끼게 되더군요. 정말이지 짜릿한 경험이었어요.



두 번째 놀이는 ‘롤 플레이’였어요. 의사와 간호사, 사장과 여직원, 손님과 스튜어디스 등 그날그날 주제를 잡고 역할극을 하며 즐기는 거죠. 롤 플레이를 할 때면 그는 그 어느 때보다 흥분하는 것 같았어요. 포르노의 영향 때문일까요? 특히 이런 역할극을 할 땐, 마치 코스프레를 하듯 옷차림도 역할에 맞게 갖춰 입었는데, 그는 낯선 사람처럼 변신한 저를 보며 포르노 속 주인공이 되기라도 한 양 흥분했죠. 여기서 포인트는 결코 옷을 벗지 않은 채 섹스를 즐기는 것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주어진 롤’에 충실해야 하니까요. 그가 흥분하는 것 이상으로 저 역시 황홀경에 빠진 것은 물론이고요.



마지막으로 가장 야심 찬 놀이 필살기는 바로 ‘금기 깨기’였어요. 모든 인간은 금지된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잖아요. 특히 모범적이고 도덕적인 사람일수록 잠재의식 속에 탈선에 대한 억눌린 욕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그와 함께 ‘작고 소소한 나쁜 짓’을 공유하기 시작했죠. 이를테면, 가족이 자고 있는 방 옆에서 침대가 삐걱거리도록 그를 애무한다든지, 섹스 도중에 창문의 블라인드를 살짝 올린다든지, 코트와 하이힐만 걸친 차림으로 함께 장을 보러 간다든지, 영상 통화를 하다 슬쩍 섹시한 부위를 보여준다든지, 영화관에서 펠라티오를 한다든지 하는 장난스러운 행위를 즐기는 거예요. 요즘 그는 “나 지금 샤워하고 누워서 오빠 생각하고 있어”라는 한마디에 당장 제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며, “우리 날씨 시원해지면 밤에 외출할까?”라는 한마디에 매일 밤 기온을 체크하죠. 그 역시 저의 장난기 내공에 잔뜩 길들여진 것이 분명해요.



3. 내 취향대로 남자 길들이기

“남자 취향에 맞추기보다 내가 원하는 취향에 그를 길들여요.” -연애 칼럼니스트 지예(<몽정의 편지>의 저자)



침대 위에서 반드시 사수하는 제1의 원칙은 ‘상대방의 취향에만 맞추지 말 것’이에요. 종종 남자가 원하는 대로 맞추려고 노력하는 여성들이 꽤 있죠. 수동적인 입장에서 그의 요구를 들어주고 맞춰주는 식으로 섹스를 하는 경우 말이에요. 혹시 그런 부분을 맞춰주지 않으면 상대방이 나를 떠나지는 않을까, 나와의 섹스를 즐기지 못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기도 하고요. 저는 그런 걱정을 하진 않았어요. 오히려 내 취향을 솔직하게 어필하는 것이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날도 그랬어요. 연애 초반에는 그저 “오늘 같이 있고 싶다”는 말 한마디 꺼내기도 전전긍긍하던 그가 어느 순간 저의 정수리에 손을 얹더니 자신의 그곳으로 끌어 내렸어요. 꼿꼿하게 선 그곳이 안녕하듯 저를 바라보고 있었죠. 하지만 당시 저는 어렸기 때문에 오럴 섹스만큼은 원하지 않았어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곳이 배설기관이라는 생각을 도무지 떨칠 수가 없었거든요. 상대방에게 해주는 것도, 내가 받는 것도 원치 않았어요. “안 되는 거야? 진짜 딱 한 번만 해줘”라며 떼를 쓰는 것도 모자라 거의 애원하다시피 하는 그였지만, 저는 흔들리지 않았죠. 대신 “더 좋은 선물을 줄게”라고 하며 다른 비밀 스폿을 애무하기 시작했어요. 그 스폿은 바로 그의 골반! 남자의 골반은 여자의 골반 이상으로 섹시하죠.



시각적으로도, 촉각적으로도 말이에요. 골반뼈 주변의 얇은 피부가 마치 여자 피부처럼 보들보들 부드러워 촉감이 참 좋거든요. 그래서 그 부위에 얼굴을 가져다 댄 채 부드럽게 키스하며 애무를 시작했죠. 과연 이 필살기가 그에게 통했냐고요? 그는 그 어떤 곳을 애무할 때보다 더 강렬한 신음 소리를 내뱉기 시작하더군요. 견딜 수 없다는 듯 말이에요. 저는 입으로 그의 골반을 애무하는 동시에, 잔뜩 힘이 들어간 그의 요새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죠. 그날 “이런 기분은 정말 처음이야. 전혀 상상도 못 했어”라는 그의 진심 어린 후기를 들을 수 있었고, 그는 그 이후 골반을 애무해주지 않으면 못내 섭섭한 표정을 숨기지 못할 정도예요.



골반 말고도 애무를 즐기는 부위는 바로 머리카락이에요. 그가 내 위에 올라와 가슴을 애무할 때, 저는 그의 머리카락을 만지기 시작하죠. 마치 귀여운 강아지를 쓰담쓰담하는 느낌으로 그의 머리카락을 만지다 보면 모성애가 솟아나는 기분이 들어요. 그의 머릿속 깊숙이 손을 넣어 따뜻하고 말랑한 두피를 만져주면 나도 안정감을 느끼고 그 역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어요. 본인의 즐거움을 위해서든, 둘의 오랜 관계를 위해서든 원하지 않는 것은 당당히 거부하고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내 취향의 섹스를 즐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의 취향을 존중하되, 때로는 나의 취향에 그를 길들이기도 하는 거죠. 가끔은 남자도 여자에게 리드당하고 싶어할 때가 있는 법. 아마 그는 황홀한 복종감을 맛보게 될 지도 몰라요.



4. 메소드 연기를 펼치며 몰입하기

“내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여배우가 된 것 같은 상상을 하며 자신감 있게 즐겨요.” -연애 칼럼니스트 박진진(<왜 나는 항상 연애가 어려울까> <연애가 필요해> <연애, 오프 더 레코드>의 저자)



섹스를 할 때 선호하는 속옷은 하얀색의 심플한 스타일이에요. 야한 속옷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야한 속옷으로 인한 시각적 자극보다 ‘속옷을 벗기는 과정’에서의 반전이 그에게 훨씬 큰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지론 때문이죠. 실은 야한 속옷을 능가하는 제 몸매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기도 하고요. 물론 100% 완벽한 몸매는 아닐지라도, 저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려 해요. ‘내 몸매가 그 누구보다 섹시하고 아름답다’는 마인드로 침대 위에 오르는 거죠.

그렇게 심플한 속옷과 자신감을 장착한 뒤, 침대에 오르면 저의 필살기인 메소드 연기력에 시동을 걸어요. 초반부에는 마치 한없이 정숙하고 경험 없는 여자인 양 숙맥 연기를 시작하죠.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그의 손을 밀치기도 하고, 도망가기도 하며 그를 애타게 하는 거예요. 몹시 애타하는 그를 보며 저의 흥분 지수도 급상승하게 되죠. 그런 간질간질한 밀당 타임 끝에, 본 게임이 시작되면 영화의 베드신에 등장하는 섹시한 여배우 모드로 전환해요. 눈빛부터 표정, 몸의 움직임, 그리고 신음 소리까지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섹시함을 최대한 극대화해 발휘하는 거죠.



특히 중점을 두는 것은 신음 소리예요. 어설프고 과장된 소리보다는 본능에 충실한 상태에서 흘러나오는 신음 소리를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거예요. 때로는 고양이가 갸르릉거리는 소리처럼, 때로는 아이가 애교를 부리는 소리처럼 그때그때 느낌대로 말이에요. 언제나 그런 귀엽고 섹시한 신음 소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짜릿한 오르가슴이 느껴진다면 좋겠지만, 때로는 아무런 자극을 느끼지 못할 때도 있죠. 하지만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마치 느낀 것처럼 연기를 해요.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신음 소리뿐 아니라 이전에 오르가슴을 느꼈을 때 내 몸의 변화를 기억했다가 그대로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의 귀에 바짝 입을 대고 아찔한 신음 소리를 구사하거나, “기분이 끝내줘“ “너무 좋아”, “네가 제일이야”라는 멘트를 날리기도 하고요. 현란한 오르가슴 연기를 선보인 뒤, 그에게 “오늘 진짜 제대로 느꼈지?”라는 자신감 넘치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죠. 그는 저를 대만족시켰다는 성취감에 귀여운 강아지처럼 즐거워하더군요. 일종의 ‘페이크’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꼭 그를 위한 것만은 아니에요. 오르가슴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그런 ‘느끼는’ 연기를 통해 저 역시 섹스에 진심으로 몰입하게 되거든요. 그렇게 몰입하다 보면 뜻밖의 짜릿함과 실제로 오르가슴을 경험하는 행운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요.



심플한 속옷과 평범한 스킬만으로도 침대 위에서 그 누구보다 섹시한 여자로서 상대방은 물론 나 자신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섹스를 즐기는 비결이라면,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다’라는 마인드를 갖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리고 영화 속 베드신을 촬영하는 배우처럼 섹시한 대사와 액션 필살기를 발휘하는 거죠. 과도한 설정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침대’라는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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