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BDSM] 양질의 노예를 포획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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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양질의 멜돔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이번에는 반대로 멜돔을 위한 차례. 그런데 이번 편의 제목은 내가 쓴 것이지만 순 사기다. 왜냐하면 양질의 노예를 포획하는 법 같은 건 있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순전히 <양질의 주인장을 포획하는 법>이라는 전편의 제목과 대구를 이루기 위한 표현이다.
 
혹시나 온라인 커뮤니티의 문을 두드릴 때 스스로를 쇼핑차 노예시장을 방문하는 돈 많은 귀족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없길 바란다. 경험치가 조금만 올라 있는 멜돔이라도 펨섭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을 안다. 얼마 안 되는 펨섭들, 그 중에서도 ‘양질의’ 펨섭을 구한다는 건 판타지가 아닌 현실에서는 있기 힘든 상황이다. 펨섭을 만나는 것만도 행운이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멜돔들은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SM이 아니라 해도 온라인에서 남자가 여자를 찾는 일은 여자가 남자를 구하는 일과는 비교되지 않을만큼 어렵다. 물론 여자들은 형편없는 남자가 너무 많고, 그래서 괜찮은 남자를 찾기가 더욱 힘들다고 항변할테지만. 사실 성에 대해서 남자와 여자에게 적용되는 기준이 다르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녀들의 조심성은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자는 원래 더 조심스럽다.
 
여하튼 그런 이유로 당신이 펨섭을 구할 때는 노예를 물색하는 주인장의 입장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노예로부터 간택되어야 할 형편이다. <요즘 섭들은 개념이 없어.> 따위의 말을 하는 개념없는 멜돔이 아니라면 수긍하기 충분한 상식적이 이야기다. 그러므로 이번 편의 컨셉은 <양질의 노예를 구하는 법>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어떤 노예든 일단 구하고 봐야 한다.
 
그럼 온라인에서 파트너를 찾으려고 하는 멜돔을 위해 실질적인 조언을 몇가지 해보도록 하자. 인터넷에는 다양한 에스엠 동호회가 있는데 회원가입절차 등은 뭐 알아서 잘들 하시라. 주의할 점은 어떤 에스엠 동호회에서는 기본적인 개인정보 외에 성적인 취향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자신의 취향을 가능한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괜히 신비화 전략이니 가오잡기니 할 필요 없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에게 누가 마음을 열겠는가? 게다가 펨섭은 멜돔보다 ‘비싸다.’
 
공개 게시판이든 개인프로필이든 돔/섭의 성향과 가학/피학의 성향 정도, 자신이 경험했던 플레이와 가능한 플레이의 종류에 대한 상세한 기입은 이후의 작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주인님의 자지를 빨고싶은 암캐는 바로 전화해라.> 따위의 글을 보고 연락을 해올 펨섭이 있으리라는 환상은 버려라. 실제로 굴욕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펨섭일지라도 아무나에게 모욕당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무작위 쪽지질이나 공개게시판을 통한 파트너 수배에서도 마찬가지.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주인장이라고 주장하는 일은 금물이다. 왜냐하면 그쪽에서는 <그건 당신 생각>이라고 반응한다. 당신이 얼마나 훌륭한지는 플레이를 하면서 차차 증명할 일이다.
 
이제 갓 SM의 세계에 입문한 초짜 주인장들은 이렇게 항변할 것이다. 그럼 <멜돔, 30세, 이성애자, 사디스트 성향 강함, 실제 에스엠 경험 없음.> 이렇게 쓰란 말이냐? 그렇다. 그렇게 쓰라는 말이다. 나도 그렇게 시작했다. 화려한 본디지 기술자들이나 자신만의 던전을 보유하고 있는 갑부들과는 비교되지 않는 초라한 자기소개이지만 그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당신과 같은 초보돔을 에스엠의 세계로 인도해 줄 베테랑 섭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섭들은 일차적으로 인격적으로 존중할 만한 돔을 좋아한다. 그녀가 고수고 당신이 초짜라고 해서 당신을 존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펨섭을 타입별로 분류해서 이야기해보자. 다시 말하지만 <양질의 펨섭>이 아니다. 펨섭보다 값 안나가는 멜돔의 처지에 맞는 친절한 <타입별 펨섭> 공략법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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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팽키 섭
 
SM의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고통>이다. SM은 고통을 주고받는 관계에서 성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BDSM은 SM 플레이와 D/s의 관계를 포함하는 말인데 <돔=새디스트, 섭=매저키스트>라는 등식이 반드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D/s의 관계에서 고통은 지배와 복종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지만 SM에서는 고통이 중요한 목적이 된다는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즉 지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돔이지만 가학적인 방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피지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고통은 달가워하지 않는 섭도 있다.(그들은 피지배감을 위해 자신에게 가해지는 고통을 참고 견디겠지만 그것이 성적인 흥분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섭 중 상당수는 매저키스트로서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그 역할을 선택하는 것일 뿐 실제로 복종하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런 성향의 섭은 오직 매 맞기만을 원하고 누가 자신을 때리는가는 그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타입은 스스로 벌을 청하고 자신이 원할 때 자신을 때려줄 수 있는 상대라면 되는대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서 실제 만남을 가지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경험상 이런 섭들과는 D/s 관계가 불가능했다. 내가 만나본 한 여성은 자신이 직접 만든 회초리를 가지고 와서 스스로의 잘못을 조목조목 고해 바치면서 때려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어떤 농담이나 희롱도 불가능한 엄숙한 분위기에서 그녀의 부탁대로 종아리를 때려주는 걸로 플레이는 끝. 심지어 이런 타입은 일부러 돔을 화나게 만들어서 벌을 받을 상황을 연출해내기도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그 이상을 무리해서 요구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음날 커뮤니티에서 당신이 강간범으로 소문나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스팽키 섭은 미리 플레이의 한계를 분명히 긋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딱 거기까지만> 하고 참을 의향이 있다면 안 만날 이유가 없다.
 
일반적으로 가학적인 역할을 하는 사디스트를 돔이라고 칭하고, 피학적인 역할을 하는 매저키스트를 섭이라고 칭하지만 이런 종류의 매저키스트는 섭이 아니라 돔의 성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매를 때려줄 <노예>를 구하는 편이 낳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 <오직 스팽킹>만을 원하는 섭들에게 어울리는 상대는 역시 같은 목적-고통-을 추구하는 사디스트가 적당할 것이다. 지배를 원하는 돔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꼬리치는 강아지 섭
 
이런 타입의 섭은 애교가 많고 사랑받기를 좋아한다. 물론 그녀가 바라는 사랑은 강력한 구속과 통제이다. 그런 면에서 꼬리치는 강아지 섭은 스팽키 섭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 보다 D/s에 적합한 타입이라고 할까.
 
꼬리치는 강아지 펨섭은 몇마디 대화를 통해서도 금새 알아볼 수 있다. 그녀들은 <천한 암캐>라고 불리는 것보다 <귀여운 강아지>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하고 거친 욕설을 듣는 것보다 따듯한 위로의 말을 더 좋아한다. 이런 타입에게 유효한 작업기술 중 하나는 그녀에게 나쁘게 굴었던 다른 돔을 욕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자상하고 따듯한 돔인지를 충분히 알려주는 것. 그녀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일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ex) 우리 이쁜 강아지를 누가 그랬어~!
 
꼬리치는 강아지 섭은 종속적인 관계를 즐기지만 대체로 매저키스트의 기질은 적은 편인 것 같다. 심하게 나무라거나 매를 때리면 겁을 먹고 도망갈 수 있으니 조심할 것. 그녀들은 자신이 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험을 하는 것엔 겁을 먹곤 한다. 새로운 플레이를 시도할 때는 천천히 주의깊게 하는 것이 좋다. 진짜 강아지를 키운다는 기분으로 조심스럽게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키운다면 장기적으로 만족스러운 D/s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노파심에 한마디. 군견으로 키우는 셰퍼드나 도사견을 강아지라고 하지는 않는다. 강아지라는 말은 말티즈나 시츄같은 종에게 쓰는 것이다. 강아지 섭에게 필요한 것은 맹견훈련이 아니라 애견사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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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대장 섭
 
탐험대장 섭은 섹스와 쾌락의 넓은 바다를 항해하다 이제 SM이라는 섬에 발을 디딘 경우. 이런 타입의 섭은 자신의 육체에서 새로운 쾌락을 찾아내기를 갈망하고 그것이 자신을 개발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항문이나 질의 근육을 확장하는 일을 즐기고 새로운 플레이를 개척하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타입.
 
이런 타입은 SM에서 펨섭이란 역할을 충분히 즐긴 뒤에는 얼마든지 펨돔의 역할로 넘어갈 수 있다. 그 반대로 펨돔으로 즐기다가 새로운 쾌락을 찾아 섭으로 돌아선 경우도 있고 동시에 두가지 역할을 플레이하는 경우-스위치-도 있다. 모험심이 강한 이런 타입은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돔들 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초보 돔이 섣부르게 접근하기 어려운 상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탐험대장 섭이 의외로 초보 돔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나도 이런 타입의 섭과 한동안 플레이를 해본 적이 있다. 그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모험심으로 충만한 돔을 원했는데 나는 솔직하게 <경험은 많지 않지만 이런저런 플레이를 해보고 싶다>고 성적인 환타지를 고백한 것만으로 그녀와의 관계를 시작할 수 있었고, 우리는 호기심쟁이 커플로 이런저런 모험을 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사실 작업하기 가장 쉬운 상대였다. 이런 타입이 무엇보다 좋은 점은 돔의 경험치를 대폭 상승시킨다는 점이다.
 
이런 타입의 섭은 플레이에 대한 집중도가 높고 열린 마음으로 몰입하는 타입이라 한동안 SM을 즐기기는 유쾌하겠지만 그런만큼 SM의 세계에 싫증을 느끼고 다른 세계를 찾아갈 가능성도 높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 하지만 결과적으로 SM에 정착하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내 별의 별 것을 다 겪어 봤지만 SM만한 게 없더라.>하는 식이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당신이 줄 수 있는 쾌락이 한계에 다다르면 다른 멜돔을 찾아나설 수도 있지만.
 
 
아이돌 섭
 
어느 세계에나 그렇지만 SM계에도 주목받기를 좋아하는 펨섭이 있다. 물론 여기서 <주목받기를 좋아한다 = 한심하다>는 등식이 성립되지는 않는다. 이런 펨섭들이야말로 SM 커뮤니티에 활기를 불어넣는 봄바람이다. 멜돔이 득실대는 SM커뮤니티는 군대나 다름없다. 죄다 지들이 잘난 줄만 알고 있으니 군대 중에서도 장교숙소(B.O.Q)나 다름없다. 얼마나 칙칙한가? SM 동호회에 살짝 야한 자신의 사진 등을 올리고 사람들의 반응을 즐기는 섭들이 이런 타입이다. 물론 사람들의 반응이야 폭발적이다. 군대에 여자반짝반짝 연애통신이 방문했는데 잠잠할 리가 있겠는가?
 
이런 타입의 섭이 갖고 있는 최대의 장점은 예쁘고 멋스럽다는 점이다. 그리고 성격이 발랄하다. 물론 경쟁이 치열하므로 작업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녀들에게도 주인장은 필요한 법, 용기를 잃을 필요는 없다. 이런 타입의 섭을 만날 때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장소를 찾아갈 것을 권한다. 신사적으로 행동하면서 그녀를 심리적으로 만족시켜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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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섭은 대체로 엄살이 많다. 별 것 아닌 고통도 두려워하고 눈물을 흘리기 일쑤. 하지만 엄살이 많다고 나쁠 일은 없다. 이런 섭은 눈물을 흘려도 아름답고 애처롭게 흘린다. 한마디로 돔을 불타게 한다는 이야기. 또한 이런 타입의 섭은 주인이 자신을 자랑스러워 해주기를 바란다. 그녀의 사진을 찍어주고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며 자랑하고(물론 그녀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가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동의도 구해야 하고.) 그녀가 얼마나 훌륭한노예인지 추켜세워주라. <예쁘다>는 말로 그녀의 정신을 마비시켜라.
 
 
왕언니 섭
 
<왕언니 섭>이라고 이름붙인 이 타입은 가히 SM계를 이끌어가는 중심세력이라 할 수 있겠다. 이들은 SM에 대한 자부심으로 충만해있다. 이들에게 <섭>이라는 단어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설명해주는 자랑스러운 표현이다. 이 타입의 섭에게 SM은 다른 바닐라식 사랑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높은 경지에 다다른 이상적인 사랑의 형태이며 D/s의 관계란 종교와 맞먹을 만큼 숭고한 것이다. 사실 종교나 다름없다.
 
이런 펨섭들은 인터넷 동호회에서 <진짜 돔 가짜 돔 논쟁>, <못난이 돔 대 성토회>, <나쁜 돔 축출하기 운동>같은 것을 벌이기도 하는데 그녀들에게는 SM의 순수성, 즉 얼마나 고통과 복종의 숙명에 순수하게 맞닿아 있는가 하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행여나 이런 섭들에게는 말실수 하지 말기를 바란다. 이들은 어떤 멜돔의 비신사적인 행동을 발견하는 즉시 정보를 공유하고 소문을 퍼뜨릴 것이다. 물론 이런 작용은 순기능을 한다. 이 때문에 SM 커뮤니티는 비교적 덜 위험한 곳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런 타입의 섭은 SM의 정신적인 측면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육체적인 쾌락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의 완전한 구속과 복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구속과 복종>은 그녀들에게 삶의 목적이도 하다. 그래서 그녀들은 SM을 가벼운 유희로 즐기는 사람들을 경멸한다. 그 작자들은 지금 신성한 SM을 모독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타입의 펨섭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녀들은 상대가 <완벽한 돔>이라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결코 말도 눈길도 주지 않는다. 이런 타입의 섭에게 접근하고 싶다면 공개게시판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작업성 글은 절대로 절대로 쓰지 말아야 한다. SM을 주제로 누구라도 설득할 수 있을 품위있는 글을 쓰되 절대 당신이 섭을 구하고 있다는 기색을 보여서는 안 된다. 발정난 암캐를 사냥하러 온 수캐 같은 돔의 모습으로는 성공율 0%다. 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면 이런 타입의 펨섭이 먼저 당신에게 접근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모습을 사실 이상으로 위장시키는 짓은 그 자체로 사기일 뿐만 아니라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이 <완벽한 돔>의 연기에 실패한다면 당신에 대한 평가는 순식간에 <사기꾼 돔>으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이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가 당신은 그녀들의 사회에서 매장당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이런 타입의 섭에게 도전하는 일은 충분히 내공을 갖춘 뒤에 시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뻥을 칠 필요도 없어진다.
 
한번 관계를 맺고 나면 왕언니 타입의 섭과는 하지 못할 일이 없다. 당신이 원하는 어떤 환타지라도 현실이 되어줄 것이다. 이 타입은 강아지 섭 보다 충성심이 높고, 탐험대장 섭 만큼 모험심이 강하며 실제로 SM의 경험도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타입은 돔이 상상했던 것 이상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왕언니를 건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왕언니는 자신의 주인을 가장 완벽한 돔, 진정한 남자, 자신의 영원한 구세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거 생각해보면 대단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예민한 감성을 책임지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과의 관계야말로 돔이 경험할 수 있는 SM 세계의 궁극이라 할 수 있다.
 
 
센티멘탈 섭
 
대체로 펨섭들은 평균적인 바닐라 여성들보다 훨씬 더 센티멘탈하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도 특히 더 센티멘탈한 경우가 있다. 녀들은 예민하고 섬세하지만 폐쇄적이라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사회관계에서도 외톨이인 경우가 많고 SM계에서도 친구를 만들거나 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아주 조용하고 조심스러운 여자들이다. 이들은 <왕언니 섭> 타입과 마찬가지로 SM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여기서 로맨스를 추구할만큼 느긋하지는 못하다. SM 플레이에 흥분하고 열중하다가도 어느 시점에선가 그런 자신의 모습을 심각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또 SM을 하고... 한마디로 고민이 많다. 말하자면 우울한 거다. 이런 타입의 섭은 의외로 하드코어 플레이에 쉽게 뛰어들곤 하지만 본래 내면이 여린 사람들은 가끔씩 격렬해지는 법이다. 따라서 센티멘탈 섭과 하드하게 논다고 돔의 입장에서 그녀들을 막 대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녀들의 내면을 성실하게 관찰하고 배려해야 한다. 이런 일상적 우울증과 센티멘탈에는 대부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강간당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펨섭을 만난 적이 있었다(내가 알기로 근친 강간은 구미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일어난다. 단지 신고율이 적을 뿐이다.). 그녀는 그것을 고통스럽게 회고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강간당하는 상황에서 흥분하는 자신의 모순을 고백했던 것이다. 대체 이럴때 어떤 말을 해야 한단 말인가? 섣부른 카운셀링은 금물이다. <다 잊고 꿋꿋이 사세요>라고 말하면 한마디로 기본이 안 된 거다. 주의하라, 남자는 카운셀러가 되고 싶어하지만 여자는 카운셀러가 아니라 인내심 있는 청취자를 원한다. 그녀의 내밀한 고백을 들은 뒤에 그녀를 강간하는 플레이를 했던 것은 분명 복잡하고 버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발기했고, 사정했다. 나는 변태인 것이다.)
 
센티멘탈 섭은 수줍다. 당신이 자신의 고민을 드러낼 상대로 적합한지를 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잘난 돔이 아니라 이해심 많고 친절한 돔을 원한다. 그러므로 멜돔들은 스킬 개발에 앞서 먼저 친절해져야 할 일이다. 센티멘탈 섭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섭에게 있어 돔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인간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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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분류하는대로 분류해 봤지만 쓰고 보니 그래봐야 6가지가 전부다. 사실 다른 타입의 섭도 있을 것이며, 두세 가지가 혼합된 타입의 섭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용량이 적은 나의 두뇌로 그 모듯 것들을 처리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온라인에서 펨섭을 구하려는 멜돔을 위해 몇마디 더 한다. 온라인의 만남은 오프라인 만남을 위한 가교이기도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의 만남 자체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실제 만남의 가능성이 적을지라도 에스엠에 대한 여러 정보를 구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에스엠 동호회이다. 게다가 이 바닥은 참 좁다. 예의바르게 처신하지 않으면 금새 소문난다. 특히 펨섭들은 누구보다 조심스럽게 행동하기 때문에, 평판이 나쁜 멜돔에게 결코 만남의 기회는 오지 않는다. 말했다시피 펨섭들이 선택할 수 있는 멜돔은 널려있고 말이다.
 
SM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합의와 안전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플레이는 그것이 무엇이라고 하더라도 범죄가 된다는 사실은 남로당 독자분들이라면 다들 아시리라. 또한 SM플레이의 특성상 자신의 의지를 구속시키는 섭은 스스로의 안전에 유의하기 어렵다. 그러니 돔의 역할을 맡은 쪽이 두배로 신경써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려 깊은 돔만이 존경을 얻을 수 있고 만족스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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