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에는 섹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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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는 전날 마신 술 때문에, 개운치 못한 아침을 맞는다.

술 마신 다음날이면, ‘파삭’ 하고 부서져 버릴 것 같은 건조한 피부도, 알콜 덕에 타 들어가는 목마름도, 늦은 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어디냐, 대체 얼마나 마셨길래 연락이 안되냐며 화를 내고 있는 애인의 문자메시지까지 반가울 것이 없다. 이러면서도 술을 포기하지 못하다니…

엄마 말씀대로 전생에 술에 원수를 졌나보다 하고 생각하며 피식 웃는다. '종일 바쁜 날인데, 속도 쓰리고… 큰일이네' 라며 낮게 읊조리며 냉장고에서 생수 통을 꺼내 사라져버린 수분을 채워준다. 어제의 술자리는 오랜만에 보는 K와 J와의 만남이었다.

보통이면 1,2시면 끝나던 술자리가 J의 최근에 새로 만난 남자와의 ‘섹스’ 얘기로 넘어가면서 주변 신경 쓰지 않고 한껏 격앙된 목소리로 각자의 섹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이가 들수록 여자들은 섹스 얘기에 민감하고 당당하다. 이 나이 먹도록 결혼도 안 하면서 섹스라이프까지 없는 건 무능력하다는 K의 말. 인상적이었다. 당장 하고 싶다며 그 새로 만나는 남자를 불러 퇴장하신 J를 보며 멋지다고 엄지를 치켜 올려주던 Y와 K였다.

Y는 오늘의 숙취해소를 위해 난 또 뭘 사 마셔야 하나. 종일 바쁘고 힘들 텐데 어떻게 견뎌야 하나 생각하던 차에 어제 K의 말이 생각나 피식하고 웃어버린다.

Y- "나이가 들수록, 술을 이기질 못하겠어.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나 어제 술 마셨어요.' 라고 이마에 써놓고 다닌다니까. 초췌하고 흐느적거리게 되니 회사 사람들이 다 알아 나 술 마신 거. 그래서 숙취해소에 좋다는 각종 음료, 음식 찾고 있자면, 40대 아저씨 된 것 같아서 비참하기까지 하다니까.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술도 못 마시게 되다니... 최악이야."
K- "야, 숙취음료 백번 먹어봐야 속만 좀 진정되지. 그게 정신까지 깨워 주냐? 정신이 번쩍 드는 숙취해소에는 섹스만한 게 없지."
Y- "뭐?"
K-"생각해봐. 애무15분에 50Kcal, 잔잔하고 부드러운 섹스가 150Kcal, 격렬한 파워섹스가 300Kcal가 소모된다잖냐. 섹스가 그만큼 운동이 된다는 거야. 운동하면 정신이 번쩍 들잖아. 숙취에는 섹스가 최고인 거지."
Y- "미친X 아침부터 밝히면서 하자고 하느니 그냥 런닝머신을 뛰고 말지"
K- "아 이런 올드한 생각의 소유자 같으니라고… 차가운 기계 위에서 헉헉거리느니 애인 귓가에서 헉헉 거리는 게 애인도 나도 훨씬 좋지 않겠어? 게다가 삽입만 하고 마냐? 정신이 확 들게 내 몸 구석구석 만져주고 빨아주는데 술이 안 깰 수가 없다는 거지."

K는 술 마신 다음날이면, 숙취해소에는 섹스가 최고라는 걸 알려준 전 애인에게 전화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고 했다. 이렇게 좋은 정보를 알려줘서 고맙다고…

아침섹스가 하루의 활력을 준다는 이는 있었으나 숙취해소라니, K는 가끔 비과학적인 말을 너무 당당하게 한다고 생각하며 피식 웃는 Y였다.

술 마신 다음날, 섹스가 숙취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실지로 영국의 어느 조사기관의 결과에 따르면 숙취가 진행된 상태에서 이를 해소하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K말대로 섹스를 통해 아프고 쓰린 속을 달래고 시작 하는 일이 나쁘진 않을 것이다. 다만, 너무 격렬한 섹스는 심장에 무리가 있으니 주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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